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KCC, 정규리그 1위 원주 DB 잡고 프로농구 역사상 최초로 5위 팀 챔프전 진출 새 역사…전창진 “우승 못 하면 욕먹을 팀 구성”

박효재 기자 2024. 4. 21.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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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부산 KCC와 원주 DB의 4차전 경기. KCC 허웅이 4쿼터 승기를 잡는 득점에 성공하자 최준용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농구 부산 KCC가 정규리그 1위 원주 DB를 잡고 역사상 최초로 정규리그 5위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는 새 역사를 썼다. 승장 전창진 감독은 “우승 못 하면 욕먹을 팀 구성”이라며 챔프전에서 우승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KCC는 21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KBL 4강 플레이오프(PO) 4차전 홈 경기에서 원주 DB를 80-63으로 제압했다.

송교창과 허웅이 14점, 최준용과 존슨이 10점씩 넣는 등 주축 선수들이 골고루 득점포를 가동했다.

DB에서는 디드릭 로슨이 16점 8리바운드, 이선 알바노가 14점 5리바운드로 분전했지만 다른 선수들이 침묵하면서 졌다.

KCC는 이날 승리로 5전 3승제의 4강 PO에서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기록하며 2020~2021시즌 준우승 이후 3년만이자 역대 11번째 챔프전 진출에 성공했다. 특히 정규리그 5위 팀으로 처음 챔프전에 오르는 진기록을 썼다

21일 오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부산 KCC와 원주 DB의 4차전 경기. KCC 라건아가 4쿼터 막판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슛을 성공 후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KCC는 시즌 시작 전부터 허웅, 라건아, 이승현 등 국가대표 라인업에 FA 최대어로 꼽히던 최준용을 데려오고, 국대 송교창까지 전역이 예정되면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슈퍼팀이라고 불리며 기대를 모았지만, 시즌이 시작되고 주축 선수들이 번갈아 가며 다치며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며 5위에 머물렀다. 슈퍼팀이란 별명은 놀림처럼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시즌 막판 슈퍼팀이란 별명에 걸맞게 주축 전력들이 부상에서 회복했고, 서울 SK와의 6강 PO부터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20점 안팎의 큰 점수 차로 내리 3연승을 거두고 4강 PO에 올랐고, 정규리그 1위 팀 DB까지 무너뜨렸다.

KCC 전창진 감독은 이날 승리로 개인 통산 PO 50승(43패)을 돌파하는 겹경사를 누렸다. 전 감독은 유재학 전 울산 현대모비스 감독(58승 50패)에 이어 역대 최다승 2위다.

KCC는 이날 경기 1쿼터부터 라건아가 훨훨 날며 기세를 탔다. 17-15로 앞서던 쿼터 1분 44초를 남기고 DB 김영현의 2점 슛 시도를 막아낸 뒤 점프슛으로 격차를 벌린 라건아는 42.5초 전엔 상대 김종규의 슛도 걷어낸 뒤 포효했다. 쿼터 종료 직전 디드릭 로슨의 3점 슛도 막아내면서 KCC가 21-15로 앞섰다.

2쿼터에는 라건아 대신 들어간 알리제 드숀 존슨이 날았다. 2쿼터 팀 득점(17점)의 절반 넘는 10점을 몰아치며 팀의 38-32 리드를 이끌었다.

후반 들어서도 KCC는 기세를 올렸다. 3쿼터 시작 후 DB가 약 4분 동안 득점포가 침묵하자 라건아와 최준용이 3점 포함 내리 10점을 뽑으며 48-32까지 격차를 벌렸다.

4쿼터 들어 DB의 김종규까지 5반칙으로 물러나면서 KCC는 확실히 승기를 잡았다. 종료 1분 36초 전 라건아가 75-61을 만드는 3점을 꽂아 넣으며 승부의 균형추를 기울였다.

21일 오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부산 KCC와 원주 DB의 4차전 경기. KCC 전창진 감독이 이승현이 득점에 성공하자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가 끝난 뒤 승장 전창진 감독은 시즌 도중 어려웠던 상황들을 떠올리면서 “이 구성원들로 우승하지 못하면 팬에게 욕을 먹게 돼 있다. 이 욕은 내가 욕을 먹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나이 먹고 욕을 먹기 싫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부산 팬이 많이 늘어났고, 챔프전에서는 더 많이 늘어날 것”이라며 모처럼 기뻐했다.

전 감독은 “어떤 팀이 와도 자신 있다”며 “우리 경기만 한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KT는 4~6라운드에서 모두 이겼고, LG는 아셈 마레이 때문에 힘이 많이 들었는데, 지금 라건아의 컨디션으로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KCC는 27일부터 열리는 챔피언결정전에서 2010~2011시즌 이후 13년 만이자 통산 6번째 챔피언 등극을 노린다. 챔프전 상대가 결정될 다른 4강 PO는 아직 진행 중이며, 정규리그 2위 팀 창원 LG가 3위 수원 KT에 2승 1패로 앞선 채 22일 4차전을 앞두고 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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