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경제 상황, 기업 밸류업이 마중물 돼야 [더 나은 경제, SDGs]

2024. 4. 22.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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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ABC 방송은 이스라엘이 이란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에서 발사한 미사일이 이란 본토 중부의 이스파한을 공격했고, 미국 당국자가 이를 확인했다는 게 보도 내용이다. 미국 CNN과 뉴욕타임스(NYT)도 “이스라엘 국방부 관계자가 이란을 공격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사진=픽사베이
이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이란이 무인기와 미사일 약 300기를 동원해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한 지 불과 엿새만의 보복 공격이다.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이 알려진 지난 19일 오전 아시아 주식시장과 금융시장은 출렁였다. 일본 닛케이지수(닛케이225 평균주가)는 전장 대비 3.53%나 빠졌고, 중국·홍콩·대만 등의 주요 지수를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인 호주의 S&P/ASX 200지수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도 급등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66% 올라 한때 배럴당 85.76달러에 거래됐고, 브렌트유도 3.44% 상승해 90.11달러를 기록했다.

한국 증시도 큰 영향을 받았다.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34.01포인트(1.29%) 떨어진 2600.69로 출발해 장중 한때 3% 넘게 떨어진 2553.55까지 밀렸다 종가는 전날 대비 42.84포인트(1.63%) 내린 2591.86으로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전 거래일보다 13.74포인트(1.61%) 내린 841.91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10일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5% 상승했다고 발표되자 미국 내 주요 관계기관과 전문가들이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연내 사실상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도 4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와 같은 연 3.5%로 동결했다.

최근 중동 사태와 더불어 미국 내 금리 인상 지연 가능성 등 한국 경제를 흔드는 외부 요인이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또 지난해 국가채무가 1126조7000억원으로, 처음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50%를 넘어서며 나라 살림에도 위기 신호가 왔다. 초고위험 투자 상품인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자산 주가연계증권(ELS)의 불완전 판매 사태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발(發) 부실채권 리스크도 현재 진행형이다.

상위 10개 저축은행의 작년 말 현재 부동산 PF 대출 중 요주의 채권(연체 기간이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 규모는 2조5604억원으로 전체 대출의 58.1%를 차지하고 있고, 지난 연말 6.9%였던 부동산 PF 연체율은 올해 하반기 10% 이상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좀처럼 가라앉을 줄 모르는 고유가, 고환율도 가계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국내 가구당 월 소득은 1년 전보다 평균 3.9% 올랐지만,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임금은 1.1% 줄어 2년 연속 감소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자산인 직장 급여가 올라도 실제 물가상승률을 따라잡기 힘든 상황이다.

대다수 국민은 소득자산과 자본자산을 병행해 자산형성을 도모하고 있다. 임금 등의 소득으로만 가계 경제를 온전히 뒷받침하기 어려운 탓이다. 2022년 말 국내 증시 투자자는 1440만명, 가상화폐 시장 투자자는 670여만명에 각각 이른다. 덕분에 2023년 말 한국 증시 시가총액은 2558조원으로 주요국 중 13위 수준이었고, GDP 대비 시총도 116.2%를 기록했다. 증시는 이제 실물경제를 상회하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주도하는 기업 밸류업 가이드라인 제정의 고민도 여기서 출발해야 한다. 밸류업의 시행이 기업을 대상으로 한 더 나은 산업환경 조성, 가치 극대화에만 목표가 맞춰져서는 안 된다. 국민의 자본자산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프로그램이 되어야 하며, 이른바 개미 투자자와 개인 주주의 목소리도 담겨야 한다. 어려운 경제 상황을 맞아 그렇게 될 때 기업 밸류업이 경제 회복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

김정훈 UN SDGs 협회 대표 unsdgs@gmail.com

*김 대표는 한국거래소(KRX) 공익대표 사외이사, 유가증권(KOSPI) 시장위원회 위원, 유엔사회개발연구소(UNRISD) 선임 협력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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