“나가볼까 했더니, 항공권값이..” 고유가에 유류할증료 ‘쑥’, 언제 살까?

제주방송 김지훈 2024. 4. 22.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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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사태 불안.. 유가·환율 동시↑
영업비용 부담 가중.. 여행수요 감소
수익 축소 우려→선별적 노선 운영


이스라엘과 이란 분쟁 등 중동전쟁의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국제 유가가 오르고,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자 항공업계 우려가 더해지고 있습니다. 항공기 운용 비용이 올라 수익성이 낮아지고, 해외여행 등 소비심리가 위축돼 고객 수요가 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때문입니다.

국제 유가 상승에 항공권 가격에 붙는 유류할증료도 올랐습니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5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은 다음 달 2만 2,300∼12만 5,800원(편도 기준) 유류할증료를 적용할 예정입니다. 종전 4월 2만 2,600∼12만 3,600원에서 최대 2,200원이 올랐습니다.

대한항공은 일단 내달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동결했지만 고유가 기조가 지속될 경우엔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스라엘과 이란 분쟁에 국제 유가는 지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스산 원유(WTI) 5월 인도분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0.41달러(+0.50%) 상승한 83.14달러에 거래 마감했습니다. 6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0.21% 상승한 배럴당 87.29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이란이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3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엔, 유가 오름 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같은 유가 상승으로 항공사들의 운영비가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운영비용 중 유류비 비중은 매출 원가의 20~30%를 차지합니다. 유가가 오를수록 매출 국내 최대 대형 항공사(FSC)인 대한항공의 경우 연간 3,100만 배럴 항공유를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항공유 가격이 배럴당 1달러 상승하면 약 350억 원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항공유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3월 국제 항공유의 경우 배럴당 평균 102.48달러로 전년 대비 4% 상승했습니다.

항공사마다 공급사와 헤징(hedging·위험회피) 계약을 맺고 일정 기간 같은 기준으로 가격을 책정하는데, 고유가가 이어질 경우 추가 지출 위험이 발생합니다. 이런 경우 항공권 가격도 재차 올라갈 수 있습니다.


유가 상승과 더불어 고환율 장세까지 더해지면서 항공업계 걱정이 더해지는 상황입니다.

올 들어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 종가보다 7.3% 상승했습니다. 금융위기 때인 2008년과 2009년 같은 기간 6.9%와 5.8% 오른 것보다 더 높은 상승률로, 원·달러 환율은 지난 16일 장중 1,400원을 돌파한 이후 22일 오전 10시20분 기준 1,382.40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항공사로선 항공기 임대료부터 부채 비용, 해외공항 사용료 등 제반 경상비용을 달러로 결제하면서, 환율이 오를 수록 운영비 부담이 커지고 그만큼 수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대한항공만 해도 지난해 매출 14조 5,751억 원으로 사상 최대 성과를 냈지만 영업이익은 1조 5,869억 원으로 전년보다 45% 감소했습니다. 또 아시아나항공도 매출 6조 5,321억 원으로 전년보다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4,007억원으로 전년보다 45.4% 감소하는데 그쳤습니다.

더구나 여객이 늘어도, 그만큼 항공량 회복과 사업량이 늘면서 운영비가 동반 증가해 유류비에 인건비까지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라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더해 여행 심리 위축까지 맞물리면 2분기 이후 매출에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란 예측도 더해집니다.


당장 항공사 유류할증료가 오르고 환율 상승에 항공권은 물론 각 여행지마다 물가가 올라, 당장 여행계획 등 취소로 확산될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의 경우 공급 좌석 수에 비해 여행 수요가 크게 늘어 항공권 가격이 오름세를 이어갔습니다. 이후 항공사들마다 기재를 늘리고 저비용항공사(LCC)들은 특가 경쟁에 나서 항공권 가격이 어느 정도 하향세를 보여온 상황입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아직 해외여행 취소 사례가 크게 늘어난 것은 아니지만, 환율 부담으로 해외여행에 나서는데 어느 정도 부담이 생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고유가와 환율 부담이 가중될 경우 항공권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면, 결국 제반 경비 부담으로 전가될 수밖에 없어 추이를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항공업계는 우선 환율 영향이 덜하고 비교적 가깝고 일정이 짧은 일본이나 중국, 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을 늘리는 등 선별적인 노선 전략으로 대응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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