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눌렀던 그 MVP 어디 갔나… 너까지 왜 이래, 양키스 9450억 듀오 재앙의 불씨되나

김태우 기자 2024. 4. 2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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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즌 초반 선구가 무너지며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애런 저지
▲ 지난해 부상으로 아쉬움을 남겼던 저지는 올해 부진으로 우려를 남기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애런 저지(32·뉴욕 양키스)는 스타의 조건을 거의 다 갖춘 선수다. 뉴욕 양키스라는 메이저리그 최고 인기 구단에 지명돼 데뷔부터 지금까지 모든 경력을 양키스에 바쳤다. 그것도 9년 동안 무려 260개의 홈런을 치며 리그 최고의 거포로 성장했다. 수비도 잘했다. 완벽한 이미지였다.

메이저리그 데뷔 2년차였던 2017년 52개의 홈런을 치며 아메리칸리그 홈런왕에 올랐던 저지는 이후 리그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로 꾸준히 활약했다. 그리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앞둔 2022년 세기의 홈런 레이스를 펼치더니 양키스 프랜차이즈와 아메리칸리그의 역사를 새로 썼다. 저지는 2022년 62홈런, 131타점의 대기록을 썼다.

2021년 아메리칸리그 MVP인 투·타 겸업의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와 치열한 MVP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저지는 투·타 모두에서 WAR을 벌어들이는 오타니보다도 우위에 있었다. 그만큼 홈런포가 어마어마했다. 결국 저지는 생애 첫 MVP를 차지하며 오타니의 2년 연속 수상을 저지했다.

그런 저지는 2022년 시즌이 끝난 뒤 양키스와 9년 총액 3억6000만 달러에 계약하며 대박을 쳤다. 일각에서는 오버페이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프랜차이즈 스타에 리그 최고 홈런 타자를 그냥 둘 수는 없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대형 계약 이후 이것저것이 말썽이다.

저지는 지난해 106경기 출전에 머물렀다. 시즌 초·중반 부상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106경기에서 37개의 홈런을 치며 분전했지만, 결장 경기 수가 아쉬웠고 저지의 공백을 메우지 못한 양키스는 허무하게 포스트시즌 진출 전선에서 물러났다.

그런데 올해는 특별한 부상도 없는데 부진이다. 저지는 21일(한국시간) 홈구장인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 경기에 선발 3번 지명타자로 출전했으나 4타수 무안타 4삼진에 그쳤다. 홈런 타자가 무안타에 그칠 때도 있고, 삼진을 당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날 저지는 무려 하루에만 10개의 헛스윙을 했다. 저지의 경력에서 한 경기 두 자릿수 헛스윙은 이날이 두 번째였다.

선구안이 무너졌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올해 성적도 좋지 않다. 저지는 21일까지 21경기에서 타율 0.179, 출루율 0.323, 장타율 0.359를 기록 중이다. 홈런 세 개를 쳤지만, 27개의 삼진을 기록했고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0.682에 머물고 있다. 2022년 당시 저지의 장타율이 0.686이었다. 그나마 최근 7경기 출루율은 0.226으로 크게 떨어졌다. 공과 방망이의 차이가 상당히 나고 있다.

▲ 이미 스탠트의 실패를 경험한 양키스로서 저지까지 실패하면 그 자체가 팀 연봉 구조의 재앙을 의미한다

저지는 9년 계약이 되어 있는 선수고, 올해가 계약 2년차다. 양키스도 저지가 9년 동안 내내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대신 첫 4~5년 동안 MVP급 활약을 보여준다면 3억6000만 달러를 어느 정도 회수할 것이라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이 계산에 차질에 생길 위기다.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아 있지만, 저지 특유의 선구 자체가 무너진 건 가벼이 볼 일이 아니다.

양키스는 이미 그런 사례를, 아주 가까이서 봤다. 저지 이전에 홈런왕이었던 지안카를로 스탠튼(35)이 그 주인공이다. 스탠튼은 전 소속팀이었던 마이애미 시절 2015년 시즌부터 시작되는 13년 총액 3억2500만 달러라는 대형 계약을 했다. 그리고 양키스는 2018년 시즌을 앞두고 스탠튼을 영입하며 이 계약의 잔여 내용을 승계했다.

하지만 스탠튼은 선구가 무너지면서 헛스윙을 남발했다. 스탠튼이 무너지기 시작한 시점의 증상이었다. 부상도 잦아졌다. 홈런 파워는 그대로였지만 공갈포가 됐다. 스탠튼은 양키스에서의 7년 동안 타율 0.243, 출루율 0.327, 장타율 0.486, OPS 0.813에 그쳤다. 물론 리그 평균보다는 좋은 성적이지만 그의 계약 총액을 생각하면 확실히 기대 이하였다.

스탠튼은 2027년까지 계약이 되어 있다. 아직도 4년이 남았다. 트레이드로 처리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안고 있어야 한다. 여기에 저지까지 제대로 된 활약을 못하면 양키스로서는 말 그대로 지옥이 기다리고 있다. 두 선수의 연봉 총액은 6억8500만 달러(약 9450억 원), 당장 올해 두 선수의 연봉 합계는 7200만 달러다. 소형 마켓 팀 연봉과 거의 맞먹는다. 페이롤이 꽉 막힌 상황에서 뭘 하기도 어렵다. 저지가 살아날 것이라고 낙관하면서도, 보는 시선이 조마조마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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