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쫌아는기자들] 고래를 소화하기 시작한 새우, 정육각의 초록마을 인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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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육각은 2022년 최고 화제의 스타트업이었습니다. 마치 ‘유동성 파티’가 끝난 후, 가장 직격탄을 맞은 스타트업의 상징처럼 여겨졌죠. 스타트업이던 정육각은 2022년 초 대상그룹의 유기농 식품 계열사인 초록마을 인수를 발표합니다. 인수 대금만 약 895억원. 그리고 곧 유동성 파티가 끝나고 스타트업 혹한기가 찾아옵니다. 이후 들려온 정육각의 소식은 ‘단기 차입금 조달 난항’, ‘자본잠식’, ‘구조조정 돌입’ 등 우울한 제목들이었습니다.
시장에선 “거봐... 스타트업들 돈 많을 때 펑펑 쓰더니”라면서 자조적인 이야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고래를 삼킨 새우, 코끼리를 삼킨 뱀의 상황’ 등의 비유도 나왔고요. 정육각의 빠른 성장과 시장의 주목만큼 반작용도 거셌습니다.
김재연 대표를 인터뷰했던 쫌아는기자들은 종종 김 대표와 연락을 주고 받았습니다. 그때마다 김 대표는 ‘아직 때가 아니다’라며 인터뷰를 고사해왔습니다. 간만에 이야기를 꺼낸 김 대표는 초록마을 인수 과정과 인수 후 변화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김 대표는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도, 혹한기가 온다해도 초록마을을 인수했어야 했다”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그가 생각하는 식품 유통 시장의 핵심과 ‘정육각+초록마을’의 경쟁력을 이야기했습니다. 대기업 계열사라는 조직과 스타트업을 연결했을 때, 발생하는 HR에 대한 고민과 구조조정에 대한 이야기도요.
험난한 과정, 외부의 비판이 있었지만 이제 정육각과 초록마을은 매출 2000억원이 넘는 회사가 됐고, 올해 흑자를 목표로 달리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한번 더 M&A를 하면 훨씬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과 “구조조정 이후, 채용에 훨씬 조심스러워졌다”는 신중함까지 보였습니다. 혹한기와 엄청난 위기를 겪은 창업자는 그 전과 많이 달라져있었습니다.
1. 895억원에 초록마을 인수 과정...“계약금 납입과 잔금 납입 사이에 빅스텝 시작”
-초록마을 인수 전, 후의 과정에 대해서 알려진 내용이 거의 없습니다. 왜 이런 결정을 했는지, 어떻게 이런 큰 금액의 인수가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는지요.
“초록마을 인수 결정을 2022년 3월에 했을 당시에는 금리 상승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이었죠. 계약금 납입 시점과 잔금 납입 시점 사이에 빅 스텝, 자이언트 스텝이 시행되면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어요.
당시만 해도 스타트업 대표나 투자자 모두 이런 상황을 겪어본 적이 없어서,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보수적인 성향의 1세대 VC들은 이런 금리 인상이 시장에 큰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며 일부 스타트업들에게 투자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지만요. 정육각은 마침 빅스텝이 시행되는 타이밍에 인수를 확정 지은 상황이라, 이른바 ‘문틈에 걸린’ 대표적인 케이스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미 일을 크게 벌여놓은 상황에서 자금 조달이 막히게 된 거죠.
사실 당시만 해도 저희와 비슷한 규모의 회사들이 1000억에서 2000억원씩 투자를 유치하던 시기라, 인수 대금 정도는무리 없이 조달할 수 있으리라 예상했었는데... 예상과 달리 투자 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으면서 상황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만약 이 시기에 초록마을 인수 계약이 없었더라면, 투자 유치에 실패하더라도 100억이 넘는 여유 자금으로 1~2년 정도는 회사를 꾸려갈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저희는 이미 인수를 확정 지은 후라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죠.
-초록마을 인수 금액은요? 거의 900억원에 육박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자금 조달의 구조가 어떻게 됐습니까.
