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24] 먹거리 물가 '고공행진'...언제까지 이어질까?
■ 진행 : 이세나 앵커
■ 출연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24]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과일과 채소 등을 중심으로 먹거리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서민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먹거리 물가 상승률은OECD 평균 수준을 2년여 만에 다시 추월할 만큼 크게 올랐는데요. 고공행진하고 있는 먹거리 물가에 대해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과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다른 것도 아니고 먹거리 물가가 이렇게 계속 오르다 보니까 서민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는데요. 지금 과일, 채소, 커피 할 거 없이 다 오르고 있는 것 같아요. 어느 분야에서 가장 많이 올랐나요?
[이인철]
말씀하신 것처럼 과일과 채소입니다. 사과 가격은 금사과 얘기 나온 게 지난해 추석부터예요. 그러니까 금사과가 한국이 가장 비싸다라는 조사결과인데요. 글로벌 투자은행 노무라증권이 올 1분기 월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을 좀 조사해 봤습니다. 비교대상이 주요 선진국 G7 플러스 대만 이렇게 8개 국가와 비교해 보니 우리나라의 1분기 소비자물가상승률은 3%입니다. 이건 영국의 3.5, 미국이 3.3%에서 세 번째니까 8개 국가 가운데 세 번째니까 중상위 정도죠. 그런데 이걸 더 품목별로 들여다 보면 압도적으로 한국이 1위입니다. 과일값의 경우에는 월평균 상승률이 37% 올랐습니다.
[앵커]
거의 40%에 육박하네요.
[이인철]
매달 40% 가까이 올랐다는 얘기인데. 2위가 대만이었는데 타이완이 14.7%. 그러니까 한 2.5배 정도 과일값의 부담이 컸다는 거고요. 채소류도 만만치 않습니다. 채소류도 10.7% 우리나라가 기록을 해서 이탈리아, 영국보다 가장 높았고요.
문제는 먹거리뿐만 아니라 전기, 가스요금. 굉장히 물가 비중이 높거든요. 이런 에너지 가격의 상승률도 봤더니 프랑스에 이어서 두 번째로 높았다는 겁니다. 결론적으로는 뭐냐. 지금 나타나고 있는 물가가 중동발 악재 그리고 기후변화. 여기에다 미국의 고금리, 달러 강세인데. 이런 대외변수가 우리나라의 경제구조상 어쩌면 앞으로 계속 지속된다면 가장 물가를 잡기 어려운 국가가 되는 게 아니냐라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입니다.
[앵커]
세부적으로 보죠. 대파에 이어서 양배추 가격도 요즘 많이 올랐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나 올랐나요?
[이인철]
양배추는 필수 식재료예요. 샐러드뿐만 아니라 토스트 하시는 분들, 그리고 닭갈비하시는 분들이 이거 빼면 안 되거든요. 그런데 지금 양배추 가격이 이달 들어서 2배 뛰었습니다. 지금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8kg 기준 8000~9000원 넘었던 것들이 지금 2만 원을 넘어섰거든요. 그러니까 거의 2배 이상 올라버렸는데요.
양배추값이 계속 오르는 건 기상악화로 인한 작황 물량이 줄었기 때문인데 양배추가 주로 전남의 무안, 해주가 주산지입니다. 그런데 주로 이게 흐린 날씨 때문에 작황이 좋지 않았고 또 채소가격이 들쑥날쑥한데 일조량이 줄어서 생산량 자체가 줄어든 것이 가격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앵커]
일부 업주들은 중국산 같은 수입 양배추를 써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이인철]
맞습니다. 지금 대파에 이어서 양배추까지 급등하다 보니까 이런 식자재를 마련해야 하는 음식점주들의 경우에는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를 보게 되면 이게 지금 최근 식자재 가격은 폭탄 돌리기다. 하나를 피하면 하나가 다시 돌아오고 있다라는 얘기인데요. 국산 양배추를 산다고 하더라도 상품성이 좋지 않으니까 썩은 부분 적지 않게 잘라내다 보면 쓸 게 별로 없다는 얘기고요. 그런데 양배추만 오른 게 아니에요.
지금 보니까 파프리카도 20%, 당근도 10% 넘게 올랐습니다. 여기에 풋고추, 대파, 식당에서 자주 사용하는 채소들이 다 올랐기 때문에 이거 빼면 식당이 내놓을 수 있는 밑반찬 수가 굉장히 줄어들거든요.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중국산으로 눈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특히 대파는 지난달부터 많이 올랐거든요.
대파의 주산지가 주로 전라도 신안 임자도인데 수확기가 끝나서 물량 부족이 이어지고 있어서 쉽게 내려가지 않는 부분도 있는데 양배추까지 이렇게 올리다 보니 국산 양배추 쓰지 말고 오히려 중국산 양배추를 써보자고 하는데 중국산 양배추 가격도 만만치가 않아요.
