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세상]만약 당신이 떠나신다면
봄꽃이 질 때 사람들은 허무에 빠진다. 내리는 봄비에 속절없이 진 꽃잎들이 아스팔트를 수놓으면 왠지 마음이 스산해진다. 꽃이 피고 지는 일은 인간의 영역이 아니기에 가지 말라고 붙들 수도 없다. 사랑하는 사람을 붙잡고 애원하는 노래 중에서 ‘이프 유 고 어웨이’(If You Go Away)만 한 노래가 있을까.
“당신이 이 여름날 떠나신다면/ 태양을 가져가신 거나 마찬가지죠/ 여름 하늘 날던 새들이랑 함께요/ 우리 사랑이 새롭고 가슴이 뜨거웠을 때/ 우리가 젊었고 밤도 길었을 때/ 밤에 우는 새를 위해 달은 내내 밝았지요/ 만약 당신이 가시겠다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가수가 리메이크한 팝송은 비틀스의 ‘예스터데이’다. ‘이프 유 고 어웨이’ 역시 이름 있는 가수들이 앞다퉈 다시 불렀다. 노래마다 가수들의 개성이 빛나면서 서로 다른 느낌으로 들린다. 원곡은 ‘느 므 키트 파’(Ne Me Ouitte Pas, 날 떠나지 말아요)다. 1959년에 벨기에 출신 싱어송라이터 자크 브렐이 샹송으로 만들어 발표했다. 브렐이 연인이었던 배우 겸 가수 수잔 가브리엘로와 헤어지면서 만든 노래다. 프랑스에서만 세르주 라마, 나나 무스쿠리, 실비 바르탕, 에디트 피아프, 파트리샤 카스 등이 다시 불렀다.
우리가 아는 영어버전의 노래는 미국의 음유시인 로드 매퀸이 번안하여 부른 곡이다. 프랑스어인 원곡과 노랫말은 사뭇 다르다. 이후 영어권에서도 영국의 더스티 스프링필드를 비롯하여 톰 존스, 닐 다이아몬드, 글렌 캠벨 등 많은 가수가 불러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우리에게는 닐 다이아몬드의 노래가 가장 친숙하다. 레이 찰스가 피아노를 치며 부른 곡 역시 인기를 얻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연인과 헤어지는 일은 슬픔과 고통을 동반한다. 그러나 사랑이 계속되는 한 이별은 필수적이다. 이런 이별 노래가 끊이지 않고 만들어지는 이유다.
오광수 시인·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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