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해는 합격점, OK ‘확’ 바꾼 오기상 “한국 배구 7~80% 이해, 진화한 2년 차 보여드릴게요”[SS인터뷰]

박준범 2024. 4. 2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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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노 감독. 용인 | 박준범기자


[스포츠서울 | 용인=박준범 기자] “2년 차는 더 진화한 배구를 보여드려야 한다.”

OK금융그룹 오기노 마사지 감독은 지난시즌 팀에 부임해 확실한 체질 개선을 이뤄냈다. 그는 범실이 적은 시스템 배구를 외치며 팀에 새로운 ‘색깔’을 입혔다.

OK금융그룹은 지난 2022~2023시즌 치른 36경기에서 929회의 범실을 기록했다. 경기당 평균 25.8회였는데, 지난시즌엔 654회로 경기당 18.1회로, 최소 범실 1위에 올랐다. 서브 범실 횟수도 경기당 16.55회에서 9.58회로 확 줄였다. 세트당 서브 득점은 1.471에서 0.784회로 줄었으나, 블로킹은 세트당 2.074회에서 2.309회로 디그는 세트당 7.787회에서 9.209회로 늘었다.

이를 바탕으로 오기노 감독은 부임 첫해 컵대회 우승을 비롯해 3년 만의 봄 배구, 8년 만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에도 성공했다. 비록 챔프전에서 대한항공에 완패했지만, 오기노 감독과 OK금융그룹의 배구는 충분히 박수받을 만했다.

OK 오기노 마사지 감독이 25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서 열린 ‘2023-2024 도드람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 2차전’ 우리카드와 OK금융그룹의 경기에서 환호하고 있다. 2024.03.25 안산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OK 오기노 마사지 감독이 2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OK금융그룹과 대한한공의 3차전에서 격렬하게 선수들에 소리치고 있다. . 2024.04,02. 안산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첫해는 합격점, 2년 차 성장·진화한 모습 보여드리겠다”

최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OK금융그룹 훈련장에서 본지와 만난 오기노 감독은 “1년 차 목표 수준에는 도달했다. 2년 차에는 또 다른 팀을 만들려고 한다. 1년 차는 합격점을 주고 싶다. 기초는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도 배구에 관한 생각의 변화가 있었다. 아쉬움은 크게 없고 전반적으로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오기노 감독이 지향한 ‘시스템 배구’는 이른바 ‘몰빵’ 배구로 불리는 외국인 선수의 높은 의존도를 지양한다. 오기노 감독은 “외국인 선수로 이기고 지는 것이 전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재미는 조금 떨어질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라며 “팀 전원으로 이겨나가는 것, 포지션별로 임무를 수행하자는 말을 해왔다. 모든 선수가 같은 훈련 프로그램과 시간을 할애했다. 외국인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으면 더 재밌게 배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지난시즌은 지나간 일이다. 새 시즌 구상에 이미 돌입했다. 오는 29일부터는 아시아쿼터, 다음달에는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이 진행된다. 오기노 감독은 한 단계 더 발전한 OK금융그룹의 배구를 예고했다. “한국 배구를 70~80% 정도는 이해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오기노 감독은 “기술적으로 보면 미들 블로커와 아웃사이드 히터의 공격 성공률에 관해 새로운 구상을 해야 할 것 같다. 블로킹과 디그 시스템에 대해서도 수정점이 있어 변경해 준비하려고 한다”고 오기상의 배구 시즌2를 예고했다.

그러면서 “가장 우선시할 건 관중이 OK금융그룹의 배구가 보고 싶다 또는 재밌다고 말하는 배구를 해야 할 것 같다. 한 팀으로 어떤 경기든 포기하지 않는 끝까지 싸우는 배구를 보여드리고 싶다. 완성도가 어떻게 될지 아직은 모르지만 한층 더 성장한 팀을, 조금 더 진화한 모습 보여드려야 한다. 선수층이 두꺼워졌다는 (평가받는) 목표를 갖고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OK 오기노 마사지 감독이 2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OK금융그룹과 대한한공의 3차전에서 격렬하게 선수들에 소리치고 있다. . 2024.04,02. 안산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오기노 마사지 감독이 2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OK금융그룹과 대한한공의 3차전에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 2024.04,02.안산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감독 대신 ‘오기상’…외국인 감독 전성시대 “나도 기대돼”

배구 외적으로 오기노 감독이 강조하는 것 중 하나는 선수들과 소통이다. 자신을 감독이 아닌 ‘오기상’으로 부르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선수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 훈련 중에는 엄할 때도 있는데 평소에는 편하게 지내려 한다. 선수들과 소통을 많이 한다. 따로 불러서 이야기도 하는데, 이를 통해 (선수들은) 감독이 나를 ‘지켜보고 있구나’하는 안심을 하는 것 같다”라며 “감독이라는 건 ‘허울’뿐이라는 것을 이야기했다. 함께 배구를 만들어간다고 생각한다. 또 경기 때는 화를 내지 않고 칭찬을 많이 하려고 한다”고 미소 지었다.

다음 시즌 남자부에는 외국인 감독 시대가 열릴 예정이다. 오기노 감독과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물론 KB손해보험 미겔 리베라, 현대캐피탈 필립 블랑,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이 새롭게 남자부 사령탑에 올랐다. 한국전력(권영민)과 삼성화재(김상우)를 제외한 5개 팀이 외국인 감독이다.

오기노 감독은 “기대가 된다. 나보다 훌륭한 지도자들이 온다. V리그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 공부해야 할 것 같고, 좋은 부분은 훔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라며 “V리그는 좋은 의미로 팀 밸런스가 비슷하다. 100% 이길 수 있는 팀이 없다. 새 감독에게는 혼란스러울 수도 있지만 그래도 재밌는 리그라고 소개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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