앞서 우리가 8kg 기준 2만 원까지 올랐잖아요. 1.5kg 기준 지난 17일 농산물 시장에서 1만 5000원에 거래되고 있어서 여전히 비쌉니다. 그러니까 선택지가 많지 않은 데다가 소비자들은 더 억울한 게 한 통을 사지, 전체 8kg을 사지는 않아요. 한 통에 예전에 2000원 정도에 샀는데 지금 가시게 되면 8000~9000원이다 보니 부담이 굉장히... 자영업자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아까 양배추도 그렇고 날씨의 영향으로 이렇게 작황이 부진한 경우가 많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그렇다면 어떤 해결책이나 또 다른 대책은 없는 건가요?
[이인철]
맞습니다. 기상이변입니다. 이게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에요. 그러다 보니까 전 세계적으로 중장기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을 좀 기울여야 하는데 그동안 두세 개 전쟁을 거치면서 탄소중립이 다소 퇴색됐어요. 로드맵 자체가. 그러다 보니까 기후변화에 따른 식량을 안보 차원에서 국제적으로 공조할 필요가 있어 보이고 양배추의 경우에는 전망이 그래도 6월 정도는 돼야 수급이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거든요.
지금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4월에는 양배추 물량 자체가, 공급 출하량 자체가 지난해보다 24%가 줄었어요. 5월에도 8%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데 다행히 5월이 되면 충청 지역에서 양배추가 수확되기 시작하니까 5월 이후, 6월 정도가 돼야 가격이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보여서 그 사이에는 좀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한두 달 정도 기다려봐야 될 것 같네요. 또 먹거리 가격 오를 때마다 그나마 부담 없이 먹었던 게 김밥인데요. 김 가격도 많이 올랐더라고요. 이렇게 많이 오른 이유가 뭐고 얼마나 올랐나요?
[이인철]
지금 밥도둑이라고 하는 조미김 가격이 많이 올랐어요. 조미김을 판매하는 시장 상인 5개 업체 가운데 3개 업체가 이달 들어서 가격을 순차적으로 올리고 있습니다. 인상폭이 워낙 커요. 10~20% 가까이 오르고 있는데 왜 이렇게 인상폭이 크냐.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예요. 김 가공하는 원재료를 따져봤더니 원초라는 해초가 있습니다. 이 해초 가격이 1년 전에 비해서 57% 뛰었어요.
[앵커]
그 이유는 뭔가요?
[이인철]
이게 바로 뭐냐. 김 원초의 경우에는 주로 한중일 해역에서 많이 자라는데 특히 중국과 일본 해역에서 이상기후, 적조가 발생하다 보니 한국만 보고 있는 거예요. 여기에다 K-푸드 열풍도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계속해서 냉동김밥 잘 팔립니다라고 얘기를 했는데요. 이게 건강식품으로 알려지다 보니까 지난해 김 수출이 단일 품목으로 1조 원 기록했거든요. 사상 최대입니다.
이렇게 수출 수요가 늘어난 것도 도매가격 상승을 좀 부추기고 있는데 더 큰 문제는 뭐냐, 김밥이에요. 직장인들 1만 원 가지고 먹을 수 있는 점심식사 메뉴가 많지 않거든요. 그런데 김값 20% 올랐어요. 채소 가격 아까 오른다고 말씀드렸고요. 그리고 쌀 가격도 올랐어요. 그러면 모든 재료가 다 올랐기 때문에 야채김밥 자체가, 기본 김밥 자체가 5000원 이상으로 올라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앵커]
우리나라 먹거리 물가상승률이 주요 OECD 국가들과 비교해서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요?
[이인철]
맞습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기상도 기상이지만 환율에도 영향을 미치거든요. 그러다 보니 지금 과일, 채솟값이 우리나라 물가 상승률 OECD 국가 가운데 3위까지 끌어올렸는데요. 지난 2월입니다. 우리나라의 식료품, 비주류 물가 상승률을 따져봤더니 6.95%, 7%에 육박합니다. OECD 평균이 5.32%니까 우리가 35개 회원국 가운데 튀르키예, 아이슬란드 제외하고 상위 세 번째였다는 겁니다.
우리나라 먹거리 물가가 OECD 평균을 넘어선 건 지난 2021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2년 3개월 만인데 주요국의 식료품 물가는 우크라이나 전쟁 촉발한 당시보다는 점진적으로 좀 낮아졌거든요. 정상궤도에 진입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여전히 과일, 채소 중심으로 고물가가 이어지고 있는데 지난달 사과 어땠느냐. 사과 1년 전에 비해서 88%, 2월에는 71% 올랐어요. 계속 2배 가까이 오른 물가를 주다 보니 아마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 44년 만에 최고치를 찍고 있는 사과, 과일 가격 급등한 게 선진국에 비해서 굉장히 물가가 비싼 이유입니다.
[앵커]
경제 성장률이 이렇게 많이 올랐으면 좋겠는데 물가상승률이 높다니까 참 씁쓸하네요. 금사과처럼 과일 가격이 많이 오르면서 정부가 수입과일을 많이 들여오지 않았습니까? 이제 채소도 수입을 확대해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목소리도 있던데 어떻게 보세요?
