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에 나오는 경제·금융] 돈 빌리는 것도 능력…부채·자본, 무엇을 늘릴까

황정환 2024. 4. 22.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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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기업의 자금조달
Getty Images Bank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에 분주하다. 총선 이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업장 정리 과정에서 회사채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른바 ‘4월 위기설’이다. 올해 들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자금이 회사채 시장으로 몰리고 있는 점도 회사채 카드를 꺼내 드는 기업이 늘어난 배경으로 꼽힌다. -2024년 4월 10일 자 한국경제신문-

지난 10일 치른 총선 이후 정부·정치권의 기조 변화에 대비해 기업들이 미리 자금 확보에 나섰다는 기사입니다. 기업에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 시장은 어릴 때부터 함께 커온 ‘호랑이’와 같습니다. 함께 성장해왔기에 친근하고 때론 한없이 관대하지만, 일순간 표정을 바꿔 숨통을 조일 수 있지요.

자금은 기업의 ‘피’입니다. 흑자도산이라는 말처럼 아무리 뛰어난 사업 역량을 갖춘 기업도 특정 시점에 자금이 바닥나 만기가 도래한 빚을 갚지 못하면 도산의 길로 접어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기업이나 회사의 자금조달을 책임지는 ‘자금팀’은 최고의 인재들로 구성하곤 하지요. 오늘은 기업의 자금조달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기업의 자금조달 출처는 크게 내부자금과 외부자금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내부자금은 기업이 자체적으로 번 돈으로 마련한 자금입니다. 영업활동으로 얻은 이익 중 비용과 주주에게 지급하는 배당금 등을 빼고 남은 유보금을 말합니다. 이런 내부자금은 이자 등 조달 비용이 들지 않고 자금의 사용 기간에도 제약이 없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하지만 많게는 수십조원까지 들어가는 대규모 투자자금을 내부자금만으로 마련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지요. 이때 기업들은 부족한 자금을 외부로에서 충당하게 됩니다. 외부자금은 조달 형태에 따라 간접금융과 직접금융으로 나뉩니다. 간접금융은 은행 같은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오는 것입니다. 직접금융은 기업이 자본시장에서 직접 주식 및 채권을 발행해 조달하는 방식입니다.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하는 방식은 개인이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것과 유사합니다. 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기업의 신용도는 얼마나 되는지, 원금과 이자를 안정적으로 갚을 능력이 되는지를 평가해 대출 여부와 규모를 결정합니다. 신용이 부족할 경우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담보를 요구하기도 합니다.

직접금융인 주식과 채권 발행은 외부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한다는 점에선 유사하지만 큰 차이가 있습니다. 먼저 기업에 대한 소유권을 나타내는 증서인 주식을 발행하는 것은 그 회사의 지분을 투자자와 나눠 갖는 것을 뜻합니다. 투자자 역시 기업의 공동 소유주가 되기에 기업은 투자받은 돈에 대해 원금과 이자를 갚을 필요 없이 이익의 일부를 배당금으로 지급하면 됩니다. 주식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출자’라고 하고, 출자받은 자금은 기업의 ‘자본’에 포함됩니다.

반면 채권은 투자자를 대상으로 비교적 장기의 자금을 차용하기 위해 발행한 증권(증서)을 뜻합니다. 기업이 발행하는 채권을 회사채라 하는데, 채권을 발행하면 기업의 신용등급에 따라 차별화된 이자를 지급하고 만기에는 원금을 상환한다는 점에서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것과 유사합니다.

채권은 주식과 달리 언젠가 타인에게 갚아야 한다는 점에서 자본이 아닌 ‘부채’입니다. ‘채권자’란 단어를 뉴스나 드라마에서 보셨을 텐데요, 어떤 회사가 망해 청산 절차를 밟을 때 채권을 가진 채권자들은 주식을 가진 주주에 앞서 청산 자금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집니다. 빌린 돈부터 먼저 갚는 것이지요.

자금조달에 성공했다고 해서 모든 일이 술술 풀리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주식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은 원리금 상환 의무가 없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조달 방법이지만, 주주들의 과도한 배당 요구나 경영 간섭 등 기업 입장에선 껄끄러운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부채에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갑작스러운 금융시장 경색이나 금리인상 등 외부 충격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많은 한국 기업이 흑자를 보고 있었지만 갑작스럽게 치솟은 환율과 채무 상환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부도를 맞았습니다. 그 이후 한국 기업들은 차입에 의존해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하기보다 최소한의 유동성을 확보한 상태에서 핵심 사업에 ‘선택과 집중’을 통해 되살아나기도 했지요. 기업이 어떻게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지만 봐도 그 기업을 알 수 있고, 나아가 시장 전체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황정환 기자

 NIE포인트

1. 기업의 자금조달 방법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자.

2. 채권 발행과 은행 차입 간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해보자.

3. 주식 발행이 기업 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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