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이스라엘은 되고' '이란은 안 되고'…미국의 논리는?
중동 분쟁 중재 나선 美…편향성 논란

중동 문제는 역사적으로 복잡하게 꼬여 있어 잘잘못을 가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번 사태도 마찬가집니다. 먼저 공격 당한 이란은 영사관 폭격은 국제 협약 위반이라며 대응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이스라엘은 시리아 내 이란 영사관을 폭격한 이스라엘은 당시 공격으로 사망한 이들은 이란 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구성원들이며, 이들은 이스라엘을 향한 테러에 가담했던 이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공격할 명분과 이유가 충분했다는 겁니다. 각국이 처한 지정학적 유불리에 따라 판단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누구보다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게 미국입니다. 대외 정책이란 측면에서도 그렇지만 올 연말 대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경제를 위해 중동 지역 안정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어떻게든 이스라엘과 이란 양쪽을 말려야 하는데, 문제는 미국도 양측 간 분쟁에서 공정한 중재자가 되긴 어렵다는 점입니다. 아시다시피 이스라엘이 아니더라도 미국과 이란은 서로 앙숙입니다. 이스라엘과 사우디 등 우방국을 중심으로 중동을 안정시키고자 하는 미국과 중동에서 미국을 몰아내고 이슬람 혁명을 완성하고자 하는 이란의 투쟁은 수십 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란에 '보복 말라'…美 주장 근거는?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해 보복을 선언하자 미국은 즉각 중단하라고 경고했습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보복 공격 하루 전인 12일, 조만간 이란이 공격에 나설 것 같다고 말하면서 이란을 향해 '하지 말라'(Don't)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이스라엘 방어를 공약했다"며 "우리는 이스라엘을 지원할 것이고, 이스라엘 방어를 도울 것이며, 이란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영사관을 공격 당해 고위인사가 사망한 이란에게 '보복 자제'를 '요청'하는 것도 아니고 '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미국의 이런 태도는 도대체 어떤 논리에 근거한 걸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근거 없습니다.' 적어도 제가 외교가에서 들은 바로는 그렇습니다. (혹시 제가 놓친 국제법적 근거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미국은 앞서 이스라엘이 하마스에게 공격 당하자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강조하며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나타냈습니다. 이를 두고 이중잣대 아니냐고 하실 수 있지만 꼭 그런 건 아니라고 합니다.
굳이 차이를 설명하자면 이번 영사관 피폭의 경우 이스라엘처럼 자위권을 주장하기는 어렵다는 것으로, 자위권은 자국 영토가 침범 당했을 경우에나 해당한다는 설명입니다. 이번 폭격은 시리아에서 이뤄졌고 그런 만큼 자위권 행사는 어디까지나 시리아의 몫이라는 겁니다. 물론 그렇다고 자국 영사관 피폭에 대해 대응할 권리가 없다는 건 아닙니다. 상식적으로도 자국 영사관이 공격 당해 인명피해가 났는데도 가만히 있을 나라는 없을 테니 말입니다.
주요 사안마다 국제법이나 질서를 늘 거론했던 미국인 지라 비록 명목상으로 나마 뭔가 근거는 있는 건가 싶어 알아보기 시작했던 사안인데 역시나 별 근거는 없었던 걸로 보입니다. 한 전문가는 '그나마 미국이나 되니까 국제법이니 뭐니 하는 거지 중국이나 러시아 같았어 봐라'고 했습니다. 근거라도 대려고 하니 그나마 더 나은 걸까요, 아니면 어차피 다들 자기 잇속 따라 하는 것이니 똑같은 걸까요… 여러분 생각은 어떠십니까.
남승모 기자 smna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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