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2억 적자 두산 박지원 부회장… 급여·상여금 31억700만원 받았다

적자 불구 수십억 챙긴 CEO들

서울 광화문 거리. 연합뉴스 제공

작년 회사가 수천억원대 적자를 냈지만 수십억원의 고액 보수를 챙긴 오너·전문경영인이 30명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재벌닷컴이 임원 보수 총액이 포함된 2023회계연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작년 1000억원이 넘는 적자(별도 기준)를 낸 회사에서 10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은 오너·전문경영인은 28명으로 집계됐다.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은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두산에너빌리티가 작년 1042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25억80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앞서 박 부회장은 2022년 1조2000억원의 적자를 냈을 때도 급여와 상여금을 합해 31억700만원을 수령했다.

박 부회장은 또 작년 1000억원대 적자를 낸 ㈜두산의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하면서 29억1400만원을 받아 두 적자기업에서만 54억9400만원을 받았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이사는 회사의 적자 규모가 2022년 693억원에서 작년 4595억원으로 불었지만 보수로 20억500만원을 받았다. 조 대표이사의 보수총액은 2022년 18억2500만원에서 늘었다. 박관호 위메이드 이사회 의장도 작년 적자 규모가 2058억원으로 전년(1508억원)보다 커졌지만 지난해 보수로는 16억원을 받았다.

이 외에도 허민회 CJ CGV 대표이사,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이사 등은 회사가 2년 연속 1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지만 10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았다.

당기순이익이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는데도 임원들의 보수총액이 늘어난 사례도 있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보수총액은 2022년 64억8100만원에서 84억2900만원으로 30% 넘게 올랐지만, 이 기간 ㈜두산의 당기순이익은 1755억원 흑자에서 1119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손재승 SK스퀘어 부사장은 회사 순이익이 2022년 4000억원대 흑자에서 작년 3000억원대 적자로 돌아섰지만 작년 보수 총액은 25억600만원으로 전년(8억7600만원)보다 크게 늘었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는 작년 3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한 한화솔루션에서 30억8300만원, 허창수 GS건설 회장은 5800억대원의 적자를 낸 GS건설에서 24억9400만원의 보수를 각각 받았다.

오너 경영인 중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작년 4조원대 적자를 낸 SK하이닉스에서 미등기 임원으로 25억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300억원대 적자를 낸 호텔롯데 미등기 임원으로 21억2000만원의 보수를 각각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