“895억원이요. 당시 파이낸싱을 했던 금액이 약 440억원, 보유현금이 100억원, 그리고 외부에서 370억원을 단기차입했습니다.”
-정육각이 자본잠식에 빠졌다는 기사가 많이 나왔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자본잠식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저희 회사 역시 인수 전부터 몇 년간 자본잠식이 지속되고 있었죠. 자본잠식 자체가 문제는 아니었어요. 정육각은 인수 자금을 100% 에쿼티 파이낸싱으로 조달할 계획이었습니다. 만약 대출을 활용하더라도 단기 브릿지론이 아닌, 장기 대출을 통해 안정적으로 자금을 마련하려 했죠. 그런데 막판에 앵커 투자자와의 딜이 무산되는 바람에 상황이 급변했고, 급하게 돈을 구해야 했습니다. 금방 다시 투자금을 모을 수 있을 거라 판단해 브릿지론(단기 차입 대출)을 활용했는데... 공교롭게도 그 직후 자이언트 스텝이 시작되면서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치기 시작했어요. 브릿지론을 빌려줬던 캐피탈도 이 대출을 정육각이 단기간 상환할 것이라 믿어서 대출해 준 건데, 예상치 못한 악재가 겹치면서 수렁에 빠져버린 거죠.
브릿지론의 가장 큰 리스크는 만기 연장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입니다. 대출 상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면 채권자 입장에선 만기 연장을 거부할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3개월마다 대출 상환 가능성에 대한 평가를 받아야 했고, 그 압박감을 이겨내야만 했죠. 문제는 이런 상황 속에 놓이면 장기적인 의사결정이 불가능해진다는 거예요. 통상 인수 후에는 2~3년에 걸쳐 PMI(Post-Merger Integration) 과정을 진행하면서 충분한 호흡을 가져야 하는데, 단기 리스크 요인에 발목이 잡혀 버린 거죠. 결국 자본잠식이나 재무구조의 취약성보다는, 예기치 못한 시장 환경 변화로 인해 단기 자금 압박에 시달리게 된 것이 가장 뼈아픈 지점이었습니다.”
2. 다시 돌아가도 초록마을 인수, “아무것도 못하는 것보다는, 할 게 많은 것이 낫다”
-3개월 마다 대출 심사를 받는다는 것은, 3개월마다 어떤 성과나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2년 동안 총 7번의 심사를 받았는데요. 심사를 받고 돌아오면, 바로 다음 심사를 준비해야 했습니다. 대출 만기가 돌아오면 연장을 위한 심사 기간까지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단 한 달밖에 시간이 없는 셈이거든요. 대출 연장이 결정되자마자 다음 심사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의 반복이었죠. 그러다 보니 사업에 온전히 몰두할 시간적 여유가 절대적으로 부족해집니다. 제 역량을 모두 사업에 쏟아야 하는 상황에서, 이제 자금 조달에도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상황이었거든요.
거기에 금리 인상으로 인해 소비 심리마저 위축되면서 이커머스 시장 전반이 침체 국면에 빠져들었죠. 매출은 떨어지는데 대출 연장은 해야 하고... 일종의 악순환에 빠진 느낌이었어요. 그래도 다른 스타트업과 달랐던 희망적이었던 것 하나, 탈출구가 없어서 답답한 상황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계약금을 포기하고, 인수를 철회하는 옵션도 있었을텐데요. 잔금 납입까진 시간이 있었을테니까요.
“계약금을 포기하고 인수 계약을 파기하는 옵션도 검토해 볼 수 있는 방안이었겠죠. 하지만 당시엔 그런 옵션은 검토 대상에도 없었어요. 계약금이 87.5억 원이었으니, 그걸 포기하고 나면 여유자금이 12억 원밖에 남지 않는 상황이었거든요. 물론 계약금 일부를 돌려받는 선에서 협의가 가능했을지도 모르지만, 그때만 해도 투자 유치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기에 그런 선택지는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았고요.