[이인철]
맞습니다. 채솟값이 연일 상승하다 보니까 수입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농산물을 수입하게 되면 내수시장에 공급량이 늘기 때문에 가격은 떨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또 국내에서 재배되지 않는 특화된 품목이나 특정 시기에 나지 않는 부족한 농산물을 수입하게 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다양해질 수 있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두 가지예요. 일단 이걸 수입하게 되면 농가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집니다. 가격 내릴 때, 우리가 배추밭 갈아엎을 때는 도와주지도 않더니 가격 오를 때마다 수입해서 가격을 낮춘다, 인위적으로. 그리고 사실은 농가에서는 가격이 올라도 유통 단계에서 다 거품을 가져가지 별로 이득을 보지 못하고 있거든요.
또 하나 문제가 뭐냐. 수입할 경우에 잔류 농약 문제입니다. 수입 채소를 통해서 질병이나 해충과 같은 게 국내로 전파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런 식품안전 문제가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고물가가 워낙 심각하고 과일에 이어서 채소까지도 들썩이다 보니 정부는 아마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앞서 중국산 양배추도 꽤 비싸다는 말씀해 주셨잖아요. 그런데 국제 정세에 원달러 환율 상승 등으로 다른 수입 농산물 가격도 오름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요?
[이인철]
맞습니다. 실제로 3월 농수산물 수입물가 가격이 한 달 전에 비해서 7%가 넘게 올랐습니다. 이게 왜냐, 사실은 1년 전과 비교하면 별로 오르지 않았어요. 1년 전과 비교하면 오히려 떨어졌어요. 6%가량 떨어졌는데 한 달 전과 비교하게 되면 7.1%, 농산물 수입 가격이 올랐고요. 문제는 뭐냐, 농산물 수입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건 국제 시세도 영향을 미치지만 환율이에요, 환율. 환율이 연초 대비지금 거의 8% 가까이 상승을 했거든요. 지금 장중 16일 1400원 웃도는 원달러 환율 때문에 아마 같은 가격의 수입 농산물이 들어온다 하더라도 환율 때문에 우리 소비자들은 더 큰 부담을 안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앵커]
그리고 정부가 농산물 가격 낮추기 위해서 농축수산물 가격안정자금을 투입했었는데 이게 지금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고요?
[이인철]
맞습니다. 지난해 추석 물가 잡기 위해서 계속해서 역대 최대 수준의 안정기금을 풀고는 있는데 역부족입니다. 이번 설 연휴 이후에 농수산물 가격 잡히지 않으니까 1500억 원 상당히 긴급 농축수산물 가격안정자금을 투입했는데 크게 보면 납품단가 지원에, 또 한 축은 할인 지원에 쓰여요.
그런데 지금 납품단가 지원에 쓰이는 예산이 벌써 70% 가량 소진됐다는 겁니다. 그런데 체감은 잘 안 돼요. 왜냐하면 사과 가격이 한 18% 정도, 5000원 하던 게 한 4200원 정도로 떨어지기는 했지만 선뜻 손이 가지는 않거든요. 그러다 보니 재정을 쓴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냐.
오히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그럴 바에는 사과 등 재정정책 이외에도 과일도 수입을 좀 고민해 봐야 되는 게 아니냐라는 조언을 해 놓고 있는 상황인데요. 어쨌든 공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계속해서 재정을 푸는 건 물가를 잡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고 세수가 계속 줄고 있다는 지적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그밖에도 식용유, 밀가루, 설탕까지. 앞으로 줄줄이 오를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서민들 정말 막막합니다. 앞으로 먹거리 물가 전망 어떻게 하세요?
[이인철]
물가 걱정은 앞서서 수입물가, 국제 수입 시세도 있고 거기다가 환율도 있고 또 하나가 국제유가거든요. 국제유가는 물가에 미치는 파장도 워낙 크고요. 식용유가 50% 올랐습니다. 커피의 원두는 70% 올랐고요. 코코아 가격은 3배, 선물가격이 3배 올랐다고 하는데 이게 전부 다 시차를 두고 국제 상승분은 자연스럽게 가공식품에 연계됩니다.
가공식품 업체들은 품목에 따라 다르지만 한두 달 내지 2~3개월 정도, 그 이전, 낮아진 가격으로 들어왔던 물량이 있어요. 그런데 그게 소진되는 시점에 소비자가격 인상이 시작되거든요. 그런데 최근 들어서 피자부터 시작해서 치킨, 과자 그다음에 초콜릿, 대부분의 물가가 다 오르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당초 정부는 이달 물가 2%로 떨어질 것으로 봤는데 이건 중동전이 확전되면서 물 건너갔고요. 그리고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가 한은은 한 2.6%로 보고 있는데 지금 고환율, 고물가, 중동전쟁이 계속 이어진다면 아마 상반기 내 2% 물가를 보기는 어렵다. 그리고 올해 목표치 2.6%도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앵커]
다른 것보다도 정부가 이 먹거리 물가 안정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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