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흑자 OTT '라프텔'···'덕후의 힘' [비즈니스포커스]

2024. 4. 22.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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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라프텔 홈페이지 


애니메이션 전문 OTT ‘라프텔’이 작년 흑자를 기록했다. 토종 OTT 3인방(티빙·웨이브·왓챠)이 동기간 총 2400억원 규모의 적자를 낸 것과 대조적으로 독점 배급, 이용자 충성도 등을 업고 입지를 탄탄하게 다지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3월 21일 공시된 애니플러스(라프텔 최대주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라프텔 매출액은 297억원으로 전기 42억원에서 대폭 증가했다. 당기손익도 동기간 4억9000만원에서 24억원으로 늘었다. 2022년 연간 매출 250억원을 달성하고 영업이익을 흑자로 전환한데 이어 2년째다. 


위기의 애니메이션 시장 공략···덕후’ 확보 결실

2014년 서비스를 시작한 라프텔은 합법적인 시청 채널이 적어 울며 겨자먹기로 어둠의 경로를 택해야 했던 애니메이션 덕후들을 충성도 높은 고객으로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라프텔의 월간활성사용자 수(MAU)는 꾸준히 50만~60만 명대를 유지 중이다. 많은 OTT에서 나타나는 킬러 콘텐츠 공개 후 반짝 이용자 수가 올랐다가 빠르게 감소하는 패턴에서 자유롭다는 것 또한 ‘덕후 확보’의 결실이다. 

라프텔은 원래 애니메이션 추천 서비스만 제공하는 플랫폼이었다. 그러나 애니메이션 수입사와 방송국들이 난항에 빠진 시기를 기회로 이용해 성장한 사례가 됐다. 

2000년대 초반부터 코믹, 학원, 순정, 액션, 공포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애니메이션을 방영한 채널 ‘투니버스’가 2011년 3월 CJ그룹으로 최종 인수되면서 순수 어린이 채널로 전환된 것이 위기의 시작이었다. 

당시 애니메이션 더빙의 한 축을 담당했던 투니버스가 사업의 방향을 바꾸면서 대원방송, 애니플러스 등 국내 방송국들에도 콘텐츠 수급과 방영의 어려움이 번졌다. 이 시기를 틈타 ‘저렴한 가격’, ‘공짜’를 내세운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들이 판을 치기 시작했다.

이에 라프텔은 2017년 덕후들이 토로하는 불만을 종합해 틈새 시장을 찾아낸다. 본격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빠른 콘텐츠 수급을 내세워 ‘애니메이션 전문 스트리밍’ 시장을 공략한 것이다.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라이트노벨, 만화, 웹툰 등 다양한 서브컬처를 플랫폼 안으로 들여와 소비자들이 돈을 내고 정당하게 소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판권이 만료되는 기간이 다가오면 적극 공지하고 ‘소장 구매’ 기능을 통해 시청을 가능하게 한 점도 서비스 이용자의 특징을 정확히 파악한 전략이라는 평가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나오는 이용자들의 평가도 이를 뒷받침한다. 한 이용자는 “라프텔은 다른 OTT와 다르게 오직 애니메이션만 다루는 게 장점”이라며 “그동안 볼 창구가 적어서 못 보는 애니들을 한곳으로 다 모아준다”고 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초창기에는 플랫폼이 느리고 시청하기 불편해서 구독을 잠깐 하다가 바로 해지했는데 요즘은 라프텔로만 본다”며 “소비자 파악을 잘해서 빠르게 개선한 것이 성공 요인 같다”고 덧붙였다. 

 

 최대주주 잘 둔 덕···애니플러스와 시너지  



또 일본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방송하는 유료방송 채널 애니플러스를 최대주주로 둔 덕도 빼놓을 수 없다. 국내에서 인기를 끄는 작품들은 대체로 일본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빠르게 판권을 확보해 방영하는 것이 중요한데 독점 배급이나 판권 확보 등에서 비용이나 순서의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니플러스는 2009년 재개국하면서 채택한 일본 애니메이션 동시방영 체제를 강점으로 내세워왔다. 라프텔의 최대주주가 된 것은 2022년 11월로 기존 100% 대주주인 ‘리디’로부터 지분 87.5%를 사모펀드 운용사 케이스톤파트너스와 함께 넘겨받았다. 

이어 작년 4월에는 ‘애니맥스 코리아’를 인수하며 판권 수급 경쟁력 강화 의지를 밝히며 라프텔과의 시너지 효과도 예고했다. 애니맥스 코리아는 국내외 제작사로부터 독점 판권을 확보해 자사 방송채널 및 각종 OTT 플랫폼에 공급하는 업체인데 이곳을 인수하면서 애니플러스는 사실상 일본 애니메이션 판권 확보와 독점 방영의 1인자가 됐다. 

덕분에 라프텔이 여러 OTT에 흩어져 있는 애니메이션 장르 콘텐츠를 한데 모은 ‘전문’ 플랫폼으로 자리 잡는 데 더욱 수월해졌다는 평가다. 일본에서 출시한 신작 애니메이션의 90% 이상을 국내에서 일정 기간 독점 방영하고 타 OTT에서 제공하지 않는 오래된 판권의 작품까지 다룬다는 점도 국내 유일 흑자 OTT로 살아남은 비결이다.  

임나영 인턴기자 ny92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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