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휘청, TL 흥행 실패" 현재도 미래도 희미한 엔씨 자화상

이혁기 기자 2024. 4. 2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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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IT 언더라인
주가 곤두박질한 엔씨
올해 실적에도 경고등
리니지만으론 역부족
TL 흥행도 시원치 않아
해외 론칭 마지막 보루
올해 반등에 성공할까
주가와 실적이 악화하면서 엔씨소프트가 위기에 처했다. 사진은 엔씨가 지난해 공개한 '프로젝트M'의 트레일러와 디지털 휴먼 기술. [사진=뉴시스]

한때 100만원을 호가했던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추락하고 있다. 2021년 2월 10일 104만8000원으로 최고가를 찍은 뒤 줄곧 하락하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16만7600원(4월 18일 기준)까지 곤두박질쳤다. 3년 남짓한 시간에 주가가 84.0%나 빠진 셈이다.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호황기를 맞았던 게임 업계가 팬데믹 국면이 종료하면서 위축한 탓도 있다. 하지만 엔씨소프트와 함께 '3N'이라 불리는 넥슨과 넷마블의 주가가 같은 기간 각각 31.2%‧59.3% 하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엔씨소프트 주가의 낙폭은 더 두드러진다.

투자자들이 엔씨소프트에 등을 돌린 건 실적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엔씨소프트의 매출은 1조7798억원으로 전년(2조5718억원) 대비 30.7%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590억원에서 1373억원으로 75.4% 급감했다.

올해 전망도 좋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엔씨소프트의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2%‧82.6%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리니지W‧리니지M 등 엔씨소프트의 '간판 게임'인 리니지 시리즈가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낸 탓이다.

이 때문인지 지난 3월 28일 열린 엔씨소프트 주주총회에선 "리니지 시리즈의 평판이 지나치게 떨어졌다"는 날선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물론 하루에 100만명이 넘는 게이머가 여전히 엔씨소프트의 대표작 '리니지 시리즈'를 하고 있다는 반론도 나왔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는 주총에서 "통계를 보면 리니지 시리즈를 하루에만 150만명이 하고 있다"면서 "'리니지 때문에 회사가 망한다'는 말엔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문제는 여전히 숱하다. 무엇보다 위기의 늪에 빠진 엔씨소프트가 붙잡을 동아줄이 보이지 않는다. 최근 게임 면에선 별다른 변화가 없었던 리니지 시리즈로는 줄어든 매출을 다시 끌어올리기가 어렵다.

개발기간에만 7년을 들여 지난해 12월 론칭한 엔씨소프트의 신작 '쓰론앤리버티(TL)' 역시 이용자들로부터 큰 반향을 얻지 못하고 있다. 특히 TL에선 게이머들의 비난을 받은 확률형 아이템을 삭제하는 승부수까지 던졌지만 '반등 포인트'는 나타나지 않았다.

일례로, 출시 당시 21개였던 TL 서버는 이용자 부족으로 현재 10개까지 줄어들었다. PC방 순위도 4월 18일 기준 27위에 머물러 있다(PC방 리서치 서비스 게임트릭스).

엔씨소프트는 TL의 해외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사진=엔씨소프트 제공]

현재로선 TL의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건 해외시장뿐이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안에 TL을 글로벌 시장에 론칭할 방침이다. PC버전 외에 플레이스테션‧엑스박스 등 콘솔 플랫폼에서도 TL을 론칭할 계획을 세웠다. 해외 게이머에게 친숙한 콘솔 플랫폼을 통해 TL의 파급력을 높이겠다는 게 엔씨소프트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TL이 해외 무대에서 흥행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게임 업계에서 한국 시장은 흥행 가능성을 점치는 테스트 베드로 손꼽힌다"면서 말을 이었다.

"요즘 해외 게임사들은 신작을 출시할 때 사용 언어에 한국어를 꼭 넣으려고 한다. 한국 게이머의 관심을 받은 게임은 세계에서도 흥행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어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국내 시장에서 외면받은 TL이 해외 무대에서 흥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리니지란 대표작도, TL이란 신작도 신통치 않은 지금, 엔씨소프트는 '반전의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까.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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