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불 붙인 남성 `충격`…트럼프 재판 보도 중 `분신 생중계` CNN

박양수 2024. 4. 21.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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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판이 진행된 19일(현지시간) 미국 법원 밖에서 벌어진 분신 현장의 장면을 그대로 생중계한 미국 간판 언론사 CNN 방송의 행태가 논란이 되고 있다.

20일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의 보도에 따르면 CNN 뉴스 진행자 로라 코츠는 당시 뉴욕 법원 근처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재판과 관련해 전문가 인터뷰를 진행 중이었다.

CNN은 코츠의 생중계 이후 프로듀서들에게 앞서 나간 생방송 장면을 재방송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내부 지침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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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재판 도중 카메라 안돌린 채 "살 타는 냄새 난다" 묘사
"자살 현장 생중계해도 되나" 비판 빗발쳐
"돌발 상황 침착 전달" 호평도…"희생자 생각 가슴 아파"
1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돈' 의혹사건에 대한 형사재판이 열리는 뉴욕 법원 밖에 한 공원에서 한 남성이 분신하려는 모습이 방송국 화면에 잡혔다. [뉴욕포스트 캡처]
1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돈' 의혹사건에 대한 형사재판이 열리는 뉴욕 법원 밖에서 한 남성이 분신하자 주변인들이 급히 몸을 피하고 있다. [뉴욕 AP=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분신 사망 사건이 벌어진 뉴욕 법원 앞 공원에서 경찰들이 조사 중이다. [뉴욕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판이 진행된 19일(현지시간) 미국 법원 밖에서 벌어진 분신 현장의 장면을 그대로 생중계한 미국 간판 언론사 CNN 방송의 행태가 논란이 되고 있다.

20일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의 보도에 따르면 CNN 뉴스 진행자 로라 코츠는 당시 뉴욕 법원 근처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재판과 관련해 전문가 인터뷰를 진행 중이었다. 이 때 한 남성이 음모론이 적힌 전단을 허공에 뿌린 뒤,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이는 돌발 상황이 벌어졌다.

코츠는 이같은 상황이 벌어지자 전문가 인터뷰를 중단한 뒤, 그대로 카메라 앞에 서서 돌발 상황을 생중계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코츠는 "총기 난사범이 법원 밖 공원에 있다"고 외쳤다. 곧 이어 분신 사건임을 간파하고는 "한 남자가 법원 밖에서 지금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곧이어 CNN의 중계 카메라가 현장을 비췄으며, 뉴스 화면에는 공원 벤치 위에서 완전히 불길에 휩싸인 이 남성의 모습이 한동안 생중계됐다.

카메라가 분신 현장을 비추는 동안 코츠는 "우리는 지금 그의 몸 주변에서 불이 여러 차례 붙는 것을 보고 있다. 이곳은 혼돈의 상황이다. 살이 타는 냄새, (분신에) 사용된 어떤 물질이 타는 냄새를 맡을 수 있다"며 약 2분간 쉬지 않고 현장을 묘사했다.

수분 동안 불에 탄 이 남성은 불이 꺼진 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날 밤 끝내 사망했다. 분신한 남성은 플로리다 출신의 남성 맥스 아자렐로(37)로 확인됐다.

NYT는 아자렐로의 소셜미디어(SNS) 게시물과 체포 기록 등으로 볼 때 그가 특정정당 인물은 아니며, 2022년 어머니의 죽음 이후 심해진 편집증과 음모론에 대한 믿음이 분신 자살로 이어졌을 수 있다고 전했다.

대낮에 도심 한가운데에서 벌어진 분신 자살 장면을 시청자에게 그대로 생중계한 CNN의 이날 보도를 두고 거센 논란이 벌어졌다.

NYT는 당시 현장에 있던 다른 방송사들도 사건을 즉시 보도했으나 CNN의 보도는 그중 가장 극적이고 적나라했다고 지적했다.

처음에 현장을 중계하던 폭스뉴스는 분신자살 사건임이 드러나자 즉시 카메라를 돌렸다. 이어 진행자는 시청자들에게 "이 장면을 보여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CNN 진행자 코츠가 처음에 이 남성을 '총기 난사범'으로 잘못 묘사한 대목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전직 MSNBC 앵커이자 정치평론가인 키스 올버먼은 자신의 SNS인 엑스(X·옛 트위터)에 "혼란스럽고 충격적인 상황에서 여러 실수가 있었다. CNN이 자살 시도를 생중계하기로 결정했다"는 비판 글을 올렸다.

CNN은 코츠의 생중계 이후 프로듀서들에게 앞서 나간 생방송 장면을 재방송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내부 지침을 전달했다.

CNN의 한 임원은 NYT에 해당 장면을 재방송하는 것이 모방 행동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로라 코츠가 보여준 침착한 태도에 대한 호평도 있다. 미 인터넷 매체 데일리비스트는 "CNN의 로라 코츠가 트럼프 재판 중 벌어진 화재에 대한 '숨 막히는' 보도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SNS에도 코츠의 대처에 대한 동료 언론인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코츠는 이날 밤 진행한 뉴스에서 "당시 매우 충격을 받았다"며 "내 본능 대로 내 입은 계속해서 본 것을 설명하고 있었으나, 사실 내 눈과 코는 보고 맡은 것을 되돌리고 싶었다. 희생자와 그의 가족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떠올렸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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