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절실했기에 더욱 기쁜 승리' - 서한 GP 장현진
지난 시즌 지우고 2024 시즌 챔피언 겨냥
서한 GP의 포디엄 싹쓸이 이끈 베테랑
전날 진행된 개막전에서의 아쉬움이 있었던 만큼 장현진은 승리의 기쁨을 한껏 누렸고, 나아가 팀메이트 김중군, 정의철 등이 2위와 3위에 오르며 '서한 GP가 이뤄낸 완벽한 승리'에 방점을 찍으며 더욱 특별한 순간으로 기록되었다.
슈퍼레이스 2라운드에서 우승을 차지한 장현진은 과연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장현진(이하 장): 먼저 기쁘다. 당연히 기쁜 일이고, 또 포디엄 모든 자리를 서한 GP가 채워 더욱 특별하고 기억에 남는 레이스가 될 것 같다.
그리고 돌이켜 보면 폴 투 윈이 얼마만인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라 이번 승리가 더욱 특별한 순간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사실 지난 시즌, 포디엄에는 몇 번 올랐지만 승리를 챙긴 적이 없었기에 이번 승리가 더욱 만족스럽다.
사실 개막전에도 이기고 싶었지만 여러 문제로 인해 상위권에서 밀려나 아쉬움도, 또 속상함도 많았는데 '아쉬움이 길지 않게' 곧바로 2라우든에서 우승을 차지할 수 있어 2024 시즌을 보다 기분 좋게 시작한 것 같다.
또 팀 전체로 보더라도 어제는 정의철 선수가, 그리고 오늘은 서한 GP 모두가 포디엄에 오르며 팀 경쟁 부분, 그리고 넥센타이어의 '타이어 챔피언십' 부분에서도 큰 성과가 있었다. 팀원으로는 최고의 시작이라 생각한다.
장: 사실 스타트만 잘하면 내 페이스대로 레이스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실제 스타트도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경기가 시작되니 등 뒤에 있는 선수들이 계속 의식되었다. 특히 김중군 선수가 정말 신경 쓰인 것 같다.
같은 팀이지만 결국 챔피언을 두고 경쟁하고 있고, 또 김중군 선수 역시 개막전 예선, 결승 그리고 2라운드 예선 역시 상당한 퍼포먼스를 보여줬기에 '내가 실수하면 당한다'라는 생각이 머리 속에 가득해 무척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최대한 내 페이스를 유지하면서도 지속적으로 뒤에서 쫓아 오는 김중군 선수의 추격을 막을 준비를 했고, 또 정의철 및 오한솔(오네 레이싱) 선수들의 위치, 간격 등을 계속해서 인지하려고 노력했다.
장: 이런 표현이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김중군 선수가 추월을 시도할 것'이라는 예측은 했다. 사실 이전에도 비슷한 상황에서 김중군 선수가 기습적으로 추월을 시도하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충돌 상황은 '아 이정도에서 김중군 선수가 추월 시도를 하겠구나'라는 순간이라 어느 정도 준비를 하고 안정적으로 블로킹 라인으로 주행을 이어갔지만 김중군 선수가 생각보다 빠르게 파고들며 일이 발생했다.
여기에 약간의 스핀 등이 생긴 탓에 결국 충돌하게 된 것 같다. 충돌로 인해 스티어링 휠이 틀어져서 당황했지만 레이스를 마무리하기엔 큰 문제가 없었고, 김중군 선수 역시 마지막까지 달릴 수 있어 다행이었다.
장: 그런 생각에도 동의한다. 사실 지난 시즌 내 스스로 승리가 없는 것에 '뭐라도 좀 해야지'라는 식의 강박증으로 이어진 것 같다. 그리고 그런 부분이 나다운 주행, 혹은 '나만의 레이스'를 이어가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어제의 개막전까지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날씨, 주행 및 레이스카 등 여러 문제들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았다. 게다가 개막전 결승 역시 티를 내진 않았지만 여러 문제로 마음껏 달리지 못한 상황이 답답하고 또 화가 나기도 했다.
어쩌면 이런 심리적 상황이 오늘 결승 내내 '내 주행'에 집중하지 못하고 뒤에서 쫓아 오는 김중군 선수를 의식하고, 압박감을 느끼게 된 것은 아닐까 싶다. 그래도 우승을 해서 그런 부정적인 것들을 단 번에 떨친 것 같아 다행이다.
