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청년’이 만드는 김치찌개…“슬로우점으로 오세요”
[앵커]
형편이 어려운 청년들이 3천 원만 내면 김치찌개를 먹을 수 있는 '청년밥상문간'이라는 식당이 있습니다.
최근엔 이른바 '느린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보다 특별한 지점이 문을 열었다고 하는데요.
어떤 곳인지 이희연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조심스럽게 두부를 썰고, 천천히 육수를 퍼 담습니다.
이 식당의 유일한 메뉴는, 3천 원짜리 '느린 김치찌개'입니다.
["맛있게 드세요."]
느린 학습자라고도 불리는 경계선 지능인 청년들과 함께 만든 음식입니다.
[조OO/경계선 지능인 직원 : "손님 응대하는 법은 좀 어려웠어요. 10일 정도 일하고 나니까 이제 적응돼서 편하고 괜찮아요."]
이들은 지적장애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평균 지능엔 미치지 못합니다.
[임OO/경계선 지능인 직원 : "(다른 곳에서) 아르바이트도 해봤습니다. (학습이) 느리다 보니까. 그 부분에서 조금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그 부분만 좀 어려운 것 같았습니다."]
일을 익히는데도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보니 이들을 반기는 일자리는 많지 않습니다.
[이문수/신부/청년문간 이사장 : "(경계선 지능인은) 봉사를 가도 거절당하다 보니까 사람들을 만날 기회들도 이제 없다는 거예요. '봉사할 기회만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이 굉장히 가슴에 남았습니다."]
그런 이들을 위해 이번 달부터 문을 연 특별한 식당.
청년들에게 부담 없는 한 끼를 제공하는 협동조합 '청년밥상문간'의 다섯 번째 식당인 '슬로우점'입니다.
이곳에선 사회복지사의 지도로 11주의 실습을 거친 10명의 경계선 지능인 청년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임OO/경계선 지능인 직원 : "운전면허 지금 공부하고 있고, 여러 가지를 도전하고 싶은데 지금 천천히 할 수 있는 거부터 하고 있습니다."]
이곳을 찾은 손님들도 직원들의 서툰 움직임에 이해와 배려로 발맞추며 느린 청년들의 미래를 응원합니다.
[조OO/경계선 지능인 직원 : "편안하게 오셔서 그냥 식사하시고 가시면 좋을 것 같아요."]
KBS 뉴스 이희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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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연 기자 (hea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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