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따라 봄 따라 4월에 걷기 좋은 길 [최현태 기자의 여행홀릭]
충북 단양 선암골생태유람길/전남 나주 영산강둔치체육공원/경북 영천 임고강변공원/전북 임실 사선대국민관광지
봄이 오니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몸도 한껏 기지개를 켜며 자꾸 문밖으로 나서자고 재촉한다. 옷차림 한결 가벼워지니 발걸음도 사뿐해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한 4월에 걷기 좋은 물길을 따라 봄 맞으러 나선다.
충북 단양 단성면 하방리 선암골생태유람길은 단양 느림보유람길의 1구간으로, 선암계곡을 따라 걷는 14.8㎞의 산책코스다. 선암골생태유람길, 방곡고개넘어길, 사인암숲소리길, 대강농촌풍경길 등 총 42.4㎞에 달하며 1구간 선암골생태유람길이 난이도가 쉬워 가볍게 걷기 좋다.
단성생활체육공원에서 한 시간 반 정도(5.9㎞) 걸으면 조약돌 탑이 즐비한 너럭바위 하선암을 만난다. 퇴계 이황이 단양군수 재임시절 ‘속세를 떠난 듯한 신선이 노닐던 곳’이라고 극찬한 곳이다. 이어 가산리 마을 소나무숲과 기암절벽을 즐기며 걷다 보면 세찬 물소리와 함께 탁 트인 계곡이 펼쳐지는 중선암이 등장한다. 쌍룡이 승천했다는 전설이 깃든 ‘쌍룡폭’의 시원한 물줄기가 마음의 때를 씻는다. 출렁다리를 건너 도락산장 매점 뒤편으로 걸어 들어가면 중선암에 앉을 수 있다.
담양의 가마골 용소에서 발원해 광주와 나주 등을 거쳐 목포에서 바다로 흘러드는 영산강 이름은 나주 영산포에서 비롯됐다. 봄이 오면 영산교 상류 공원 북단은 노란 유채꽃으로 물들어 봄내음을 물씬 전한다. 특히 영산대교 동쪽의 작은 동섬은 낭만적인 장소로 인기가 높다.
영산강 황포돛배 체험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영산강둔치체육공원의 매력. 1977년 자취를 감춘 황포돛배는 2008년부터 다시 운항을 시작해 여행자들을 실어 나른다. 영산교 남쪽 영산포선착장에서 출발해 한국천연염색박물관선착장까지 왕복 10㎞ 구간을 50분 동안 즐길 수 있다. 백제 아랑사와 아비사의 전설을 간직한 앙암바위, 영모정과 기오정 등 나주 역사를 편안하게 살펴볼 수 있다.
별이 가장 잘 보이는 보현산천문대를 보유한 청정도시 영천에는 봄이면 벚꽃과 복사꽃이 만발하는 맑고 푸른 금호강이 흐른다. 보현산 골짜기에서 흘러나온 자호천은 영천댐과 영천 시내를 거쳐 금호강으로 흘러든다. 자호천 구간 중에도 가장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드넓은 강변부지에 자리하고 있는 곳이 임고강변공원. 영천댐을 빠져나온 물길이 우뚝 선 암벽을 만나 급하게 꺾이는 곳으로 그림 같은 풍경을 자랑한다. 약 5만㎡에 달하는 공원은 광장, 분수, 물놀이장, 농구장, 족구장, 정자, 산책로로 꾸며져 휴일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사선대는 2000년 전 임실 운수산의 두 신선과 진안 마이산의 두 신선이 깨끗하고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머물렀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실제 해발 430m의 성미산과 섬진강 상류인 오원천이 어우러지는 풍경은 한 폭의 그림같다. 넓은 잔디광장 북쪽에는 돌, 철, 쇠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인간 감정의 희로애락을 표현한 조각공원이 놓여 작품을 배경으로 근사한 추억을 남기기 좋다.
사선대 위쪽 언덕의 운서정은 일제강점기 우국지사가 모여 나라 잃은 한을 달래던 곳으로, 운서정에서 굽어보는 사선대 절경이 빼어나다. 운서정 주변엔 중부이남 지역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희귀한 야생수목인 천연기념물 가침박달이 군락으로 자라는데 5월에 하얀색 꽃을 피우고 9월에 열매를 맺는다.
붕어섬생태공원(옥정호출렁다리)은 내부시설을 보강하고 지난 3월1일 재개장했다. 옥정호는 1928년 섬진강을 농업용수로 사용하기 위해 만든 거대한 인공호수. 일교차가 큰 봄과 가을이면 맑고 넓은 호반 위로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물안개를 보기 위해 전국에서 수많은 여행자가 찾아온다. 특히 호수 한가운데 떠 있는 붕어섬은 영락없이 붕어를 닮아 유명하다. 옥정호출렁다리는 요산공원에서 붕어섬까지 이어주는 총 길이 420m, 폭 1.5m의 현수교다.
최현태 선임기자,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나정 측 “손 묶이고 안대, 강제로 마약 흡입”…경찰 조사 후 첫 입장
- 매일 넣는 인공눈물에 미세플라스틱…‘첫방울’이 더 위험?
- “내 성별은 이제 여자” 女 탈의실도 맘대로 이용… 괜찮을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3개월 시한부' 암투병 고백한 오은영의 대장암...원인과 예방법은? [건강+]
- “나 집주인인데 문 좀”…원룸 들어가 성폭행 시도한 20대男, 구속
- “내 딸이 이렇게 예쁠 리가” 아내 외도 의심해 DNA 검사…알고보니 ‘병원 실수’
- 속도위반 1만9651번+신호위반 1236번… ‘과태료 전국 1위’는 얼마 낼까 [수민이가 궁금해요]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
- 예비신랑과 성관계 2번 만에 성병 감염…“지금도 손이 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