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엄마 대신 아빠가 쉬어도 되지?”…여성보다 남성 육휴가 더 많아진 이 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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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 소속 40대 이호철 경위(가명)는 2020년부터 2022년 초까지 1년 6개월 동안 육아휴직을 했다.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성 경찰이 여성 경찰보다 더 많은 '역전현상'까지 나타났다.
22일 경찰청이 김용판 국민의미래 의원실에 제출한 경찰 육아휴직 현황 자료에 따르면 남성 경찰 공무원 육아휴직자는 2022년 기준 1995명을 기록해 여성 육아휴직자(1599명) 숫자를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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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직 이후 원래 부서에서 근무”
둘째 자녀 3년까지 경력도 인정
대체인력 확보 어렵다는 점 과제
이 경위는 “둘째가 초등학교 입학할 때 사용하게 됐는데 육아에 지친 와이프를 돕고 아이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며 “경찰 내에서도 아빠가 육아휴직을 쓰는게 눈치보였던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자유롭게 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보수적인 조직문화로 대표되는 경찰 조직에서 남성 육아휴직자가 최근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성 경찰이 여성 경찰보다 더 많은 ‘역전현상’까지 나타났다. 남성 휴직자가 늘어나면서 출산과 양육에 따른 여성의 경력단절을 막고 출산율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경찰청이 김용판 국민의미래 의원실에 제출한 경찰 육아휴직 현황 자료에 따르면 남성 경찰 공무원 육아휴직자는 2022년 기준 1995명을 기록해 여성 육아휴직자(1599명) 숫자를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육아휴직자가 여성 휴직자 보다 더 많이 나온 것은 사상 처음이다. 지난해에는 남성 육아휴직자가 2054명을 기록해 전년 대비 늘어난 반면 여성 휴직자는 1588명으로 전년 대비 줄어 격차가 더 벌어졌다. 남성 휴직자 비중이 56%로 전체 육하 휴직자 가운데 절반을 넘어선 상태다.
최근 육아휴직을 사용했다는 한 남성 경찰은 “남성들이 육아휴직을 쓰기 위해서는 눈치를 많이 봐야했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며 “원하는 직원들이 휴직 이후에도 원래 일했던 부서로 돌아와 근무할 수 있도록 제도를 운영하고 있고 첫째는 1년, 둘째는 3년까지 재직기간으로 인정해줘 부담을 덜어줬다”고 말했다.
경찰조직 구성 상 남성 인력이 여성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숫자라는 것을 감안해도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경찰 인력은 2023년 말 기준 13만3760명이다. 이 가운데 남성이 11만3188명, 여성이 2만572명으로 남성이 약 5배 많다. 예컨대 10년 전인 2015년 전체 육아휴직자 가운데 10명 중 9명이 여성이었다.
맞벌이 공무원이 증가하면서 남성 육아휴직을 촉진을 위해 지원책이 마련됐고 남성 경찰의 육아휴직 사용도 덩달아 늘어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현행 국가공무원법에 따르면 만 8세 이하의 자녀를 둔 남녀 근로자 모두 육아휴직을 쓸 수 있으며, 자녀 1명에 대하여 최대 3년까지 사용이 가능하다.
특히 승진경력 인정범위를 확대하면서 남성 경찰들이 부담없이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첫째 자녀를 위해 육아휴직을 하면 휴직 기간 1년까지 승진에 필요한 경력기간으로 인정하고 있다. 둘째 자녀부터는 최대 휴직 기간 3년 전체를 모두 경력으로 반영된다. 예컨대 경감 계급의 경찰관이 3년 동안 육아휴직을 해도 한 계급 위인 경정으로 승진할 수 있는 최소 재직 기간(3년)을 채울 수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만 8세 이하로 제한하고 있는 휴직 선택권을 보다 유연하게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초등학교 졸업 이전까지 선택의 폭을 넓혀 가정 상황에 맞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다.
다만 치안업무를 수행하는 특정직 공무원인 경찰은 육아휴직처럼 장기간 업무 공백이 생길 경우 행정공무원처럼 임시로 대체인력을 확보해 업무를 수행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은 보완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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