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펀드 만기 `봐주기` 연장?

김남석 2024. 4. 2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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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내부 거래를 통해 만기가 도래한 펀드를 연장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자산의 투자자로 미래에셋증권이 참여한 것은 맞지만 미래에셋증권의 비중이 30% 미만에 불과하고 타 수익자 역시 만기 연장에 대해 동의, 과반수 이상의 동의 하에 만기 연장이 진행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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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스18호 펀드, 세번째 만기 연장
리츠 투자·금리인하 지연에도
동일 갱신… 계열사 도움 지적
미래에셋증권 제공.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내부 거래를 통해 만기가 도래한 펀드를 연장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 만기 때까지 자산 매각에 실패하면서 꾸준히 만기를 연장해왔다.

2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6일 미래에셋증권은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맵스미국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18호'(이하 맵스 18호)의 만기를 연장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2022년 최초 설정 이후 세 번째 만기 연장이다.

맵스 18호는 미국 아마존 물류센터를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등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당초 이 펀드를 조성해 해당 자산을 매입한 뒤, 자사가 운용하는 '미래에셋글로벌리츠'(이하 리츠)에 매각하려 했다. 하지만 지난해 두 차례의 유상증자가 청약 미달로 실패하면서 차질이 빚어졌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리츠가 유상증자 등을 통해 매입 비용을 마련하는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해당 펀드에 투자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6개월 안에 리츠가 자산을 매입하기로 했지만, 시도가 번번이 무산되면서 투자자들의 자금이 2년 넘게 묶인 상태다.

펀드의 자산 매입 시점이 글로벌 부동산 침체기의 시작이었던 만큼, 매각에 성공하더라도 일부 손실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은 또 한번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만기 연장 요청을 받아들였다.

자산을 매입하려 하는 리츠의 상황은 작년보다 더 나빠졌다. 최초 주당 5000원에 상장한 리츠는 이날 종가 기준 2975원까지 떨어졌다. 펀드의 첫 만기였던 지난해 4월 3600원보다 더 낮아졌다.

여기에 최근 미국 현지의 금리 인하 기대까지 후퇴하며 펀드 투자자의 부담이 더 커졌지만 미래에셋증권 등 수익자들이 아무런 조건 변동 없이 또 한번 만기를 연장해주면서 계열사 봐주기란 지적이 나온다.

통상 시장 상황이 어려워질수록 대출금리 인상과 자산 가격 하락 등을 감안해 투자자 수익률을 조정하지만, 해당 펀드는 기존과 동일한 조건으로 만기를 연장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해외부동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금리가 올라가면서 펀드 만기 연장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미래에셋증권뿐 아니라 해당 펀드의 수익자들이 모두 동의해야 만기 연장이 가능한 것은 맞지만, 펀드의 3분의 1 이상의 지분을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어 비교적 수월하게 만기를 연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증권사 입장에서는 만기에 맞춰 엑시트하고 그 자금을 또 다른 곳에 굴려 수익을 내야 한다"며 "운용사가 만기 연장을 위해 어떤 조건을 내걸었는지 모르겠지만, 당초 예상보다 자금이 묶인 기간이 2년 이상 늘어난 다는 것은 증권사 입장에서는 손해를 감수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자산운용 측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해당 자산의 투자자로 미래에셋증권이 참여한 것은 맞지만 미래에셋증권의 비중이 30% 미만에 불과하고 타 수익자 역시 만기 연장에 대해 동의, 과반수 이상의 동의 하에 만기 연장이 진행됐다는 것이다.

또 해당 펀드가 리츠의 자산 매입을 위해 설정된 것은 사실이지만, 리츠가 그 자산을 매입해야 할 의무는 없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글로벌리츠가 해당 펀드를 매입해야 할 의무는 존재하지 않으며, 시장 환경에 맞춰 다양한 매각처 및 운용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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