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비서실장에 김웅 "대국민 선전포고" 이준석 "당심-민심 괴리 판단 못한 인사"
'당심이 민심' 당원투표 100% 룰 개정, "국민의힘 대통령 사당 만든 장본인"
친일 망언, 노무현 사자 명예훼손 유죄…"또 친윤? 참 딱해" "회초리로 부족"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임명에 여권 내에서도 국민의힘을 윤 대통령 사당화한 인사라며 대국민 선전포고라는 비판이 나왔다.
“당심 100% 전당대회 룰을 급조해 국민의힘을 대통령 사당으로 만든 장본인”(김웅) “당심과 민심이 괴리되는지 판단도 못하는 인사가 비서실장되면 정부 실패가 반복될 것”(이준석) “용산 거수기로 전락시킨 인물”(민주당) “참 딱하다”(조국혁신당)는 지적이다.
정진석 비서실장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시절인 지난 12월19일 전당대회 룰을 당원투표 100%로 개정했고, “당심이 곧 민심인 시대”라고 천명해왔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22일 오전 10시57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 의원의 비서실장 임명을 두고 “우리 당이 무너지게 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전당대회로 뽑힌 당대표를 대통령의 지시로 내쫓은 것과 당심 100%로 전당대회 룰을 급조하여 대통령의 사당으로 만든 것”이라며 “그 두 가지를 모두 주도한 사람이 바로 정진석 의원”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선거 승리로 이끈 당 대표(이준석)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두고 저격을 시작했고 유상범 의원과 윤리위 징계를 조종한 듯한 문자를 주고받기도 했다”며 “결국, 윤심이 곧 민심이라는 희대의 망발로 국민의힘을 용산의힘으로 사당화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그 주역인 정진석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한다는 것은 결국 지난 2년처럼 일방통행을 고집하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라며 “한때나마 변화를 기대했던 제가 미련했다”고 털어놨다.
당시 이른바 '윤심'에 의해 밀려났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현안 백브리핑에서 “'돌려막기' 보다 더 안 좋은 양태”라며 “이번 선거에서 책임져야 할 인사에게 상에 해당하는 직을 준다고 하면 얼마나 공정하지 않은 인사겠느냐”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당심과 민심이 괴리되어있지 않다'며 당심 100% 전당대회 룰을 밀어붙였던 사람이 이 정부 실패에 굉장히 큰 책임을 갖고 있다”며 “그런 사리판단마저 안되고, 당심과 민심이 괴리되어가고 있다는 판단마저 못하는 사람이 비서실장 되면 똑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앞으로도 대통령에게 “'당심과 민심이 괴리되지 않다'며 시장으로 모셔가고, 안되면 서문시장 가고. 이럴 때일수록 민심을 아는 사람이 비서실장과 총리 포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야당도 거센 비판에 나섰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아직도 정치하는 대통령 하실 생각이 없으신 듯 하다”며 “정진석 비서실장 임명은 불통의 국정을 전환하라는 국민 명령을 외면한 인사라는 점에서 매우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한 대변인은 정 비서실장을 두고 “친윤 핵심인사로 그동안 국민의힘이 용산 대통령실의 거수기로 전락하도록 만든 장본인이며 … 친일 망언으로 시민단체에 최악의 후보로 꼽히며 낙선한 인물”이라며 “비뚤어진 역사관을 가진 정진석 비서실장은 협치 대신 정쟁을 촉발 시킬 인물이며, (과거)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등에 그가 쏟아낸 막말을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 기준에 현저히 떨어지는 인사”라며 “오직 여당에 대한 영향력을 지키려는 인사라면 국민께서는 회초리로 부족했다고 판단하실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윤석열 검찰독재정권 심판이라는 성격이 분명한 이번 총선 성적표를 받아들고서, 국정운영 실패에 작지 않은 책임이 있는 정진석 전 의원을 다시 중책에 기용하는 것을 보니 참 딱하다”고 비판했다. 정 비서실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을 뿐 아니라, 이태원 참사에 “이태원 압사 사고는 윤석열 대통령 퇴진 집회 탓이기에 민주당이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말해 비판을 샀다. 윤석열 정부 한일정상회담이 굴욕외교라는 비판을 받자 정 비서실장이 “식민지 컴플렉스에서 벗어나자”고 말한 사례도 소개했다. 김 대변인은 “있는 그대로의 민심을 잘 전할 사람을, 그 민심을 국정운영에 반영하는 데에 도움이 될 만한 사람을 다시 찾아보라”고 촉구했다.
김민정 녹색정의당 대변인도 “정진석 신임 비서실장 임명, 쇄신은 온데간데 없는 구태인사”라며 “대통령 측근에 막말을 일삼는 사람을 임명하고서 설득과 소통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달리 국민의힘과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 인사를 긍정 평가했다. 정희용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심을 가감 없이 듣고, 여당은 물론 야당과도 함께 소통해 가려는 절박한 의지”라며 “다년간의 기자 생활과 5선의 국회의원, 청와대 정무수석 등 정치권 전반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그야말로 소통의 적임자”라고 밝혔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회와 소통되고 충직한 분으로 정진석 비서실장 임명을 환영한다”며 “앞으로 2년동안 선거도 없으니 대 국회 관계를 원만히 추진하여 정국의 안정과 나라의 발전을 기해 주시기 바란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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