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과 비교해도…우리나라 올해 과일·채솟값 '1위'

이연우 기자 2024. 4. 22.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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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황 부진·에너지가격 연동·유통구조 문제 등 복합적 영향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자료사진. 경기일보DB

 

올해 우리나라 과일·채소 가격 상승률이 주요 선진국이나 경제규모가 비슷한 나라 등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와 함께 휘발유, 전기·가스 등 에너지류 물가 상승률도 세계 2위 수준을 기록해 전문가들 사이에선 ‘물가 잡기 어려운 나라’로 꼽히고 있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노무라증권은 최근 G7(미국·일본·영국·캐나다·독일·프랑스·이탈리아)과 전체 유로 지역, 대만과 한국의 올해 1~3월 월평균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영국이 3.5%로 1위였으며, 미국(3.3%), 한국·독일(각 3.0%), 캐나다(2.9%), 미국·프랑스(각 2.8%) 등이 순서대로 뒤따랐다. 일본은 2.6%, 대만이 2.3% 수준이었다.

가격 오름세가 눈에 띄는 건 역시 과일과 채소류였다.

우리나라 과일류의 상승률은 1~3월 월평균 36.9%로, 2위 대만(14.7%)의 약 2.5배에 이르렀다. 이탈리아(11.0%), 일본(9.6%), 독일(7.4%) 등에서도 같은 기간 과일 가격이 많이 뛰었지만 10% 안팎 수준이었다.

마찬가지로 채소류 상승률도 한국(10.7%)이 이탈리아(9.3%) 영국(7.3%) 등을 제치고 가장 높았다. 신선 과일·채소류가 단일 품목으로 발표된 미국의 상승률은 올해 월평균 1.3%에 그쳤다.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자료사진. 경기일보DB

이와 함께 우리나라의 에너지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도 주요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더 불안한 상황이었다.

에너지 관련 항목(전기·가스요금, 연료비 등)을 노무라증권이 가중 평균해 산출한 에너지류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경우, 한국이 1~3월 월평균 1.1%로 프랑스(2.7%)에 이어 2위였다.

특히 2월 국제 유가 상승분이 본격적으로 휘발유·경유 등에 반영되기 시작한 3월(2.9%) 상승률은 10개국 중 가장 높았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기본적으로 국제 정세 불안 등에 따른 유가 상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작년 5월 전기 요금 인상의 여파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물가 흐름을 봤을 때, 향후 중동사태나 이상기후 등이 길어질수록 우리나라가 그 어느 나라보다 물가 관리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의 과일·채소 물가 급등은 이상 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뿐 아니라 하우스 등 시설재배 비중이 커지면서 에너지 가격과 농산물 가격이 연동되는 경향, 유통 구조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이라며 "(에너지류 물가 상승률 관련해선) 석유 등의 에너지 해외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큰 데다 석유 수입선도 중동 지역에 편중된 결과"라고 전했다.

그는 "밀가루 등 곡물의 수입 의존도 역시 높기 때문에, 앞으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하고 이상기후가 더 잦아질수록 우리나라 물가는 식품·에너지를 중심으로 관리하기 점차 더 어려워지는 취약한 구조"라고 내다봤다.

이연우 기자 27y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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