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준법감시위원장, 노조 첫 단체행동에 “회사 발전 과정”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이 삼성 주요 계열사 임원들의 주 6일 근무를 두고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위기 상황”이라며 “삼성도 위기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이 위원장은 22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린 준법감시위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사장들이 주말에 출근하는 것을 보면, 국가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며 이렇게 말했다. 최근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임원들은 중동 갈등을 비롯해 고물가·고환율·고유가 등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자, 위기 극복 차원에서 주 6일 근무를 결의한 바 있다.

이 위원장은 노동조합이 최근 회사 쪽과 임금 인상 폭을 놓고 갈등을 벌이며 쟁의행위에 돌입한 것을 놓고서는 “회사가 발전하는 과정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경제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노사가 소통과 화합으로 결론을 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동생인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의 경영 복귀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위원장은 “경험도 있고 전문성도 있으니, 책임 경영 구현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이사장은 이달 초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으로 경영에 복귀한 바 있다.

이 위원장은 ‘준법감시위 3기 출범 이후 이재용 회장을 만났는가’라는 기자들의 물음에 “(이 회장이) 워낙 바빠, 아직 못 만나봤다”며 “우리(위원회)가 특별히 이슈를 갖고 만날 때는 아니기 때문에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준법감시위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 재판부가 삼성의 내부 준법감시제도를 마련할 것을 주문하면서 출범한 조직으로, 지난 2월부터 3기 임기를 시작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