다른 스타트업들은 대부분 현금이 떨어져가는 상황에서 막다른 골목에 몰린 상황이었던 반면, 저희는 좀 달랐어요. 오히려 이미 무리한 투자를 한 상황에서, 초록마을이라는 새로운 기업을 인수한 상황에서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상황이었으니까요. 스타트업 입장에선 차라리 이런 상황이 낫습니다. 대신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갈피를 잡기 어려웠죠. 만약 제가 두 번째, 세 번째 인수를 겪어본 경험이 있었다면 좀 더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어요. 4월 29일, 자금을 모두 치르고 초록마을 사무실에 앉아있던 그날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타임머신으로 다시 그때로 돌아가도 초록마을은 인수할 겁니까? 시장 상황이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는 정보가 있다고 한다면요.
“인수를 안 했어도 안 한 대로 정육각은 잘 헤쳐나갔을 겁니다. 그런데 인수를 안 했다면 오히려 회사가 진짜 어려웠을 겁니다. 주변 스타트업 창업한 동료들이 주변에 있습니다. 폐업 임박해 런웨이가 한달 정도 남은 상태에서 한 친구가 전화가 왔어요. ‘해볼 수 있는 것들을 다 해봤고, 이제 마지막 시도를 할 시간과 자원이 딱 한 번 정도 남았는데…뭘 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초록마을 인수 후, 한참 뒤에 생각해봤습니다. 정육각이 만약 초록마을은 인수하지 않고, 서서히 투자금이 떨어지는 상황이었다면? 무언가를 찾아서 위기 탈출을 시도했겠고, 열심히 했을 겁니다. 그런데 인수 이후에 정말 힘들었지만, 정육각과 초록마을 모두에게 위기를 탈출할 좋은 지렛대가 되었습니다. 사업적으로도, 제 개인적으로도요. 초록마을 인수가 없었다면 이렇게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적응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을 것 같고요. 결국 인수를 하긴 했어야 했다는 결론이 납니다.”
3. “1500개 PB 상품의 노하우를 샀다, 정육각 IT 인프라 초록마을에 적용했더니...”
-인수를 통해 얻고자 했던, 기대했던 시너지가 있었을 것입니다.
“초록마을 인수 당시 가장 중점적으로 보았던 부분은 PB 상품 개발 역량이었습니다. 초록마을은 약 1500개의 PB SKU(Stock Keeping Unit, 재고유지단위라는 뜻으로 유통 기업에서 상품 분류 및 수량 관리를 위해 나눈 단위. 쉽게 ‘개수’라고 생각하면 된다)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엄청난 시간과 노하우가 축적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어요. 보통 식품 PB 상품 하나를 개발하는 데 3개월이 소요되고, 담당자 1인이 최대 연간 10여 개 정도를 개발할 수 있다고 하니, 1,500개의 상품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적어도 100명 이상의 인력이 1년 이상 매달려야 하는 규모의 작업인 셈이죠.
정육각이 지난 7년간 약 110개의 PB를 만들었는데, 사실은 10개 정도인 셈입니다. 같은 삼겹살이나 목살 안에서 두께나 부위가 조금 다른 제품이었을 뿐이거든요. 정육각이 PB 상품을 확대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드는 셈이었죠. 물론 정육각도 매출을 늘려 성장을 지속할 수는 있겠지만, 언젠가는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어요. 소비자들은 우리에게 신선한 상품을 빠르게 선보일 것을 기대하지만, 그 기대에 부응하기란 쉽지 않거든요. 직원들과 투자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눈높이 역시 이미 높은 수준에 있고요.
그런 상황에서 상품 개발이라는 시간 경쟁에서 앞서 나가려면, 오랜 시간 동안 노하우를 쌓아온 기업을 인수하는 것 말고는 뾰족한 대안이 없었어요. 초록마을의 PB 개발 역량과 오프라인 매장 인프라가 인수의 핵심 포인트가 되었던 거죠.”
-초록마을은 대상 그룹 안에 있을 때 5년 동안 적자가 나던 계열사였습니다.
