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하드웨어 수요 정점 지났나?…빅테크 실적이 답변[이번주 美 증시는]

권성희 기자 2024. 4. 2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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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 주간 일정/그래픽=윤선정


미국의 올 1분기 어닝 시즌이 기술기업에 대한 실망과 충격으로 초반부터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

지난주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인 ASML이 예상보다 부진한 올 1분기 수주액을 발표한데 이어 대만 파운드리 회사인 TSMC는 올해 메모리를 제외한 반도체산업의 매출액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0% 이상"에서 10%로 낮췄다.

지난 19일에는 AI(인공지능) 서버업체인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가 오는 30일에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고 알리면서 지난 1월 실적 발표 때와 달리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하지 않아 투자자들의 투매를 불러왔다.

투자자들은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가 올 1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올리지 않자 AI 반도체와 서버 등 하드웨어에 대한 기업들의 자본 지출이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걷는 신호라고 보고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수혜주들을 내던졌다.

여기에 동영상 스트리밍 회사인 넷플릭스는 올 1분기에 시장 컨센서스를 뛰어넘는 가입자수 증가폭과 실적을 발표하고도 앞으로 가입자수 발표를 중단하겠다고 밝혀 19일 주가가 9.1% 급락했다. 투자자들은 넷플릭스의 가입자수 발표 중단을 가입자수 포화로 인해 향후 매출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란 신호로 받아들였다.

테슬라는 어닝 쇼크?
이번주에는 매그니피센트 7 가운데 애플과 아마존, 엔비디아를 제외한 4개 기업의 실적 발표가 몰려 있다.

오는 23일 장 마감 후 테슬라가 실적을 공개하고 24일 장 마감 후에는 메타 플랫폼, 25일 장 마감 후에는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실적을 내놓는다.

테슬라는 올 1분기 전기차 인도량이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하회한데 이어 지난주말 미국과 중국에 이어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에서도 전기차 가격을 인하해 수요 부진 문제가 또 다시 노출됐다. 따라서 테슬라의 이번 실적 발표가 어닝 쇼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빅테크 실적, AI 수요의 바로미터
메타와 알파벳, MS의 실적에서는 AI 모델과 소프트웨어 활용에 따른 성과가 주목된다. 빅테크 기업들은 지난해 이후 AI 칩과 서버를 대량으로 구매하며 AI 붐을 일으켰는데 이런 AI 투자가 실적 증대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 모두 대규모 AI 투자를 감행한 클라우드 서비스 부문의 실적에 초미의 관심이 쏠린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는 사무용 AI 소프트웨어인 코파일럿의 가입자수와 실적이 AI 활용을 통한 수익 창출의 바로미터로 주목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쏜버그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에밀리 레빌은 "이들 기업의 실적은 AI 수요에 대한 가장 좋은 지표가 될 것"이라며 "최근 성장 모멘텀을 고려할 때 최소한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의 실적은 상당히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의 스콧 래드너는 빅테크 기업들에 대해 실적 기대감이 높은 만큼 실적 발표 후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실적 발표 전 투자는 주의가 필요하지만 실적 실망감에 주가가 하락한다면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향후 몇 주일 동안은 기술주의 변동성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중기적으로는 주가가 다시 상승해 현 수준에서 10%가량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는 설명이다.

빅테크 주가 하락, 매수 기회?
AI 활용과 관련해서는 독일의 소프트웨어 회사인 SAP이 22일 발표하는 실적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외에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때 AI 수혜를 언급했던 IBM이 24일 장 마감 후에, 파운드리와 AI 반도체 등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인텔이 25일 장 마감 후에 실적을 공개한다.

반도체 장비업체인 램 리서치도 오는 24일 장 마감 후에 실적을 공개한다.

비 기술기업으로는 항공기 결함으로 위기를 맞은 보잉이 24일 개장 전에, 자동차 회사인 GM과 포드 자동차가 각각 23일 개장 전과 24일 장 마감 후에 실적을 내놓는다. 유가 상승으로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엑슨 모빌과 셰브론은 26일 개장 전에 각각 실적을 발표한다.

GDP 성장률-PCE 인플레도 '중요'
이번주는 실적 발표도 많지만 증시 영향력이 큰 경제지표 발표도 예정돼 있다. 올 1분기 국내충생산(GDP) 성장률 속보치와 지난 3월 개인소비지출(PCE) 기준 물가지수다.

오는 25일 발표되는 올 1분기 GDP 성장률은 2.2%로 지난해 4분기 3.4%에 비해 둔화됐을 것으로 전망된다. GDP 성장률은 속보치, 수정치, 확정치 3번에 걸쳐 발표되는데 이번에 공개되는 것은 속보치다.

올 1분기 GDP 성장률이 예상 이상으로 좋으면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를 더 연기시키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오는 26일 공개되는 PCE 물가지수는 연준이 소비자 물가지수(CPI)보다 더 중시하는 인플레이션 지표다. 특히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는 연준이 통화정책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지난 3월 PCE 물가지수는 전월비 0.3%, 전년비 2.6% 올랐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월비 상승률은 지난 2월의 0.3%와 동일한 것이고 전년비 상승률은 지난 2월의 2.5%에 비해 0.1%포인트 올라간 것이다.

지난 3월 근원 PCE 물가지수는 전월비 0.3%, 전년비 2.7%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월비 상승률은 지난 2월과 같고 전년비 상승률은 지난 2월의 2.8%에 비해 0.1%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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