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직격탄…코스피 반등에도 삼전·SK하이닉스 `곤두박질`

김남석 2024. 4. 22.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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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말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와 AMD 등 반도체주 주가가 급락한데 이어 국내 대표 반도체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곤두박질 쳤다.

지금 당장의 수요가 실제 생산량으로 이어질 수 없다는 분석과 TSMC와 ASML의 컨퍼런스 콜 실망감이 더해지면서 국내 반도체들의 주가도 당분간 하락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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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제공.

지난주 말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와 AMD 등 반도체주 주가가 급락한데 이어 국내 대표 반도체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곤두박질 쳤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93% 내린 7만610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7만5100원까지 가격이 떨어진 뒤 일부 낙폭을 회복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가 저PBR주 기관 매수세 유입에 전장 대비 1.45% 오른 2629까지 오른 것과 비교된다. 지난주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배당소득 분리과세 추진을 언급하는 등 주주환원 기업에 대한 세제지원 방안이 구체화하면서 이주 실적 발표를 앞둔 은행주를 중심으로 코스피를 끌어올렸지만 시총 상위 대형 반도체주 약세가 지수 상승폭을 제한했다. 이전 코스피의 하방을 반도체주가 지지한 것과 상반되는 모양새다.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 주가도 일제히 떨어졌다. 한미반도체는 6.82% 떨어진 12만7100원에, SK하이닉스는 0.98% 하락한 17만1600원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장중 16만7000원까지 밀리며 17만원대를 방어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이날 코스피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7811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는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순매도 금액이 코스피 전체 순매도액을 상회했다. 이날 외국인은 6434억원어치의 삼성전자 주식과 1410억원의 SK하이닉스 주식을 팔아치웠다.

국내 반도체주가 일제히 하락한 것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의 주가가 10% 급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당시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2월 21일(674.69달러) 이후 가장 낮은 762만원에 거래됐다. 시가총액도 296조원이 날아가며 2조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최근 발표된 각종 지표에서 인플레이션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기대 시점이 지연됐고,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동으로 인한 중동의 긴장이 계속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영향이다.

여기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올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10%로 하향 조정한 것도 반도체주 주가에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반도체 산업 한 전문가는 "엔비디아가 전 세계 AI 칩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고, 칩 제조의 대부분을 TSMC에 의존하면서 산업 전반에 '가수요'가 확대됐다"며 "지금 당장 수요가 있는 기업들이 만약 100의 물량이 필요하더라도 일단 200 가까운 주문을 넣고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금 당장의 수요가 실제 생산량으로 이어질 수 없다는 분석과 TSMC와 ASML의 컨퍼런스 콜 실망감이 더해지면서 국내 반도체들의 주가도 당분간 하락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화요일부터 테슬라,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의 실적 발표가. 애플과 아마존, 엔비디아도 이달 중 실적공개가 예정돼 있다"며 "ASML의 최신 장비수요가 예상보다 강하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자연스럽게 최근 반도체 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는 인공지능과 관련한 반도체 수요도 약해지고 있다고 시장은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중장기 관점에서 편하게 매수할 수 있는 과냉구간에 진입했다고 보기는 어려워도, 단기 관점에서는 비중을 늘리려는 투자자들이 서서히 진입할 수 있는 구간"이라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일간 수익률 3배를 추종하는 ETF 지난주 목요일 순설정된 후 금요일에 순환매로 전환된 만큼 순설정 흐름을 관찰하면 보다 정확하게 비중 확대 시점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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