“당연히 인수 전에는 ‘우리가 적자를 개선할 수 있다’는 계산을 갖고 들어갔죠. 통상 인수 후 PMI 과정에 2~3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 기간 동안 초록마을을 안정적으로 흡수하고 수익화를 완성한다는 계획이었지만 틀어졌습니다. 낮에는 초록마을과 정육각의 적자 개선을 위한 사업을, 밤에는 대출 연장을 위한 투자 유치 자료 작성했습니다. 중간중간 투자자 미팅도 다녔고요. 지난 2년 동안 생존을 위해 전력 질주하는 동시에 장기적 성장을 도모해야 하는, 일종의 분열적 상황이었던 셈이죠.”
-정육각도 적자 상황에서 적자인 초록마을을 더한다...시너지를 생각했지만, 단순 계산하면 적자에 적자를 더한 구조였습니다. 오히려 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질 수도 있었을텐데요.
“초록마을 인수 당시 정육각은 단순히 매출 규모만 늘리는 것으로는 적자를 탈출하기 어려운 비용 구조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BEP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매출부터 비용까지 모든 구조를 손봐야 하는 상황이었죠. 반면 초록마을은 2200억 원 이상 매출만 회복한다면 흑자 전환이 가능한 사업 모델이었습니다. 두 회사가 놓인 상황과 처방이 다른 것이었죠.
인수로 정육각 입장에서는 초록마을의 사업 노하우와 시간을 흡수했고, 초록마을로서는 정육각의 IT와 물류 역량을 전수받았습니다. 인수 전, 초록마을은 물류를 외주에 의존하고 있어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리기 어려운 구조였어요. 매출이 늘어나도 그에 비례해 물류비가 증가하다 보니 수익성 개선에 한계가 있었던 거죠. 하지만 정육각의 자체 물류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물류비용을 고정비화 할 수 있게 되었고, 그 결과 매출 증대가 수익 향상으로 직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게 됐습니다. 게다가 물류를 직접 통제함으로써 현장의 문제 상황에 훨씬 빠르고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되었죠. 외주 물류를 이용하던 때에는 실물 관리에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모되곤 했는데, 이제는 그런 비효율을 제거할 수 있게 된 겁니다.
IT 시스템 역시 마찬가지였어요. 초록마을 앱은 정상적인 서비스가 어려울 정도로 낡고 불안정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정육각이 자체 서비스 기획과 디자인, 개발 역량을 모두 갖추고 있었기에, 단기간에 현대화된 앱으로 전면 개편할 수 있었죠. 그 결과 초록마을의 온라인 매출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초록마을도 앱이 있습니다. 정육각 IT 인프라의 효과는요?
“초록마을 매출 중 앱에서 나오는 매출이 5% 내외였는데, 현재는 8~9% 수준까지 늘었습니다. 비중으로는 적지만, 작년 매출 규모가 약 1900억원쯤 되기 때문에 액수로는 큰 금액이죠. 정육각의 IT 인프라가 적용된 것은 단순 앱만이 아닙니다. 과거에 매장에서 배송을 나가는 제품을 추적하고 관리하는 인프라도 없었습니다. 현재는 모두 IT 시스템으로 배송이 통제되고 있습니다.”
4. “올해는 정말 정육각 흑자 전환 가능할지도... 이제 합쳐 매출 2000억원 넘는 회사”
-인수 후, 뜻대로 못한 아쉬운 것도 있나요.
“점포를 새로 출점해야 했는데, 시장이 위축되고 금리가 높다보니 출점이 어려웠습니다. 그 와중에 본체인 정육각의 재무 리스크가 계속 회자되다 보니…시장에서 새로운 가맹점주를 모집하는 것도 어려웠어요. 시장 신뢰도가 떨어졌던 것이 제일 어려웠는데, 최근엔 내부가 활기차졌고 투자 유치로 신뢰가 많이 회복된 상황입니다.”
-정육각의 작년 매출은요?
