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킬러’ 김기동 감독 왔지만…‘전북 포비아’ 극복 못 한 서울 [GOAL 현장리뷰]

강동훈 2024. 4. 20.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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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상암] 강동훈 기자 = FC서울이 ‘전북 포비아’를 극복하지 못했다. 겨우 내 전북현대를 잘 잡는 김기동 감독이 부임하면서 지난 2017년 7월 2일 이후 무려 2484일 만이자 공식전 23경기 만에 ‘천적’ 전북을 꺾을 거란 기대감과는 달리, 서울은 이날 난타전 끝에 안방에서 무릎을 꿇었다.

서울은 20일 오후 4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8라운드 홈경기에서 2-3으로 패했다. 송민규에게 선제실점을 내준 서울은 일류첸코(독일)와 팔로세비치(세르비아)의 연속골로 승부를 뒤집었지만, 이영재와 전병관에게 내리 실점을 허용했다.

이날 패배로 2연패 늪에 빠진 서울은 순위표 6위(2승3무3패·승점 9)에 그대로 머물렀다. 다만 한 경기를 덜 치른 7위 강원FC(승점 9)가 바짝 추격 중인 터라 상황에 따라 순위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반면 2연승에 성공한 전북은 승점 9(2승3무3패)를 쌓으면서 순위를 8위까지 두 계단 끌어올렸다.

서울은 지난 2017년 7월 2일 안방에서 윤승원과 박주영의 골로 전북을 2-1로 꺾은 이후로 전북을 상대로 승리하지 못했다. 코리아컵 포함 공식전 22경기 무승(6무16패)이 이어졌다. 그야말로 ‘전북 포비아’, 전북만 만나면 한없이 약해지는 서울이었다.

하지만 서울은 이날만큼은 기대를 모았다. 전북에 강한 김 감독이 있었기 때문이다. 겨우 내 포항스틸러스와 동행을 마치고 서울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지난해 전북 상대로 코리아컵 포함 5경기 무패(4승1무)를 거둘 만큼 전북을 잘 잡았다. 서울로선 이날 ‘전북 포비아’를 극복하면서 아픔을 치유할 기회였다.



특히 김 감독은 비가 내리는 날에 유독 전북을 상대로 더 강했는데, 공교롭게도 이날 상암벌엔 빗방울이 떨어졌다. “지난해 전북에 패하지 않았다. 오늘도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한다”는 김 감독은 “비 내리는 날에 전북에 패한 적이 없다. 오늘도 비가 오는데, 좋은 기운이 느껴진다.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자신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 감독은 그러나 불과 킥오프 10분도 채 되지 않아 표정이 굳었다. 골키퍼 최철원이 허무한 실책을 범하면서 선제실점을 내준 탓이다. 전반 6분 최철원이 문전 앞에서 권완규의 백패스를 받는 순간 송민규가 재빠르게 전방 압박하면서 몸을 날려 오른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최철원이 뜸을 들이면서 빠르게 처리하지 못한 치명적인 실책이 실점으로 직결된 순간이었다.

서울은 하지만 분위기를 다잡고 반격에 나섰다. 그리고 전북의 골망을 흔들었다. 주인공은 지난 2021년과 2022년 전북에서 뛰었던 일류첸코였다. 전반 10분 기성용의 코너킥을 일류첸코가 머리로 절묘하게 방향을 돌려놓으면서 골네트를 갈랐다. 시즌 4호골을 터뜨린 일류첸코는 다만 친정팀을 예우하고자 골 셀러브레이션을 할 의사가 없다며 양팔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서울은 기세를 이어가 역전골까지 만들었다. 전반 29분 조영욱이 페널티 박스 안 오른쪽 측면에서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리자 문전 앞으로 쇄도하던 팔로세비치가 왼발로 툭 갖다 대면서 밀어 넣었다. 조영욱에게 패스가 연결되기 전 사이드 라인에서 최준의 눈부신 허슬플레이부터 시작된 공격이었다.



서울은 그러나 기쁨이 오래가진 않았다. 전북이 곧바로 승부의 균형을 다시 맞췄다. 전반 38분 송민규가 전진 패스를 찔러주자 이영재가 페널티 박스 오른쪽 모서리 부근에서 낮고 빠른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출렁이며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전북은 재차 역전까지 성공했다. 후반 4분 김진수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페널티 박스 안에서 전병관이 환상적인 오버헤드킥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다급해진 서울은 후반 22분 류재문과 윌리안(브라질)을 빼고 김진야와 손승범을 투입하면서 변화를 가져갔다. 11분 뒤엔 일류첸코와 팔로세비치가 나오고 박동진과 황도윤이 들어갔다. 남은 시간 라인을 최대한 끌어올린 서울은 총공세에 나섰지만, 끝내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리지 못했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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