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 Work Smart vs Smart Work
제조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후배가 고민을 호소한다. 회사 단지내 사무실과 공장이 함께 있는데, 사무실은 쾌적하고 휴게실이 별도로 존재한다. 휴게실 내에는 직원들이 언제든지 음료를 마실 수 있고, 안마기, 많지는 않지만 최근 잡지와 책을 구비해 놓았다고 한다. 생산 현장과 사무실이 불과 20m밖에 되지 않아 사무동 1층을 홍보관, 회의실, 휴게실로 구성했다. 나름 직원의 복지에 관심을 갖고 투자를 했지만, 직원들의 반응이 좋지 않았다. 생산직원들은 걸어가는 것도 귀찮고, 마치 남의 집에 가는 것 같다고 한다. 사무직 직원들도 1층까지 내려가 음료 마시고 쉬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불편하다고 한다. 생산 공장의 휴식 시간에는 사무직은 가능한 휴게실 사용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이다.
후배는 직원들이 가면 갈수록 더 편안하길 바라며, 쉽게 일하려고 한다며 우려를 표시한다.
생산성은 갈수록 떨어지는데, 도전적 목표를 정해 열정적으로 추진하는 직원이 없다고 한다.
회사는 갈수록 어려워지는데, 선진 해외 시장으로 나가기에는 한없이 역량이 부족하고, 국내 경쟁은 너무나 치열해 현재의 가격 경쟁력으로는 버틸 수 없는 상황이다.
후배는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옮기고, 한국에서는 구매, 마케팅과 영업, 연구개발에 집중할 생각이다. 생산 공장의 경우, 낮은 생산성과 높은 인건비도 문제이지만, 젊은 직원들이 없다.
기존에 있던 젊은 직원들은 회사를 떠나고 있다. 직원들과 국내 1위의 제조 기업이며 2030년 매출 1조를 비전으로 강조했지만, 할 수 있다는 의지도, 하겠다는 열정도 찾아볼 수 없는 조직 분위기라며 걱정이 많다.
회사의 조직문화를 바라보는 두 시각이 있다.
하나는 성과 중심의 사업의 지속 성장을 추구하는 조직문화이다. 바람직한 모습과 목표를 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전략과 중점 과제를 만들고 악착 같이 실행해 가는 문화이다. 이들에게는 이겨야만 하는 목표가 있고, 이길 수 있는 성공 DNA가 리더를 중심으로 계승되어 생산성을 높이고 성과를 창출하는 원동력이 된다.
다른 하나의 모습은 워라밸 (Work and Life Balance)이다. 작업 환경이나 조건의 아늑함과 편안함을 추구한다. 제도와 일하는 방식에서 소통과 협업을 통한 수평 문화를 강조한다. ~씨, ~님, ~프로라는 호칭의 통일, 직급 체계의 단순화, 상호 존대, 선후배가 아닌 수행 업무의 담당자로 인정과 존경받길 기대한다. 워라밸을 중시하는 이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회사의 사업구조, 성장 가능성, 경쟁력 보다는 회사의 위치, 근무 형태, 유연 근무 여부, 작업 환경이나 조건, 조직 분위기이다. 이들은 직무 경력이나 전문성을 쌓으면 회사는 언제나 떠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Work Smart vs Smart Work
Work Smart는 ‘사고와 일하는 방식의 전환을 통한 생산성 향상을 도모해 가는 활동’이다. 생산성을 높여 회사의 지속 성장을 추구한다. 사업과 관련된 생각의 전환을 강조한다. 근면 성실은 기본이며, 일하는 마음가짐의 바탕에는 성과가 중심이다.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일을 수행하여 더 가치 있는 성과를 낼 것인가에 집중한다.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아 개선해 나가는 접근 방법을 사용한다. 나아가 바람직한 모습을 정하고, 이를 추진하기 위한 전략, 중점 과제를 설정하고 혼신의 힘을 다하라고 강조한다. 이들이 추구하는 조직문화는 강한 이기는 문화이며, 성공 DNA를 찾아 계승하고 발전시킨다. 이들은 기업은 친목단체가 아니라고 한다. 기업이 지속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성과(이익)을 창출해야만 하고, 이를 위해 조직문화도 존재한다고 한다.
Smart Work는 ‘작업 환경이나 조건을 개선하여 임직원이 언제 어디서나 편안하고 유연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활동이다. 임직원의 주된 근무 수행 환경 요소인 공간과 시간을 어떻게 하면 보다 편안하고 안정적이며 효율적으로 관리할 것인가에 출발한다. 스마트워크의 관점에서 대두되는 이슈는 크게 3가지이다.
첫째, 작업 공간의 편안하고 효율적인 마련이다. 좁은 공간에 빽빽하게 둘러싸인 책상에 놓인 PC와 전화기, 회의와 쉴 수 있는 공간도 없고, 옆 사람의 숨소리가 들리며, 나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상황이라면 어떤 기분이 들겠는가?
둘째, 근무 시간과 형태의 유연이다. 재택근무를 경험한 임직원은 그 편안함을 만끽했다. 장단점이 있기에 재택근무만 가져갈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굳이 9시 출근 6시 퇴근, 주 5일 근무를 강요하기 보다는 근무 상황과 개인 니즈에 따라 근무 시간과 형태를 다양하게 운영하길 바란다. 이들은 근무 형태의 유연화가 성과에 영향을 주며, 회사에 대한 만족도 높아진다고 한다.
셋째, 수평 문화의 정착이다. 우리나라의 기업 역사가 70여년밖에 되지 않음을 고려할 때, 베이비붐 세대와 MZ세대 간의 갈등은 시사점이 많다. 경제적 부 등의 차이가 가져온 소통은 경영의 중요한 화두가 되었다. 연계하여 협업의 중요성도 대두되어 회사는 수평 문화의 중요성을 절박하게 느낀다. 소통의 활성화를 위해 호칭과 직급체계 단순화 등 인사제도 개선, 불합리한 병폐 제거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가 조직이라고 칭할 때, 그 안에는 다양한 갈등이 존재한다. 개인적 요인도 있지만, 집단의 요인이 있을 수 있다. 기업은 지속 성장으로 해야만 한다. 문제의 원인을 찾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나의 해결책을 정해 실행해 나가야 한다. 가장 중요한 점은 조직과 전 구성원이 한 마음이 되어 한 방향으로 가는데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조직문화이다. 어느 한 쪽이 옳다고 다른 한 쪽을 무시한다면 화합은 이루어질 수 없고 갈등만 존재한다.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해 Work Smart vs Smart Work가 아닌 Work Smart & Smart Work가 되어야 한다. 방향을 제시하고 실행하는 리더가 중요하다.
[홍석환 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니스트/ 현) 홍석환의 HR 전략 컨설팅 대표/전) 인사혁신처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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