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올 일만 남았나" 카카오톡 피크론의 실체 [IT+]
카톡 MAU 22만명 감소해
젊은층 주로 SNS 메신저 사용
국내외 시장서 새 전략 펼쳤지만
별다른 효과 나타나지 않아
해외 MAU도 줄어드는 중
카톡 반등할 수 있을까
카카오톡 국내 MAU(월간활성화지수)가 22개월 만에 4500만명대 아래로 주저앉았다. 젊은층의 외면이 나쁜 영향을 미쳤다. 카카오톡의 해외 MAU도 줄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심각한 상황이다. 문제는 내수와 해외 시장에서 반등하기 위해 꺼낸 전략이 모두 통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카카오톡엔 정점에서 내려갈 일만 남은 걸까.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갑작스럽게 위기론에 휩싸였다. 모바일 앱 시장조사업체 모바일인덱스의 조사 때문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카카오톡의 3월 MAU(월간활성화사용자수)는 4497만2002명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2월(4519만3468명) 대비 22만1466명 줄어들면서 MAU가 1년 10개월 만에 4500만명 아래로 주저앉았다.
전문가들은 카카오톡의 MAU가 감소한 원인으로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SNS의 메신저 서비스를 꼽는다. 청년세대가 페이스북 페메(페북메시지),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 메시지) 등 SNS 내 메신저 기능을 주로 사용하면서 카카오톡을 대체했다는 거다.
디지털 마케팅 플랫폼 기업 나스미디어의 조사에 따르면 2022년 카카오톡을 사용하고 있다고 응답한 10대는 94.8%였는데, 이 비율은 1년 만인 2023년 85.0%로 떨어졌다. 카카오톡을 1순위 메신저로 사용한다고 응답한 10대 비율 또한 2022년 69.8%에서 2023년 59.5%로 하락했다.
실제로 10대는 인스타그램 DM을 '기본 메신저'로 사용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나스미디어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을 1순위 메신저로 사용한다고 응답한 10대 비율은 2022년 23.7%에서 2023년 32.2%로 올라갔다. 20대 또한 5.3%에서 8.4%로 상승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카카오톡의 위기는 제법 심각하다. 지금처럼 1020세대가 카카오톡을 외면하고 SNS의 메신저를 선택한다면, 카카오톡의 점유율도 계속해서 하락할 공산이 크다. 이런 위기가 카카오톡만의 문제인 것도 아니다.
카카오톡은 카카오의 핵심사업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매출 8조1060억원 중 26.0%(2조1090억)를 '톡비즈'에서 만들어냈다. 톡비즈는 카카오톡 광고나 쇼핑탭(이모티콘·선물하기·톡스토어) 등 카카오톡 앱 내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다. 톡비즈 매출을 확대하려면 카카오톡의 이용자 수가 지금보다 더 늘어나야 한다.
결국 카카오는 카카오톡의 MAU 하락세를 억제하고, 이용자 수를 늘릴 새로운 동력을 찾아내야 한다. 이를 인지한 카카오 역시 국내외 시장에서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문제는 이게 제대로 통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국내 시장을 살펴보자. 카카오는 지난해 5월 카카오톡에 '채팅방 조용히 나가기' 기능을 도입했다. 9월엔 '전화번호로 친구 추가'를 옵션으로 만들었다. 최근엔 카카오톡 프로필 탭 하단에 카카오스토리를 없애고 '펑' 서비스를 탑재했다. 펑은 카카오톡의 SNS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한 서비스로 주목을 받았다.
카카오톡 이용자는 펑을 통해 글·사진·동영상에 각종 이모티콘과 음악을 추가해 업로드할 수 있다. 게시한 내용은 24시간 동안만 보인다. 인스타그램의 '스토리' 기능과 유사한 서비스다. 인스타그램에 맞서 카카오톡 기능을 고도화해 이용자 지표를 끌어올리고 광고 수익을 더 늘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카카오톡의 새 기능들은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카카오톡 MAU가 감소한 건 이용자의 호응이 신통치 않았다는 방증이다. 그렇다면 해외시장은 어떨까.
카카오는 2022년을 기점으로 카카오톡의 글로벌화를 꾀했다. 그해 6월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는 "전 세계 다양한 사람들이 공통으로 흥미를 느끼는 주제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카카오 유니버스(메타버스)'를 소개했는데, 그 선봉을 카카오톡이 맡았다.
카카오톡의 '오픈채팅' 기능을 강화해 '모르는 사람'과 관심사를 공유하는 커뮤니티 서비스 '오픈링크'를 만들겠다는 게 첫번째 전략이었다. 아는 사람 간의 연결 서비스를 넘어 '모르는 사람'끼리 가벼운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이를테면 인스타그램의 DM과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단 거다. 그런데 지난해 상반기에 카카오톡과 분리해 별도 서비스로 내놓겠다던 계획은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이다.
고육지책으로 카카오톡은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을 가리지 않고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오픈채팅'의 고도화를 꾀했지만, 해외 유저로부턴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2021년 3분기 744만7000명이었던 카카오톡의 해외 MAU가 지난해 3분기 522만명대로 추락했을 정도다. 국내외 시장에서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카카오톡은 '반등 포인트'를 마련할 수 있을까.
조서영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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