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튀김이 메뉴에서 사라졌다, 분식집에 무슨 일이
서울 용산구의 한 시장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최모(55)씨는 최근 두 달간 오징어 튀김을 판매하지 못했다. 지난 2월 무렵부터 튀김 재료인 냉동 오징어 가격이 800g에 8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두 배가량 비싸졌기 때문이다. 최씨는 “명색이 분식집인데 오징어 튀김을 못 판 건 장사하면서 15년 만에 처음”이라며 “테이블 2개 놓고 하는 동네 장사에 손님이 끊길까 봐 섣불리 가격을 올릴 수도 없다”고 했다.
최근 오징어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분식집에서 오징어 튀김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떡볶이·순대 등 주요 식품 도매가격이 올랐는데, 음식 값을 그대로 두면서 오징어 튀김을 팔면 적자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 마포구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분식집을 하는 이모(45)씨도 오징어 튀김을 아예 메뉴에서 없앨까 고민 중이라고 했다. 이씨는 “요즘 오징어는 가장 싼 걸 고르고 골라도 1kg에 2만원 가까이 줘야 한다”며 “학생들이 단골손님인데 값을 올려받기도 쉽지 않아 오징어 튀김을 아예 팔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오징어 가격이 오른 이유에 대해 마포농수산물시장 관계자는 “원양 배가 잡아오는 오징어 수량이 감소했고, 수입 물량도 줄어서 국내와 수입 할 것 없이 오징어 가격이 비싸졌다”고 말했다. 수입 냉동 오징어 20kg이 작년 말까진 15만원 정도였는데 이번 달엔 21만5000원까지 올랐다고 한다.
또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올해 1~2월 전 세계적으로 바다 수온이 오르면서 적정 수온이 안 맞아 오징어 포획량이 전반적으로 줄었다”며 “오는 25일 원양 오징어 9000톤을 국내로 반입하는 등 시장 안정을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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