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1위 역대급 선발진' 36억 들였는데…7위 추락, 무슨 일이

김민경 기자 2024. 4. 22.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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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두산 베어스 라울 알칸타라, 곽빈, 브랜든 와델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팀에 타격이 없다고는 말씀을 못 드리겠다."

두산 베어스가 시즌 초반 고전을 반복하고 있다. 두산은 22일 현재 시즌 성적 11승15패 승률 0.423로 8위에 머물러 있다. 공동 5위인 LG 트윈스(13승11패2무), 삼성 라이온즈(13승11패1무)와는 3경기차, 7위 한화 이글스(11승13패)와는 1경기차다. 5강권과 아직 많이 떨어지진 않았지만, 당분간 선발 로테이션이 불안하게 돌아가기 때문에 반등을 확신하기가 어렵다.

두산은 지난해 리그 최고의 선발진을 구축했다고 자신했다. 두산은 지난 시즌 선발 평균자책점 3.64로 리그 1위에 올랐다. 외국인 원투펀치 라울 알칸타라(2.67)와 브랜든 와델(2.49)이 24승을 합작하며 탄탄하게 버텼고, 곽빈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항저우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에 계속 차출되는 와중에도 12승,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하면서 국내 에이스 명함을 달았다. 상대적으로 4, 5선발이 빈약한 문제가 있긴 했지만, 김동주, 최승용, 최원준 등이 돌아가면서 버텨줬다. 브랜든에 앞서 2선발로 기대했던 딜런 파일이 골타박 부상으로 2경기 만에 짐을 싼 변수 속에서도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면서 5위로 정규시즌을 마칠 수 있었던 건 분명 선발진의 공이 컸다.

하지만 올해는 믿었던 선발진이 삐걱거리고 있다. 두산은 현재 선발 평균자책점 5.14로 7위에 머물러 있다. 두산은 당연히 지난 시즌을 마치고 알칸타라, 브랜든과 재계약을 진행했다. 둘이 합쳐 30승은 충분히 할 수 있는 조합이라 믿었기 때문. 알칸타라는 150만 달러, 브랜든은 113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둘을 붙잡는 데 들인 돈만 263만 달러(약 36억원)다.

알칸타라와 브랜든의 성적표만 보면 뭐가 문제인가 싶다. 알칸타라는 5경기에서 1승1패, 31⅓이닝, 평균자책점 2.30, 브랜든은 4경기에서 3승1패, 23이닝, 평균자책점 1.57로 활약했다. 문제는 부상 변수다. 알칸타라는 오른쪽 허벅지 근육통, 오른팔 피로감 등 잔부상을 호소해 선발 로테이션 조정을 불가피하게 했다. 브랜든은 급작스런 허리 통증으로 지난 18일부터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두산은 알칸타라와 브랜든이 건강 문제로 동시에 이탈한 지난 16일과 1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 각각 박소준과 김호준을 대체 선발투수로 내보냈다가 고전하면서 3연패 늪에 빠지기도 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외국인 원투펀치가 모두 이탈했던 상황과 관련해 "어쩔 수 없다"면서도 "팀이 어려운 상황에 또 3연패를 했기 때문에, 사실 팀에 타격이 없다고 말씀을 못 드리겠다. 그래도 우리 선수들이 사이클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지금 여기서 분위기만 처지지 않으면 괜찮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어려운 상황에서 경기마다 항상 최선을 다해 봐야 한다"고 털어놨다.

알칸타라는 21일 키움 히어로즈와 더블헤더 제2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일단 부상 관련 우려를 지웠다. 브랜든은 아직 몸 상태를 더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다.

가장 큰 차이는 국내 선발진, 특히 곽빈의 부진이다. 곽빈은 5경기에서 4패만 떠안으면서 27⅔이닝, 평균자책점 6.18에 그쳤다. 구위는 최고 구속 155㎞를 찍는 등 문제가 없는데, 제구가 흔들릴 때 급격히 무너지면서 대량 실점하는 고질병이 재발했다. 호투를 펼치다가도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마음이 쫓기면서 흔들리기도 했다.

이 감독은 곽빈과 관련해 "구위는 크게 문제가 없다. 본인 공을 던지면 크게 문제는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마지막 등판도) 5이닝 던지면서 거의 100개 가까운 공을 던지다 보니까 그런 점을 좀 생각을 줄이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 (곽)빈이도 빨리 1승을 해야지 멘탈적으로 기분이 좋아져야 한다. 그러면 계속 흐름이 탄력을 받으면서 쭉쭉 갈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 두산 베어스 최원준(왼쪽)과 김동주 ⓒ 두산 베어스

4, 5선발은 2년째 불안 요소다. 올해 부활을 기대했던 최원준은 3경기에서 1승1패, 11이닝, 평균자책점 13.09에 그쳤고, 5선발로 기회를 얻었던 김동주는 5경기에서 1승1패, 23이닝, 평균자책점 5.48을 기록했다. 최원준이 2군에서 재조정 시간을 보낼 때 대체 선발투수로 기회를 얻었던 이영하와 박신지는 각각 3⅓이닝(1실점), 1이닝(무실점) 만에 강판되면서 낙제점을 받았다. 이영하와 박신지 모두 제구 문제로 경기를 어렵게 풀어가다 보니 적은 실점과 상관없이 기회를 더 이어 갈 수 없었다.

두산은 당장 23일 잠실 NC 다이노스전 선발투수로 최준호를 예고했다. 최준호는 올해 두산이 선택한 5번째 대체선발투수로 이날 브랜든을 대신한다. 최준호는 2023년 1라운드 9순위로 지명된 유망주로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두각을 나타낸 우완이다. 직구 구속은 146㎞ 전후로 형성돼 공이 빠르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공격적인 투구가 큰 강점이다. 볼끝이 좋아 스피드 건에 찍히는 구속보다 훨씬 빨라 보인다는 평가도 들었다. 직구와 슬라이더의 팔 스윙이 구분이 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장점이다.

최준호는 지난 17일 대구 삼성전에서 1군 데뷔전을 치렀다. 선발투수 김호준이 1⅔이닝(5실점) 투구에 그친 뒤 최준호가 2번째 투수로 등판해 4⅓이닝 88구 8피안타(3피홈런) 1볼넷 6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피안타율이 0.400에 이르긴 했지만, 삼진 6개를 잡는 등 타자와 승부를 피하지 않는 투구를 펼치면서 대체 선발투수로 기회를 잡았다.

두산은 시즌 26경기를 치른 지금. 여전히 선발진이 안정화되지 않으면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나마 김명신, 김택연, 홍건희 등의 합류로 불펜진이 안정화된 게 다행이라면 다행인 요소다.

이 감독은 언제쯤 팀이 탄력을 받을지 계산이 되는지 묻자 "진짜 지금은 계산을 못 하겠다. 지금 전력이 계속 왔다 갔다 하면서 힘든 승부가 계속되고 있다. 브랜든이 들어오는 날짜를 봐야 하고, 알칸타라도 던지고 나서 부상 부위가 완벽하게 나을지 봐야 한다. 알칸타라가 던진 다음에 조금 또 안 좋아서 혹시 또 (등판을) 거르게 되면 진짜 힘들어진다"며 더는 원투펀치의 부상으로 이탈하지 않고, 곽빈, 최원준을 비롯한 국내 선발진이 이른 시일 안에 안정감을 되찾길 바랐다.

▲ 최준호는 올해 두산 베어스가 선택한 5번째 대체선발투수다. ⓒ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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