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우익교과서 잇단 통과, 가해역사 희석…우려스러운 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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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 교육에 사용될 교과서의 역사 인식 퇴행이 거듭되고 있다.
일제강점기 군위안부 동원에 강제성이 없었으며 일제의 한반도 식민 지배가 근대화로 이어졌다는 우익사관에 기초해 쓴 일본 중학교 역사교과서 2종이 19일 일본 정부 검정을 추가 통과했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과거 가해 역사를 반성하고 이를 계승하겠다는 일본 정부와 정치인 말의 신뢰를 흔드는 일이 잇따르고 있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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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일본의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 교육에 사용될 교과서의 역사 인식 퇴행이 거듭되고 있다. 일제강점기 군위안부 동원에 강제성이 없었으며 일제의 한반도 식민 지배가 근대화로 이어졌다는 우익사관에 기초해 쓴 일본 중학교 역사교과서 2종이 19일 일본 정부 검정을 추가 통과했다. 레이와서적이 펴낸 이들 교과서에는 "일본군이 조선 여성을 강제 연행했다는 사실은 없으며 그녀들은 보수를 받고 일했다"는 터무니없이 왜곡된 주장까지 담겨 있다고 한다. 해당 교과서 2종은 지난달 이례적으로 검정 합격이 보류됐지만, 문부과학성은 확인 결과 문제가 없다며 합격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이번 추가 검정 통과로 우익사관 역사 교과서는 2020년 당시 7종 중 1종이었으나, 올해는 지난달 검정에 합격한 2종을 합쳐 10종 중 4종으로 증가했다. 유감스러운 일이다.
올바른 역사 인식에서 애써 눈을 돌리려는 조짐은 이어지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21일 춘계 예대제(例大祭·제사)를 맞아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또다시 보냈다. 우리 정부가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보내거나 참배하는 일본 지도자들의 행위가 나올 때마다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해 왔지만 소용이 없는 일이 되고 있다. 한일관계 발전을 위해 누구보다 앞장서야 할 일본 정치 지도자들의 거듭된 행태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과거 가해 역사를 반성하고 이를 계승하겠다는 일본 정부와 정치인 말의 신뢰를 흔드는 일이 잇따르고 있는 점이다. 이달 미국을 방문한 기시다 총리는 미 의회 합동연설에서 과거사 문제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더 우파 성향이던 아베 신조 전 총리도 9년 전 같은 자리에서 '반성'을 표명했었다. 일본 외무성은 지난 16일 발표한 '2024 외교청서'에서 독도에 대해 거듭 자신들의 고유영토라는 주장을 펼쳤다. 또 일본 육상자위대 부대가 공식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침략전쟁을 미화하는 용어인 '대동아전쟁'을 버젓이 썼다가 뒤늦게 삭제하는 소동이 벌어졌고, 군마현 당국은 지난 1월 공원에 있던 조선인 노동자 추도비를 시민단체 반대에도 철거를 강행했다. 일련의 움직임이 가해역사 희석 등 비슷한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 셈이다.
문재인 정부 당시 악화한 한일관계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국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정상 셔틀외교 복원 등 개선 추세에 있다.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과 관련한 제3자 변제 해법 발표 등을 통해 우리 정부는 컵에 물을 절반 채우면 일본도 과거사 문제에서 나머지 반을 채우면서 호응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일본의 가시적인 조치는 실망스러울 정도로 없다. 이런 식이면 한일관계는 정권과 정치적 상황에 따라 언제든 다시 후퇴할 위험이 크다. 일본 내에서 한일관계의 미래를 걱정하는 지도자, 지식인과 양심 세력이 여전히 적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일본의 올바른 역사적 인식과 이에 바탕한 행동이 양국 관계를 반석에 올리는 길임을 거듭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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