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366> 참된 의원의 모습을 보여준 조선 시대 조광일

조해훈 시인·고전인문학자 2024. 4. 22.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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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나는 의원으로 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내가 의술을 베푸는 것은 이익을 구하려는 것이 아니라 내 뜻을 행하려는 것이므로 (환자가) 귀한 사람이든 천한 사람이든 가리지 않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나는 오직 백성을 돌보며 부귀와 권세 있는 사람에게 구하지 않고, 다른 의원의 본보기를 보이려는 것입니다."

조 의원이 "의술을 베푸는 것은 이익을 구하려는 것이 아니라 내 뜻을 행하려는 것이므로 환자가 귀한 사람이건, 천한 사람이건 가리지 않는 것이지요"라고 답한 내용은 울림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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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의술에 힘쓰는 것은 이익을 구하려는 것이 아니라

- 吾爲是術, 非要其利·오위시술, 비요기리

“그리하여 나는 의원으로 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내가 의술을 베푸는 것은 이익을 구하려는 것이 아니라 내 뜻을 행하려는 것이므로 (환자가) 귀한 사람이든 천한 사람이든 가리지 않는 것이지요. … 그러므로 나는 오직 백성을 돌보며 부귀와 권세 있는 사람에게 구하지 않고, 다른 의원의 본보기를 보이려는 것입니다.”

吾故樂居是術焉. 吾爲是術, 非要其利, 行吾志而已. 故不擇貴賤焉. … 吾所以專遊民間, 而不干於貴勢者, 懲此輩也.(오고락거시술언. 오위시술, 비요기리, 행오지이이. 고불택귀천언. … 오소이전유민간, 이불간어귀세자, 징차배야.)

위 문장은 이계(耳溪) 홍양호(洪良浩·1724~1802)의 ‘이계집(耳溪集)’에 ‘침은조생광일전(針隱趙生光一傳)’ 이름으로 들어있다. 소개한 글은 전체 내용의 일부이다. ‘청구야담’에도 ‘활인병조의행침(活人病趙醫行針)’ 제목으로 나오고, 유재건의 ‘이향견문록’ 등 여러 책에서 조 의원 이야기를 소개한다.

홍양호는 조 의원에 대한 소문을 듣고 그를 찾아 인터뷰해 위 글을 썼다. 홍양호는 또한 비 내리는 흙탕길에서 조 의원이 삿갓을 쓰고 바삐 가는 것을 보고 물었다. “급한 환자를 돌보러 간다”는 그의 왕진 발걸음을 몇 차례 목격하였다. 홍양호는 이조판서와 홍문관·예문관의 대제학을 지낸 문사였다. 이런 조 의원의 삶의 자세와 인간성에 홍양호가 감화 받았던 것이다. 전체 내용은 백성의 병을 치료하는 조 의원의 삶과 의원의 가치관을 서술한다.

홍양호의 글에 따르면 조 의원의 이름은 광일(光一)이고, 태안(泰安)의 번창한 가문 출신이다. 위 문장 첫머리에 홍양호는 ‘의원은 세상에 쓸 수 있는 아홉 가지 부류의 하나인데, 대체로 잡류(雜流)다’고 정의한다. 홍양호는 조 의원을 당대 의원의 참모습으로 서술했다.

조 의원이 “의술을 베푸는 것은 이익을 구하려는 것이 아니라 내 뜻을 행하려는 것이므로 환자가 귀한 사람이건, 천한 사람이건 가리지 않는 것이지요”라고 답한 내용은 울림이 크다. 요즘 의대(醫大) 학생 증원과 관련해 말들이 많다. 시대는 다르지만 의원으로서 조광일의 원칙적인 발언들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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