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줄줄이 실적 발표…반도체·배터리 엇갈린 성적표 예상

이성락 2024. 4. 22.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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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부터 잇달아 1분기 실적 발표
삼성전자 이어 SK하이닉스도 호실적 전망
K 배터리 실적 부진 이어질 듯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들은 1분기 호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국내 주요 기업들이 이번 주 줄줄이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업황 회복 여부에 따라 업종별 실적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대표적으로 '봄이 찾아왔다'라는 평가를 받는 반도체와 전기차 수요 하락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배터리 업계가 상반된 표정을 지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산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국내 주요 기업들이 1분기 실적 발표 '슈퍼 위크'를 맞는다. 먼저 LG이노텍이 오는 24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으로, 25일에는 SK하이닉스,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LG디스플레이, 현대자동차, HD현대, 한화솔루션, 포스코홀딩스 등이 한꺼번에 성적표를 공개한다.

다음 주에도 실적 발표가 이어진다. 29일 SK이노베이션과 삼성전기, 30일 삼성전자와 삼성SDI, 5월 3일 네이버와 에코프로 등이 실적 발표 예정이다.

최대 관심사는 SK하이닉스의 1분기 성적표다. 함께 반도체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는 삼성전자가 이달 초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반도체 업황이 좋은 사이클로 들어섰다는 것을 재차 확인시켜 줬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잠정치는 6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1.3%나 늘었다. 사업 부문별 실적이 공개되진 않았으나, 반도체 시황이 다시 회복하며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영업이익이 급증한 것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영업이익 3460억원)에 성공하며 좋은 흐름을 탔고, 1분기 추가 실적 개선을 통해 조단위 영업이익 달성이 확실시된다. SK하이닉스 분기 실적이 1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린 것은 지난 2022년 3분기가 마지막으로, 1분기 실적이 예상대로 나온다면 6개 분기 만에 조단위 영업이익을 회복하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 발표 이후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전망치(컨센서스)는 1조원대에서 2조원대로 상향 조정되고 있다.

이날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은 2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680% 증가할 전망"이라며 "메모리 업사이클 진입 이후 역대급으로 가파른 실적 개선을 시현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자 업계 대표주자인 LG전자는 앞서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 21조959억원, 영업이익 1조3329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매출의 경우 1분기 역대 최대치다. 확정 실적 발표에서 기업 간 거래(B2B)와 구독 등 사업 구조 다변화 노력의 결과물이 얼마나 유의미한 수준으로 나타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의 1분기 실적은 부진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업계도 이번 실적 발표 시즌에 반도체·전자 못지않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마찬가지로 1분기 성적표를 통해 업황 개선 흐름을 파악할 수 있어서다. 다만 1분기에 당장 반도체와 같은 반등 분위기는 형성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부진으로 인해 여전히 추위가 가시지 않고 있다.

국내 1위 배터리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잠정치는 각각 6조1287억원, 1573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29.9%, 75.2% 급감한 것으로, 영업이익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제도에 따른 세제혜택 1889억원을 제외하면 사실상 적자를 기록한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충당금으로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2021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와 주요 메탈 가격 하락에 따른 부정적 래깅(원재료 투입 가격 시차) 등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업황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상황에서 SK온은 이번에도 흑자 전환에 실패할 전망이다. 2021년 4분기부터 적자 행진이다. 지난해 4분기(186억원) 적자 폭을 줄이는 데 성공했으나, 1분기에는 다시 적자 규모가 3000억~4000억원대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SK온의 실적은 29일 SK이노베이션과 함께 공개될 예정이다.

삼성SDI 역시 부진한 1분기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2000억원 중반대로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3사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유지하는 등 업황 부침을 비교적 원만히 대처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증권사들은 상반기 내내 업종 평균보다 삼성SDI의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관측하며, 하반기부터는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밖에 자동차 업계는 호실적 흐름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조5765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전년 동기(3조5927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26일 실적을 발표하는 기아도 전년 동기와 비슷한 2조783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 위축에 공급 과잉까지 겹친 석유화학 업계의 실적은 바닥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롯데케미칼이 1분기에 또 한 번 영업손실을 낼 전망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의 영업적자는 1233억원으로 추정된다"며 "현재 화학 업황은 바닥을 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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