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셋값 오르니 갱신계약↑…57%는 보증금 올려

올해 서울 아파트 전세계약 중 갱신계약 35%…전년比 8%p↑
증액 갱신 50%대로…“전셋값 상승으로 보증금 올리는 사례 증가”

(시사저널=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22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들어 지난 17일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전세 계약 3만6247건 가운데 갱신계약이 1만2604건으로 전체의 35%를 차지했다. ⓒ연합뉴스

올해 서울 아파트 전세 계약 중 갱신계약 비중이 작년에 비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셋값이 꾸준히 오르면서 보증금을 올리는 '증액 갱신' 비중도 커졌다. 

22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들어 지난 17일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전세 계약 3만6247건 가운데 갱신계약이 1만2604건으로 전체의 35%를 차지했다. 작년 서울 아파트 전세 계약 중 갱신계약이 27%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비율이 8%포인트 늘었다.

월간 기준으로 보면 작년에는 갱신계약 비율이 매달 25∼29%로 30%를 밑돌았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1월 31%, 2월 39%, 3월 35%, 4월 36% 등으로 30%를 넘어섰다.

갱신계약 비중이 커진 것은 아파트 전셋값이 상승하자 기존 세입자들이 이사 대신 기존 전셋집에 계속 사는 것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작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 10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규 입주물량이 줄면서 전세 매물도 부족한 상황이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3만508건으로 작년 초(5만4666건)에 비해 44% 줄었다.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월 593가구, 3월 960가구, 4월 491가구 등으로 최근 3개월 연속 1만 가구를 밑돌았다. 

전셋값이 오르면서 갱신계약 중 전세보증금을 기존 계약보다 올린 증액 갱신의 비중도 커졌다. 올해 체결된 서울 아파트 전세 갱신계약 가운데 보증금을 올린 계약은 7154건으로 전체의 57%를 차지했다. 작년(46%)보다 11%포인트 올랐다.

증액 갱신 비중은 지난 2022년 90%에 달했지만, 2022년 하반기부터 작년 상반기까지 전셋값이 떨어지면서 작년 40%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 전셋값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증액 갱신 비중이 올해 작년 11월 50%, 12월 52%, 올해 1월 54%, 2∼4월 58% 등으로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보증금을 낮춘 계약의 경우 지난해 41%를 차지했지만 올해에는 29%에 그쳤다. 보증금을 동결한 계약은 15%로 작년(14%)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작년까지만 해도 전셋값 하락의 영향으로 증액 갱신이 줄고 감액 갱신은 늘었지만, 최근 전셋값이 상승하면서 오른 시세에 맞춰 전세 보증금을 올리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