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배구 메가 “제가 ‘인도네시아 김연경’이라고요? 믿기지 않아요”

박강현 기자 2024. 4. 20. 23:2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인터뷰하는 메가. /정관장 배구단

프로배구 여자부 정관장 아포짓 스파이커 출신 메가왓티 퍼티위(25·인도네시아·등록명 메가)는 지난 시즌 한국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아시아쿼터제로 한국 땅을 밟은 그는 별명 ‘메가트론’답게 공격 선봉(득점 전체 7위)에 서며 정관장의 돌풍에 앞장섰다. 이슬람교도 선수로 운동용 히잡을 쓰고 매 경기에 나서 강력한 스파이크를 꽂아 넣었다. 더 큰 꿈을 꾸기 위해 한국에 온 그는 이제 인도네시아 소녀들의 ‘롤모델’로 자리매김했다.

메가는 19일(현지 시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진행한 공동취재단과의 인터뷰에서 “이 정도로 사람들이 내게 열광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기쁘다”며 “그만큼 감사하고 기쁘지만 책임감도 더 강해진다”라고 말했다. ‘메가의 팀’ 정관장은 인도네시아 청소년 체육부 산하 ‘스포츠 기금 및 경영관리기관’(LPDUK)의 초청으로 인도네시아 올스타와 이벤트 경기를 치른다.

메가. /정관장 배구단

메가의 인기는 인도네시아 내에서 하늘을 찌른다. 배구가 인기 종목이 아닌데도 그의 얼굴이 새겨진 현수막이 거리 곳곳에 걸리고, 브랜드 모델까지 섭렵했다. 메가가 뛴 정관장은 ‘국민팀’이 됐다. 괜히 ‘인도네시아의 김연경’으로 불리는 게 아니다. 메가 덕분에 ‘한국’이란 나라도 더 알려지게 됐다.

훈련장에서 만난 청소년 선수 에델비아 아나벨 듀안(17)은 “나도 메가와 같은 훌륭한 프로 선수가 되는 게 꿈이다”라면서 “유튜브로 한국에서 뛰는 메가의 활약을 봤는데 너무 멋있었다. 기술이 정말 뛰어나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내게 좋은 동기부여가 된다”라고 말했다. 메가는 “내가 인도네시아 배구를 국외에 알리고 나로 인해 인도네시아 내에서 배구 인기를 끌어 올렸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웃었다.

메가는 ‘김연경’과 같이 언급되는 것만으로도 함박웃음을 짓는다. ‘인니 김연경’이라는 별명에 대해 그는 “김연경 선수는 내게 우상 같은 존재”라며 “그런 표현이 내게 붙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너무 뿌듯하다”고 기뻐했다.

지난 1월 27일 오후 인천 부평구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3-2024 도드람 V리그 올스타전'에서 김연경, 야스민, 메가가 댄스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로 메가는 김연경과도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 1월 열린 올스타전에 있었던 김연경과의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올스타전에서 ‘(김)연경 언니(한국어로)’가 최우수선수(MVP)상을 받았을 때 가서 축하한다고 했는데, 언니가 ‘고마워, 고마워’라고 말해줬다”라고 전했다. 메가에겐 이 경험이 뜻깊었다. 이런 인연을 바탕으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김연경과도 자주 연락한다고 한다. 메가는 김연경에 대해 “정말 재미있는 언니”라고 들뜬 표정으로 말했다.

김연경도 메가와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있다. 메가는 오는 6월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김연경(KYK) 올스타전’에 초청을 받았다. 김연경의 ‘국가대표 은퇴식’ 성격의 이벤트 경기에 직접 초대를 받은 것이다. 다만 이때 인도네시아 리그를 소화해야 돼 경기에 나서진 못할 전망이다. 메가는 “그런 행사에 초대받을 수준이 됐다는 것만으로 정말 기뻤다”고 돌아봤다.

지난해 10월 31일 오후 대전 대덕구 정관장 스포츠센터 배구연습장에서 외국인 선수 메가가 배구공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신현종 기자

인도네시아와 한국 배구의 ‘스타’로 부상한 메가의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인도네시아 팀을 올림픽으로 이끌어서 큰 무대에 나서고 싶다”라면서 개인적으론 “전설이 되고 싶다. 세계 최고가 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메가는 다음 시즌에도 한국에서 더 높이 날아 오르고 싶어한다. 그는 오는 29일부터 5월 1일까지 제주에서 열리는 여자부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에 신청서를 냈다. 다시 한국 무대에 도전하겠다는 뜻이다. 정관장과 재계약을 할 확률이 높다. 다른 팀에서 메가를 노리고 있다는 소문도 나돌기 시작했다.

정관장 재합류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메가는 “비밀, 서프라이즈”라며 활짝 웃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