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충당금 '이중고' 금융지주 1Q 실적 전망치 하회..왕좌 바뀌나
원·달러 환율 상승 환차손 부담에
부동산 PF 충당금도 변별요인
영업환경 악화·상생금융 압박
금융회사 밸류업 불확실성
자사주 매입 '주주환원' 의지 표명
■ 銀 ELS 충당부채·PF 충당금에 '리딩금융' 바뀐다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7.5% 감소한 4조970억원으로 추정된다. IBK기업은행·카카오뱅크와 BNK·DGB·JB금융지주 등 9개사로 범위를 넓히면 합산 당기순이익 약 5조~5조5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약 20%가량 감소할 수 있다는 게 증권가 전망이다. 각 은행이 쌓은 ELS 충당부채가 이번 1·4분기 금융지주 성적을 가를 요인이다.
KB국민은행이 ELS 분쟁조정과 관련 9000억원~1조원 충당부채를 반영하면서 KB금융지주 실적은 1조원을 소폭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교보증권은 1조409억원, 신한투자증권은 1조227억원을 각각 KB금융 당기순이익 전망치로 제시했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은행권 H지수 ELS 손실규모는 5조원으로 추정된다"며 "은행권 중 익스포저가 가장 많은 국민은행의 배상금은 5600억원~1조1200억원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신한은행(1800억~3500억원), 하나은행(1000~2000억원) 등 다른 은행에 비해 충당부채가 5배 가량 많은 수준이다.
핵심계열사인 은행이 향후 나갈 비용에 대해 충당부채로 반영한 결과, 리딩금융은 KB에서 신한으로 넘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교보증권에서는 신한금융 1·4분기 실적을 1조2483억원으로 예상, KB금융(1조409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ELS 배상 이슈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우리금융지주와 기업은행 실적이 '가장 편안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은 우리금융 1·4분기 실적을 8260억원, 기업은행은 7193억원으로 예상했다.
하나금융지주는 ELS 관련 비용이 상대적으로 작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손으로 9000억원대 당기순이익이 예상됐다.
모든 금융권이 부동산 PF, 기업대출과 관련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하는 것도 금융지주 실적에는 악재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은행업종 마진이 전분기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대출성장률은 기업대출 중심으로 1% 중반대가 예상된다"며 "대형은행의 ELS 자율배상 비용 반영과 일부 지방은행들의 부동산 PF에 대한 보수적 회계처리가 진행된다"고 분석했다.
■ 銀 밸류업 불확실성 속 CEO '자사주 매입' 열풍
향후 은행 중심 금융지주 '밸류업'에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은행업종 주가가 17.7% 상승해 코스피 수익률보다 11.2%p 높았지만, 여소야대 정국과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에 차질을 빚을 수 있어서다.
배당소득세, 자사주 소각 인센티브와 관련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한데 여소야대 국면에서 입법이 지연될 수 있다. 고금리 장기화로 비은행 계열사에서 부동산 PF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이는 금융지주가 주주환원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데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자사주 매입으로 가치제고에 나서고 있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달 자사주 5000주를 총 3억8500만원에 매입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도 지난 17일 자사주 5000주를 총 2억100만원에 사들였다. 김기홍 JB금융지주,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또한 각각 2만주(2억5000만원), 1만주(7500만원)의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책임경영'을 약속했다.
한편 이날 JB금융그룹은 실적을 발표했다. 오는 25일 KB를 시작으로 26일에는 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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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name@fnnews.com 김나경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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