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변수·美 PCE에 불안한 환율…원달러 어디로
IMF때보다 큰 하락폭·당국 경계
1400원 안착 쉽지 않아
중동 변수·美 경제 지표에 높은 변동성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이 일단 소강상태에 들어서면서 원·달러 환율이 일단 1380원 초반으로 진정됐다. 하지만 불안 요소가 모두 해소된 것은 아니다. 언제든지 다시 불거질 수 있는 중동 위기와 줄줄이 발표되는 미국 경제지표가 환율을 다시 자극할 가능성이 남았다는 점에서다.
시장에서는 최근 원화 가치 낙폭이 과도했다는 점과 외환당국의 실거래 개입에 대한 경계심으로 한동안 1400원대 재진입이 쉽지 않다고 보면서도, 중동 불안과 미국의 경기 지표 발표에 따라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2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50분 현재 전 거래일(1382.2원) 보다 0.6원 내린 1381.6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환율은 전일대비 6.2원 내린 1376.0원에 장에 나서 점차 낙폭을 줄여갔다. 장중 고가는 1382.2원이며 저가는 1376.0원이다.
최근 환율은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다. 지난 16일 역대 4번째로 1400원 대를 터치했던 원·달러는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을 비롯해 미국과 일본 재무장관까지 최근 환율 급등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이틀 연속 하락해 1370원 선으로 밀려왔다.
하지만 연준 인사들의 연이은 매파적 발언에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이 후퇴하고, 이스라엘 미사일의 이란 타격 소식에 지난 19일에는 다시 1390원 대로 급등했다가, 오후에는 중동 이슈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시장의 분석에 다시 1380원대로 밀려났다.
이달 들어 20일 동안 환율이 10원 가까이 상승한 날은 5일이며, 10원 가까이 하락한 날도 이틀로 극심한 변동성 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중동 지정학적 이슈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과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 변화에 따라 한동안 국내 금융시장이 출렁일 수 있다고 본다.
이스라엘과 이란 분쟁의 소강상태에도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시설 인근 군기지를 겨냥해 언제든지 다시 타격할 수 있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냈고, 이란 역시 이스라엘의 추가 도발시 최고 수위로 응징에 나설 것을 천명하면서 긴장의 불씨가 여전히 살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달 말에는 이달 말에는 연준이 중요하게 여기는 물가 지표인 PCE(26일)와 1분기 GDP(25일)가 발표되고, 5월 1일에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열린다. 시장의 3월 PCE 물가 전망치는 2.6%로 예상보다 큰 숫자가 나올 경우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며 강달러가 야기될 수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3월 근원 PCE물가는 제한적 둔화가 예상된다"면서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재확인되면 고금리가 당초 예상보다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중동 정세 확인과 미국 경기 지표 발표, 5월 FOMC 결과에 따라 환율의 향방성이 정해질 것으로 본다. 다만 최근 원화 가치 하락이 과도했다는 점에서 당국의 개입 경계에 따라 단기간 1400원대 재진입 후 안착 가능성 낮게 보고 있다.
올 들어 지난 19일까지 달러가치가 4.8% 오를 동안 원화는 7.3% 떨어져, 호주(-5.8%)와 대만(-6.0%)보다 낙폭이 크다. 같은 기간 외환위기 전인 1997년(5.8%)와 2008년 금융위기(6.9%)보다 더 크게 떨어졌다.
문정희 국민은행 연구원은 이번주 원·달러 예상 범위를 1350~1395원으로 봤다. 그는 "중동 확전 제한과 당국의 적극적인 스탠스, 배당 주간도 지나감에 따라 1400원대 진입을 위해선 추가 재료가 필요하다"면서도 "다만 미국 지표가 서프라이즈를 보인다면 원·달러 추가 상승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번주 환율 예상범위를 1350~1410원으로 제시하면서도 정부 개입 등을 고려해 1400원대 안착은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박상현 연구원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작전 등 중동 불안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할 잠재적 위험"이라고 진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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