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충격 컸다" 눈물 삼킨 이재용, 20년 넘게 남몰래 후원한 사연은?

박상길 2024. 4. 22.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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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쪽방촌의 극빈 환자를 치료하는 '요셉의원'에 20년 넘게 남몰래 후원해 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고인이 선우경식 요셉의원 설립자의 삶을 소개하는 책 '의사 선우경식'에 따르면 이 회장은 상무 시절이던 2003년 서울 영등포 쪽방촌에 있는 요셉의원을 방문했다.

2003년 6월 27일 이 회장은 회사 관계자들과 함께 요셉의원을 방문했는데 당시 삼성 측에서 외부에는 알리지 않기를 원했고, 선우 원장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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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상무·가운데)이 지난 2003년 6월 서울 영등포 요셉의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고(故) 선우경식 원장(오른쪽)의 안내를 받아 목욕실·세탁실·이발실을 둘러보고 있다.<책 '의사 선우경식'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쪽방촌의 극빈 환자를 치료하는 '요셉의원'에 20년 넘게 남몰래 후원해 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고인이 선우경식 요셉의원 설립자의 삶을 소개하는 책 '의사 선우경식'에 따르면 이 회장은 상무 시절이던 2003년 서울 영등포 쪽방촌에 있는 요셉의원을 방문했다. 요셉의원을 설립한 선우 원장은 그해 열린 13회 호암상 사회봉사상 수상자였다.

2003년 6월 27일 이 회장은 회사 관계자들과 함께 요셉의원을 방문했는데 당시 삼성 측에서 외부에는 알리지 않기를 원했고, 선우 원장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고 한다.

선우 원장의 안내로 병원 구석구석을 돌아보던 이 회장은 쪽방촌을 가봤냐는 원장의 질문에 "아직 가보지 못했다"라고 답했고 한다. 이에 선우원장의 안내로 요셉의원 근처의 쪽방촌 가정을 찾게 됐다고 한다.

쪽방에서 네 명의 가족이 어렵게 생활하는 모습을 목격한 이 회장은 작은 신음소리를 내며 손으로 입을 가렸다. 당시 동행했던 직원은 열악한 환경에서 사람이 사는 모습을 처음 봤기에 터져나오는 눈물을 참은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쪽방 골목을 돌아본 뒤 작은자매관상선교수녀회가 운영하는 '영등포 공부방'까지 둘러보고 요셉의원에 돌아왔다. 그 뒤 이 회장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는 전언이다. 이 회장은 선우 원장에게 "솔직히 이렇게 사는 분들을 처음 본 터라 충격이 커서 지금도 머릿속이 하얗기만 하다"고 털어놨다.

이 회장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양복 안주머니에서 준비해온 봉투를 건넸다. 봉투 안에는 1000만원이 들어 있었다. 이 회장은 이후 매달 월급의 일정액을 기부하기 시작했다.

이 회장은 이후 선우 원장과 함께 노숙인·극빈자를 위한 밥집을 운영할 건물을 삼성전자가 짓기로 의견을 모으고 몇년에 걸쳐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삼성전자는 철도청 소유 공유지에 들어설 밥집 건물 설계도까지 준비했지만, "왜 밥집을 지어 노숙인을 끌어들이냐"고 반발한 인근 초등학교 학부모들의 항의 시위에 결국 프로젝트는 무산되고 말았다.

이외에도 이 회장은 20년 넘는 기간동안 외국인 근로자 무료진료소, 어린이 보육시설 등 사회 사각지대에 있는 어려운 이웃을 돌봐왔다는 후문이다. 이들 시설에 매년 상당한 금액을 기부하고 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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