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개그맨 김경식·이동우 "실명 이후 사람들의 온정 알게 돼…'힐링' 라디오 함께 진행하는 게 꿈"
■ 방송 : 뉴스룸 / 진행 : 안나경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정확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서 아주 특별한 우정의 두 분을 모셨습니다. 연예계 최고의 단짝으로 알려진 분이시죠. 개그맨 김경식, 이동우 씨 만나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반갑습니다. 매일 아침 두 분이 문자를 나누신다고 하던데 혹시 오늘 아침에도 문자를 나누셨나요?
[이동우/개그맨 : 네, 주고받았어요. 제가 문자를 오늘도 먼저 한 것 같은데.]
[김경식/개그맨 : 오늘 먼저 했고 뭐 일상적인 거기 때문에. 우리는 그냥 늘 가끔 뭐 사랑해라는 문자도 하고.]
[앵커]
맞아요. 사랑한다고 두 분이 서로 하신 거 보고 너무 따뜻하더라고요.
[이동우/개그맨 : 그게 현실 같지가 않아요.]
[앵커]
만나서 말씀으로 하시진 않으시죠?
[이동우/개그맨 : 아니, 해요. (그것도 하죠.) 정말 지긋이 바라보면서 해요.]
[김경식/개그맨 : 오늘 같은 문자는 이거네요. 또 동우가 먼저 문자가 왔네요. '답답하고 무서운 뉴스가 아니라 따뜻한 뉴스의 주인공이 된 우리를 격려해! 부끄러워 말고 차분하게 미소 짓자고. ㅎㅎ' 이렇게 나왔고요. 저는 이제 '굿모닝. 동우. 오늘도 햇살이 좋으네. 어제 피곤했지? 세상 살다 보니 뉴스룸에 다 나오네 ㅎㅎㅎ' 이렇게 가볍게 주고받았습니다.]
[앵커]
오늘 문자의 주제는 저희 뉴스룸이었네요.
[이동우/개그맨 : 네. 역사적인 날이죠, 저희로서는. 장애인의 날에 친구랑 같이 기분 좋게 웃으면서 비장하지 않게 이렇게 사는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게 굉장한 축복이기도 하고 너무너무 부끄럽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진짜 예.]
[앵커]
<유퀴즈> 나오고 나서 혹시 주변에 가족분들이나 팬분들이나 어떤 반응들이 좀 있던가요? 느끼시기에.
[이동우/개그맨 : 경식이가 천사가 돼버렸죠.]
[김경식/개그맨 : 아, 부담이 많이 돼요. 사실은…]
[이동우/개그맨 : 천사 아니거든요.]
[김경식/개그맨 : '이게 칭찬받을 일이야? 동우야' 이렇게 물어봤었어요. 막 웃더라고요. '다른 사람들 보기에는 그게 이뻐 보였나 봐' 이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앵커]
그리고 오히려 이렇게 또 반응을 해 주시니까 더 그 깊이가 남다르다. (또 왜 그러세요?) 무게를 하나 더 올려드렸습니다. 동우 씨에게 한 번 질문을 좀 드려볼게요. 2010년에 실명 판정을 받으신 걸로 알려져 있는데 눈이 보이지 않게 된 뒤로 사랑을 보게 됐다,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더라고요.
[이동우/개그맨 : 제가 제 눈을 가지고 세상을 볼 때 사람을 볼 때는 제 눈에 들어오는 그 모습만 보고 판단해야만 했어요. 그 사람이 입은 옷, 그 사람은 어떻게 메이크업이 됐고, 머리 모양은 어떻고, 어떤 차를 타고, 어떤 말을 하고, 뭐 이런 것 때문에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고 알 수 없었거든요. 그런데 눈을 감게 되니까 그거를 못 보게 되잖아요. 누군가가 이야기를 하면 그 사람의 호흡과 말소리에만 집중하게 돼요. 그러면 이 사람이 얼마나 따뜻한 사람인지 사실 입체적으로 좀 다가올 때가 있거든요. 아, 이렇게 사람들이 온정이 넘쳐나는구나. 이렇게 누군가를 도우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구나 하는 것도 비로소 알게 된 거죠. 뭐 그런 차원에서 이래 저래 사랑을 좀 많이 보면서 산다, 그런 고백을 종종 하곤 합니다.]
[앵커]
그걸 아마 가장 가까이에서 많이 나누시는 분이 이제 김경식 씨 아닐까 싶은데…
[이동우/개그맨 : 아, 스트레스도 제일 많이 주고요. 거듭 말씀드리지만 천사 아닙니다.]
[김경식/개그맨 : 내려줘서 고맙다.]
[앵커]
경식 씨 입장에서는 내가 친구한테 힘이 돼주고 싶어서 건네는 위로나 말 한 마디가 혹시나 친구 입장에서는 오히려 힘이 빠지거나 조금 아프게 들리지 않을까, 어떻게 내가 해야지 좋은 걸까, 이런 고민을 좀 해보신 적이 있을까요?