“400억원이 조금 안 됩니다. 올 3분기 정도 손익분기점 도달, 혹은 흑자 전환이 목표고요. 그쯤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재무적 리스크가 해소됐기 때문에, 이제 마지막 남은 돌이 정육각의 BEP 거든요. 이제는 정말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초록마을을 인수하지 않았다면, 정육각이 훨씬 더 빨리 손익분기점에 도달했을 수도 있습니다.
“외부에서 평가할 때는 초록마을 인수를 두고 시너지 효과에 대해 의견이 엇갈릴 수 있겠죠. 하지만 저희 내부적으로는 다시 돌아가더라도 초록마을 인수는 반드시 해야 할 선택이었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정육각이 단독으로 BEP를 달성한 회사의 가치와 정육각, 초록마을이 함께 BEP를 넘은 회사의 가치는 분명 다를 테니까요. 다만 인수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로 BEP 달성이 다소 지연된 건 사실입니다. 그런 점에서는 좀 더 빨리 BEP를 달성할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한편으로는 초록마을 없이 정육각 혼자서 매출과 수익을 키워나갔다면 그 다음 도전을 모색하기가 어려웠을 거예요. 요즘 시장 분위기가 성장보다는 수익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무작정 돈을 태워가며 외형을 키우기보다는, 의미 있는 수준의 이익을 꾸준히 내면서 규모를 확대해 나가는 게 중요하거든요.
정육각은 초록마을과 합쳐짐으로써 연 매출 2000억 원을 넘어서는 규모의 회사로 성장했습니다. (2023년 매출 약 2006억원) 확보된 고객 기반과 사업 기회도 더 많아졌고요. 사실 이 과정에서 잃은 것도 있었지만, 그로 인해 시장에서의 입지는 확실히 달라졌어요. 이제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의 폭이 훨씬 넓어진 만큼, 앞으로 차근차근 사업을 확장해 나갈 발판은 마련되었다고 봅니다. 만약 정육각이 혼자 힘으로 BEP를 달성했더라면 그다음 행보에 대한 고민이 깊어 졌겠죠. 어떻게 하면 다시 고속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 또 어떤 식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지 말이에요. 어쩌면 그때 또 다른 M&A를 고민했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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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양쪽 겹치는 소비자는 5%, 식품 시장은 맛·안전·가격 프리미엄으로 나뉜다”
-생각해보니 초록마을의 육류 제품 공급을 정육각이 대부분 맡고 있겠군요. 정육각에서도 팔리는 초록마을 제품이 있나요.
-가격 경쟁력 시장의 규모가 제일 클 것 같습니다. 마트와 쿠팡의 핵심은 ‘할인’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니까요.
-맛과 안전 프리미엄 시장의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군요. 그렇다면 이 시장의 소비자들은 어떤 특성이 있나요. 정육각과 초록마을 고객의 인구통계학은?
6. 차별화 전략은 PB, “콩껍질까지 유기농인 콩물은 아마 우리뿐”
-그동안 신선식품을 비롯해 많은 스타트업들이 식품 산업에 도전장을 냈습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니 막상 크게 성공한 스타트업이 없습니다. 규모는 커도 대부분 적자기도 하고요.
-예를 들어 어떤 PB과 경쟁사와 차별화되나요.
-식품 유통 시장에서 더 이상 혁신이 가능할까요. 혁신을 한다면요?
7. 스타트업 문화의 문제, “산출물과 성과가 다르다. 가끔은 톱다운이 필요할 수도”
-스타트업이 스타트업 인수 있어도, 대기업 계열사 인수는 드뭅니다.
-스타트업의 DNA가 반드시 옳지도 않습니다. 스타트업 DNA의 문제도 있죠.
8. 구조조정 이후 채용 보수적으로 바뀌어...“‘우리가 과연 이 분의 인생을 책임질 수 있을까’를 더 많이 고민하게 돼”
-톱다운 운영의 문제점도 있습니다.
-정육각도 구조조정을 했습니다. 구성원의 절반이 회사를 떠났는데요. 그전과 후, 창업자는 무엇이 가장 달라지나요.
-올해의 목표는요. 매출이나 미션이나 무엇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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