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1억' 받고 타율 0.191, 먹튀로 전락하나? 美 언론의 분석 "김하성과 포지션 교체, 보가츠에게 큰 부담 줬다"

박승환 기자 2024. 4. 22.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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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과 잰더 보가츠./게티이미지코리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잰더 보가츠./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포지션 이동, 보가츠에게 더욱 큰 부담을 줬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잰더 보가츠는 2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홈 맞대결에 2루수,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지난 2013년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데뷔해 통산 10시즌 동안 1264경기에 출전해 1410안타 156홈런 683타점 752득점 타율 0.292 OPS 0.814의 어마어마한 성적을 거둔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손에 넣었다. 그리고 지난 시즌에 앞서 무려 11년 2억 8000만 달러(약 3861억원)의 계약을 통해 새로운 출발에 나섰다. 보가츠는 2022시즌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에 올랐던 김하성을 밀어내고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차며 155경기에서 170안타 19홈런 58타점 타율 0.285 OPS 0.790의 성적을 남겼다.

지난해 기본적인 스탯만 본다면 분명 나쁘지 않은 성적. 하지만 보가츠였기에 2023시즌의 성적은 실망스러웠다. 보가츠의 진정한 가치는 타격에 있는데, 지난해 2017년 이후 처음으로 OPS가 0.800이하로 떨어졌다. 게다가 보가츠가 받는 연봉을 고려했을 때 매우 아쉬운 성적이 아닐 수 없었다. 때문에 샌디에이고는 오프시즌 천문학적인 금액을 바탕으로 전력을 보강했음에도 불구하고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을 손에 넣지 못하게 됐다. 그리고 샌디에이고는 올 시즌에 앞서 큰 변화를 가져갔다.

샌디에이고는 스프링캠프 일정을 시작하기 직전 보가츠를 2루수로 옮기고, 김하성에게 유격수 자리를 맡기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이는 두 가지 토끼를 잡기 위함이었다. 보스턴 시절에는 평균 이하였던 보가츠가 지난해 샌디에이고에서는 평균 수준의 준수한 수비력을 선보였지만, 수비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놓고 타선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게 만들겠다는 점. 그리고 2022시즌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로 선정된 것은 물론 지난해 유틸리티에서 황금장갑을 품은 김하성의 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이었다.

2024년 3월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열렸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격수 김하성과 2루수 보가츠가 1회초 무사 1루서 LA 다저스 오타니의 타구를 처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잰더 보가츠./게티이미지코리아

당시 'MLB.com'은 "지난해 오프시즌 샌디에이고와 11년 계약을 맺은 보가츠가 유격수로 이동했다. 2023년 보가츠는 수비적으로 견고했지만, 샌디에이고는 야구계에서 최고의 수비수 중 한 명인 김하성으로부터 최대한의 가치를 얻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며 "계획이 최종 확정된 것은 보가츠가 도착한 직후이자 첫 완전체 훈련을 앞둔 금요일(한국시각 2월 17일) 아침이었다"고 설명했다.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었을 당시 유격수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냈던 보가츠도 의외로 쉽게 포지션 이동을 받아들였다.

'MLB.com'에 따르면 보가츠는 2루수로 포지션을 변경하는 것을 받아들이는데 단 '15초' 밖에 걸리지 않았다. 보가츠는 "나는 수비적으로 김하성을 존중한다. 그리고 실제로 김하성을 많이 존경한다"며 "내가 샌디에이고 온 유일한 이유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한 것이다. 이게 우승을 위한 방법이라면 그렇게 하는 것이 맞다. 우승을 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금까지 프로 커리어 내에서 단 한 번도 2루수로 경기에 나선 적이 없었기 때문에 적응에 대한 우려가 있었는데, 이는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보가츠는 지난달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서울시리즈 개막전에서 멀티히트, 이튿날도 2안타 2타점 1볼넷 3득점으로 활약하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미국 본토 개막전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4연전에서도 두 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그런데 4월 11일 시카고 컵스와 맞대결을 시작으로 극심한 슬럼프에 빠지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타율이 0.191까지 떨어졌다. 21일 토론토와 경기 종료 시점에서 보가츠의 성적은 22경기에서 17안타 1홈런 8타점 타율 0.191 OPS 0.505에 불과하다.

보가츠의 성적이 바닥을 찍는 이유로는 유격수에서 2루수로 포지션을 옮긴 것은 물론 '리드오프'로 타순이 바뀐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하지만 보가츠는 타순에 대한 문제는 아니라는 설명. 미국 '디 애슬레틱'은 "샌디에이고 2루수(보가츠)는 자신의 부진이 타순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며 "5번의 실버슬러거를 차지한 보가츠는 데뷔 시즌을 포함해 지난 몇 년 동안 그를 가끔 괴롭혔던 왼쪽 손목과도 관계가 없다고 덧붙였다"고 전했다.

2024년 3월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열렸다. 1회초 무사 1루 샌디에이고 김하성과 보가츠가 다저스 오타니의 타구를 처리한 후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마이데일리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잰더 보가츠./게티이미지코리아

보가츠는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이러한 노력이 쉽지 만은 않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보가츠는 "좌익수 방면으로 공이 많이 가고 있다는 걸 안다. 그래서 우익수 쪽으로 치려고 하는데 아직도 안 된다. 그래서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 예를 들어 당신이 무언가를 하고 싶지만, 그걸 할 수 없는 위치에 있다고 느끼거나, 당신의 몸이 원하는 위치 쪽으로 움직이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게 부진의 원인이다.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이 정말 어렵다. 중견수 쪽과 당겨치는 좌익수 방면만 있기 때문에 실망스럽다"고 토로했다.

보가츠가 타순, 손목이 자신의 부진에는 영향이 없다고 한가운데, '디 애슬레틱'은 2루수로 포지션을 변경한 것이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A.J. 프렐러 단장과 마이크 쉴트 감독은 보가츠에게 한 번도 뛰지 않았던 포지션인 유격수에서 2루수로 옮기라고 요청했다. 보가츠는 더블플레이 파트너인 김하성이라는 점에서 이동을 동의하고 칭찬하며, 약간의 실망감을 감추지 위해 고군분투하는 프로 정신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은 보가츠에게 더욱 큰 부담을 줬다"고 짚었다.

그래도 위안거리가 있다면, 샌디에이고의 선택이 완전한 실패는 아니라는 점. 보가츠는 부진을 거듭하고 있지만, 김하성은 지난 16일 밀워키 브루어스와 맞대결을 시작으로 21일까지 5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는 등 올해 23경기에서 19안타 3홈런 13타점 4도루 타율 0.232 OPS 0.767을 기록 중이다. 그래도 '에버리지'가 있는 선수인 만큼 언젠가는 올라올 보가츠. 하지만 올 시즌 출발이 쉽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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