[김경식/개그맨 : 그런 고민을 하기 전에. 그러니까 이 모든 분들이 제가 동우를 케어하고 내가 보살펴주는 것처럼 잘못 알고 계신데… 사실은 제가 살고 싶어서 동우를 먼저 찾아갔어요. 그게 사실 고백하건대 제 마음 안에도 제가 장애가 있었던 거죠. 그런 부분에 있어서 허심탄회하게 내 얘기를 끝까지 들어주고 어떤 솔루션이나 답을 주지 않더라도 공감해주고 고개 끄덕거리면서 손잡아주고 안아주는 친구가 있었기 때문에 저도 그 고통에서 헤어날 수가 있었고. 또 그 공감과 이 위로로 제가 또 밝게 살게 된 건 아닌가라는 생각에서 오히려 제 고민을 잘 받아주는 동우가 지금도 계속 고맙죠. 앞으로도 그럴 것 같고요. 살려준 장본인이죠.]
[앵커]
두 분 모습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약간 힐링이 되는 듯한 느낌인데, 장애가 있는 14년 정도의 삶을 지금 살고 계신데 동우 씨께서는 지금보다 좀 나아졌으면 좋겠다, 이렇게 느꼈던 점들이 있을까요?
[이동우/개그맨 : 앞으로 갈 길은 정말 멀어요. 뼈 아픈 얘기지만 눈물 나게 힘듭니다. 또 같은 부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어요. 정말 많이 발전했습니다. 이 두 가지를 아주 현실적으로 잘 들여다보고 앞으로 걸어가야 할 것 같아요. 그래서 당장 실천해야 할 것은 내 주변에 우리 경식이뿐만이 아니고 좋은 친구들 정말 많이 있습니다. 그런 선배들, 후배들하고 정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떻게 행복하게 살아가는지를 제가 보여드리는 거죠. 제가 비장하지 않게, 제가 자연스럽게 제 일상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일이라고 생각을 해요.]
[앵커]
동우 씨가 지나왔던 그런 시간들을 지금도 어딘가에서 겪고 있을 다른 분들에게 어떤 말씀을 좀 해 주실 게 있을까요? 이런 질문을 드려보고 싶었거든요.
[이동우/개그맨 : 장애인뿐만이 아니고 모든 사람들이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아픈 사람은 아픈 사람으로서의 권리가 있다는 이야기. 그 권리는 어떻게 행사할 수 있는 것인가, 아프다고 얘기하는 겁니다. 아프다고 고백하는 거죠. 소리치는 거예요. 그러한 외침들에 불편해할 사람들도 분명히 존재할 겁니다. 하지만 그런 현상에 겁먹지 말고, 쫄지 마시고. 이유는 경식이 같은 멋진 사람이 우리 주변에 생각보다 많아요. 정말 많습니다. 외쳐보고 나 필요하니까 누군들 도와주세요, 누구라도 도와주세요, 하면 정말 많이들 나타납니다. 그렇게 살아가셨으면 좋겠어요. 혼자서 모든 거 안 돼요. 사람은 혼자 못 살아요.]
[앵커]
맞아요. 두 분이 보여주고 계시잖아요, 삶으로. 끝으로 두 분이 함께 앞으로 더 하고 싶다거나 이루고 싶은 게 있을까요?
[김경식/개그맨 : 매번 해왔던 얘기이기 때문에 같이 라디오를 진행했으면 좋겠다. 왜 라디오냐 하면요. 동우가 제일 잘할 수 있는 부분이고 또 둘이 제일 호흡이 잘 맞기 때문이고 다른 사람들한테 솔루션 치료 힐링을 음악과 함께 좋은 얘기를 들려주면 참 좋은 프로그램이 되겠다. 좋은 시간이 되겠다라는 생각에서 그걸 같이 한번 해보고 싶고요.]
[이동우/개그맨 : 저는 사실 뭘 어떻게 하고 그런 거에 그렇게 연연하지 않는데, 경식이랑 생각을 해보면 할 수 있는 거 해볼 만한 것들 참 많습니다. 그런 것들이 기회가 되면 다 해보고 싶어요.]
[앵커]
혼자 하는 것보다 꼭 둘이 같이 하고 싶다.
[김경식/개그맨 : 근데 질문이 있는데요. JTBC는 라디오가 없습니까?]
[앵커]
없습니다.
[김경식/개그맨 : 일어나라, 동우야.]
[이동우/개그맨 : 있는 줄 알고 나왔는데 (약속이 다르네.)]
[앵커]
저희도 하고 싶은데 없습니다. 그런데 하여간 언젠가 빠른 시일 안에 두 분이 함께 진행하는 라디오를 꼭 볼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김경식/개그맨 : 감사합니다. 언젠가는 되겠죠.]
[앵커]
곧 뵐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행복을 주는 우리 두 분과 함께 만나봤습니다. 김경식씨 이동우씨, 오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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