장: 선수 개인적인 부분은 물론이고 팀 모두가 힘든 부분이었다. '약간의 차이'도 아니고 어제는 비가 내리고, 노면이 젖었고 오늘은 마른 노면에 약간 기온이 오른 상황이었으니 모두가 힘들었던 것 같다.
게다가 시즌 개막전이기 때문에 '어떤 선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라 팀 역시 제한된 환경 속에서 세 선수를 신경 쓰고 뒷받침하는 것이 분명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정말 팀의 노고 덕에 더블 라운드를 잘 치를 수 있었다.
선수 개인적으로는 젖은 노면에서의 레이스, 마른 노면에서의 레이스가 완전히 다른 부분이 스트레스였을 것이다. 참고로 내 개인적으로는 위험성이 큰 젖은 노면은 그리 선호하지 않은 편이고, 주행 역시 역시 마른 노면 보다는 신중한 편이다.
장: 다른 팀의 선수들도 분명 뛰어난 기량을 갖췄고, 올 시즌 함께 경쟁해야 하지만 나 역시 '팀 내 경쟁'이 가장 치열하고, 가장 힘든 경쟁이라 생각한다.
더블 라운드에서 우승을 차지하진 못했지만 김중군 선수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대폭 향상된 퍼포먼스를 연이어 선보이고 있고 11년 만에 복귀한 정의철 선수는 더블 라운드에서 1위와 3위를 차지하며 포인트 선두로 나선 탓에 의식될 수 밖에 없다.
올해 합류한 정의철 선수는 경기 운영, 포인트 관리 그리고 최근 자기 관리에 대한 철저한 모습 등 모든 부분에서 무척 인상적인 모습이고, 볼가스 모터스포츠 등에서 기량을 과시한 만큼 올 시즌 동료의 '시너지 효과'는 물론 '경쟁'을 기대하고 있다.
여담이지만 정의철 선수가 정말 최선을 다해 자기관리를 하는 것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잘 안보여서 그렇지, 나 역시 '은퇴의 순간'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치기 위해 꾸준히 자기 관리를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장: 사실 선수의 개인적인 욕심이라 한다면 더 많은 팀, 선수들과 함께 더욱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이 도전 의식을 고취시키고 또 선수 개인의 발전에도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 부분에서 일부 팀들의 이탈은 분명 아쉬운 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개인의 힘, 혹은 바람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는 부분이기에 지금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여전히 강력한 경쟁력을 가진 선수들이 경쟁하고 있고 팀 내에서의 경쟁도 정말 치열한 상황이다.
장: 다른 선수들도 KIC에 대한 경험이 많겠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업무 등으로 인해 다른 서킷보다 KIC에 대한 경험이 더욱 많은 편이다. 지금도 매달 400~500랩을 주행을 할 정도로 자주 달리고, 또 그만큼 익숙한 무대다.
그렇기에 트랙에 대한 우려는 없다. 다만 피트 스톱 레이스라는 '형식' 자체가 운영에 대한 전략이나 고민 등이 필요한 부분이다. 3라운드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차분히 고민하고, 팀과 협의하며 최선의 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피트 스톱의 시기, 그리고 시즌 전체의 운영에 있어 핸디캡 웨이트에 대한 대응 등 분명 고민할 부분은 많다고 생각한다.
장: 우선 팬 여러분들이 보고 응원하시기에 즐거운 레이스가 되었길 바라며, 현장에 찾아와서 응원해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단순히 방송에서, 혹은 간접적으로 보여지는 레이스랑 이렇게 슈퍼레이스처럼 팬 여러분들과 바로 앞에서 호흡하고, 인사하고 그리고 경기를 펼칠 수 있는 레이스는 완전히 다른 것 같다. 특히 팬 여러분의 환호와 응원을 받을 때 감동 같은 게 있다.
그리고 그 환호, 응원을 받고, 스스로를 입증하기 위해 이 무대를 선망하고 또 노력하는 아마추어 선수들, 후배 선수들도 분명 등장하고, 성장해 또 새로운 '챔피언'으로 발전하고 성장할 것이라 생각하는 만큼 '팬의 소중함'은 더욱 크게 느껴진다.
때문에 팬 여러분께 요청할 것이 있다. 팬들께서 현장에서 응원하지 않는 선수, 혹은 잘 모르는 선수들이 만날 수도 있는데 그럴 때 그 선수들에게 인사 한 마디, 응원과 격려의 한 마디를 해주신다면 정말 큰 선물이 될 것 같다.
서울경제 오토랩 김학수 기자 autolab@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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