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文에서 親文 공신, 尹 총리후보說까지… 박영선의 ‘화려한 과거’

이슬기 기자 2024. 4. 2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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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장관. /뉴스1

4·10 총선 후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는 용산발(發) 인선이다. 정권심판론 속에 범야권이 192석을 얻었고, 대통령실은 정국 돌파용 인선을 고심하고 있다. ‘박영선 총리설’은 이런 상황에서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협치 의지를 드러내기 위해 요직인 국무총리와 비서실장에 진보진영 인사를 발탁할 거란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다.

야권은 19일 “갈라치기”라며 반박했지만, 다소 난처한 분위기다. 하마평에 오른 당사자가 문재인 정부 장관 출신이어서다. 동시에 과거 ‘비문(非문재인)계’ 대표 주자로도 꼽혔던 인물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친문계와 대치하면서 당 주류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통상 야당이 취해왔던 “부적격 인사”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기 어렵단 뜻이다. 당 안팎에선 이런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행적’이 다시 회자된다.

◇총리 입각설에… ‘박영선·이언주 엇갈린 운명” 재소환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 전 장관은 2017년 대선 때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문재인 정부 공신’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대선 한 달 전까지만 해도 ‘탈당설’ 중심에 있던 인물이다. 문재인 대표 체제였던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에선 당시 이종걸 원내대표와 주승용 최고위원, 박영선 전 원내대표, 안철수 전 공동대표 등이 대표적 비주류·비문계로 꼽혔다. 이들은 공개 석상에서 당대표 리더십과 ‘친문 패권주의’를 비판하며 친문계와 대립했다.

같은 해 12월 안철수 의원이 탈당하자, 민주당 비주류 의원들의 동반 탈당 및 ‘안철수 신당 합류’가 정치권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했다. 호남 지역 현역들이 대거 탈당했고, 국민의당은 이듬해 총선에서 38석으로 원내 3당이 됐다. 이런 ‘탈당 바람’은 이듬해 대선을 앞두고 다시 불었다. 비문계 중진인 박 전 장관과 재선 이언주 의원이 유력한 탈당 주자로 거론됐다.

이 의원이 대선 한 달 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며 탈당하자, 당 안팎에선 “다음 순서는 박영선”이란 말이 나왔다. 두 사람이 탈당 관련 시기를 조율했다는 말도 돌았다. 같은 시기 이 의원은 “안철수에게 정치생명을 걸었다”며 광화문에서 ‘눈물 유세’로 유명세를 탔다. 그러나 박 전 장관은 결국 잔류를 택했고, 당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문재인 당시 후보를 지원했다.

올해 2월 민주당에 복당한 이 의원은 지난해 11월 유튜브 방송에서 “19대 대선 앞두고 어떤 여자 의원께서 ‘너 먼저 나가서 국민의당에 자리를 잡고 있으면 우리가 순차적으로 나가겠다’고 했다”며 “그런데 나가서 보니까 탈당을 안하더라”라고 했다.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박 전 장관을 지칭한 말이다.

대선 승리 후, 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라 중소벤처기업부가 신설됐다. 당에 잔류한 박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 초대 중기부 장관에 올랐다. 그리고 임기를 마친 지 3년 만에 윤석열 정부 총리 후보로 거론되며 정치권에서 ‘가장 뜨거운 인물’로 재부상했다.

반면 이 의원은 국민의당에 합류한 뒤 바른미래당을 거쳐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소속이 됐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 부산 남구을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당적만 여섯 번을 바꿨다. 이번 총선 두 달 전 민주당으로 복당, 경기 용인정에 공천을 받아 당선됐지만 ‘정치 철새’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두 사람 모두 민주당 내 주목받던 여성 의원이었지만, ‘한번의 선택’으로 운명이 바뀐 셈이다.

박 전 장관은 전날 총리 하마평에 대해 ‘협치’를 언급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지금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너무도 중요한 시기여서 협치가 긴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는 서로 마주 보고 달리는 열차처럼, ‘두 도시 이야기’처럼 보인다”라고 했다.

윤 대통령과 박 전 장관의 관계도 재조명됐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CBS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이 박영선 전 장관에게 고마워하는 게 있다”며 “지금 윤 대통령을 만든 발언인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도록 자리를 마련해 준 게 당시 박영선 법사위원장이었다”고 했다.

또 “대통령이 여주지청장이었을 당시 불출석 사유서를 냈는데, 박 전 장관이 별도로 연락해 오라고 했었다”며 “거기에서 ‘사람에게 충성 않는다’는 발언이 나왔고, 이후 윤 대통령이 ‘날 불러줘서 고마웠다’며 대통령 부부와 식사도 같이 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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