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돌아온 ‘대어’…HD현대마린솔루션 IPO에 증권가 ‘촉각’
‘3.7조’ 몸값에 쏠리는 눈…증권사 ‘주관 실적 경쟁’도 치열
(시사저널=조문희 기자)
길어지는 고금리와 불안정한 중동 정세에 증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금주 공모주 '슈퍼위크'가 예고돼 분위기를 전환시킬지 주목된다. 이번 주에만 디앤디파마텍, 민테크, 코칩, HD현대마린솔루션 등 4곳의 공모 청약이 예정돼있다. 한 주에 4곳의 공모 청약이 몰린 건 이례적이다.
그중에서도 시장의 이목은 HD현대마린솔루션에 쏠린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공모가는 7만3000원~8만3400원으로 형성됐다. 상단을 기준으로 추산하면 시가총액은 3조7000억원대에 달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한 실적 악화로 올해 부진을 겪고 있는 증권가는 IPO 주관을 통한 실적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HD현대마린솔루션은 대어급 IPO 시장의 회복을 알리는 첫 신호탄이라, 업계에선 흥행 여부를 숨죽이며 지켜보는 모습이다.
상반기 '최대 기대주'…'고평가' 논란 넘고 흥행할까
22일 증권가에 따르면, 이날부터 공모주 '슈퍼위크'가 시작된다. 첫 주자로는 바이오 기업인 디앤디파마텍(22~23일)이 나서고, 이후로는 순차적으로 2차전지주인 민테크(23~24일), 코칩(24~25일)과 함께 HD현대마린솔루션(25~26일)이 청약을 받는다.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곳은 HD현대마린솔루션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HD현대가 제작한 선박의 애프터서비스를 담당하는 계열사다. 공모가 상단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3조7071억원으로, 올 상반기 대어로 불린 에이피알(1조5000억원)의 시총을 훌쩍 뛰어넘는다. 공모 규모는 7423억원으로, 지난 2022년 1월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최대 규모다.
업계에선 지난해부터 HD현대마린솔루션의 IPO를 '빅딜'로 꼽으며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주관사 경쟁도 치열했다. KB와 신한, 하나 등 주요 은행지주들이 출사표를 던졌고, KB증권이 대표 주관사로 선정됐다.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은 공동 주관사로 참여한다.
시장에선 무난한 흥행을 점치고 있다. 다만 HD현대마린솔루션이 고평가 논란에 휩싸인 터라, 실제 분위기를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회사의 주가수익비율(PER)이 31.5배 수준으로 높게 책정된 데다, 구주매출(기존 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일반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것) 비중도 50%로 높은 수준이다. 구주매출 비중이 클수록 공모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불붙은 IPO 주관 실적 경쟁…순위 '지각변동' 일 듯
HD현대마린솔루션이 고평가 논란을 딛고 흥행에 성공하면 IPO 시장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IPO 시장은 상장한 모든 기업이 수요예측 상단초과를 달성하는 등 흥행 조짐을 보였지만, 중소형주 위주로 진행돼 전체 몫은 크지 않았다. 올해 1분기 1000억원 넘는 규모의 공모 딜은 전무했고, 공모 후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긴 기업도 에이피알이 유일했다.
특히 최근 국내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공모 투자가 반사 이익을 얻을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공모 흥행을 기점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게 되면, 갈 곳 잃은 투심이 공모주 시장에 몰려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 HD현대마린솔루션 이후 대어급 IPO가 줄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케이뱅크와 일진제강 등 조 단위 딜이 예상되는 기업들이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르면 내달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공모 시장 흥행 여부에 따라 IPO 주관 증권사의 실적도 갈릴 전망이다. 당장 유리한 고지를 점한 건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 주관사로 선정된 KB증권이다. 현재까지 IPO 주관 실적 1위는 에이피알 IPO를 공동 주관한 하나증권이지만, HD현대마린솔루션 이후 순위가 뒤바뀔 것으로 보인다.
공모 시장 흥행을 유도하기 위한 증권사 차원의 마케팅 경쟁도 벌어졌다.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 등은 '공모주 슈퍼위크'로 불리는 금주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 고객을 대상으로 주식 쿠폰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KB증권 측은 "고객들의 관심이 공모주 청약에만 그치지 않고 국내외 주식 및 금융상품 투자 등 다양한 상품까지 확장되며 효과적인 투자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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