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가정의 달”…빼빼로 가격 인상 한 달 미루게 했다

롯데웰푸드 편의점 가격 인상 6월1일로 변경
업계 “정부가 가격 개입…원재료 수급 불안”

대형마트의 빼빼로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롯데웰푸드가 농림축산식품부의 요청에 따라 가나초콜릿·빼빼로·칸쵸 등 17종 제품 가격 인상 시기를 애초보다 1개월 늦추기로 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22일 “편의점과 이커머스 등에는 종전 계획인 5월이 아닌 6월1일자로 가격을 인상하기로 협의했다”며 “다른 채널과도 협의 중인데, 각 유통채널에 따라 인상 시기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인상 품목과 인상 폭은 종전 계획과 동일하다.

앞서 지난 18일 롯데웰푸드는 초콜릿의 주원료인 코코아(카카오 열매를 가공한 것)의 국제 시세가 47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르면서 관련 제품 가격을 다음달부터 평균 12% 올릴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가나초콜릿은 1200원에서 1400원으로 200원, 빼빼로는 1700원에서 1800원으로 100원 인상되는 등 제과·빙과류 가격이 일제히 오를 예정이었다.

롯데웰푸드가 가격 인상 시점을 늦춘 것은 농식품부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롯데웰푸드 쪽은 “농식품부 쪽에서 지속해서 가격 인상 시기 조정을 요청해와서 이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5월은 가정의 달이라 가격 인상을 미뤄달라고 롯데웰푸드 쪽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개입해 가격 인상 시기를 늦춘 것에 대해 ‘뒷말’이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격 인상 폭에 관한 협의도 아니고 시기를 한 달 늦추게 하는 건 총선이 끝나자마자 가격부터 올린다는 소비자와 언론의 비난을 피하기 위한 것밖에 안 된다”며 “정부가 원재료 수급 불안 해소 등의 대책을 마련할테니 인상 폭을 줄여달라고 협의할 수는 없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