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주 “《원더풀 월드》는 나답게 용기 있게 끌고 나간 작품”
(시사저널=하은정 우먼센스 대중문화 전문기자)
김남주가 명불허전 '흥행퀸'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최근 막을 내린 MBC 금토드라마 《원더풀 월드》를 통해서였다. 김남주가 분한 여주인공 '고혜란' 열풍을 일으킨 JTBC 《미스티》 이후 5년 만의 드라마 복귀를 통해 빈틈없는 연기력으로 최고 시청률 11.4%를 만들어내며 극을 이끌었다.
드라마 《원더풀 월드》는 아들을 죽인 살인범을 직접 처단한 은수현(김남주 분)이 그날에 얽힌 미스터리한 비밀을 파헤쳐 가는 휴먼 미스터리 드라마다. 드라마 《트레이서1》 《트레이서2》 《보이스2》로 감각적인 연출력을 보여준 이승영 감독과 드라마 《거짓말의 거짓말》 《청담동 스캔들》에서 속도감 있는 필력을 자랑한 김지은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김남주를 비롯해 차은우, 김강우가 함께 출연해 주연부터 제작진까지 막강한 라인업을 완성한 작품이다. 극 중 김남주는 남부럽지 않게 성공한 삶을 살아가는 심리학 교수이자 유명 작가 은수현 역을 맡았다. 가장 행복하다고 믿었던 순간, 모든 것을 잃고 스스로 지옥불로 뛰어든 어머니가 돼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사무치게 하는 열연을 펼쳤다.
김남주는 드라마 《미스티》 《넝쿨째 굴러온 당신》 《역전의 여왕》 《내조의 여왕》과 영화 《그놈 목소리》 등 다수의 작품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색깔이 더해진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내 왔다. 매 작품 탁월한 캐릭터 분석력으로 흥행과 연기력 두 마리 토끼를 잡아온 김남주는 이번에도 출연을 확정하자마자 대본에 몰입하며 은수현 캐릭터에 녹아들었다는 후문이다. 김남주는 종영 직후 "쉽지만은 않은 작품이었지만, 나답게 용기 있게 끌고 나갔다는 자부심이 있다"며 "깊은 감정선에 함께 공감해준 시청자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원더풀 월드》가 관심 속에 막을 내렸다. 작품을 마무리한 소감부터 듣고 싶다.
"《미스티》 이후에 5년 만에 작품을 하면서 부담감이 없지 않았다. 항상 그게 기준이 돼서 '나는 이래야 돼, 전작을 뛰어넘어야 해'라며 저를 옭아매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원더풀 월드》는 '내가 왜 꼭 그래야 돼? 나 하고 싶은 대로 할래'라는 생각을 하게 된 작품이다. 뭔가 계산하지 않고 감정선을 그대로 따라갔던 최초의 드라마다. 쉽지만은 않은 작품이었지만, 나답게 용기 있게 끌고 나갔다는 자부심이 있다. 더불어 멋진 동료들과 함께한 뜻깊은 시간이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여배우로서도 많은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저를 믿어주는 좋은 사람들과 좋은 작품을 남겨 기쁘다."
《원더풀 월드》는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더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시청률도 계속 상승했다.
"어둡기도 하고, 조금은 어려운 이야기이기도 해서 걱정했다. 모든 배우가 열심히 했는데, 시청자들께서 그 감정을 따라와 주시고 공감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덕분에 저도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요즘 시청자들은 재미있고 밝은 드라마를 좋아하신다는데, 이 작품은 어쩌면 어렵다면 어려운 장르물이지 않나. 그럼에도 은수현의 마음에 공감이 됐고, 시청자들께서도 분명 은수현의 마음에 공감해 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극 중 맡았던 은수현이라는 캐릭터는 억울하게 자식을 잃고 모든 것을 내던져 복수에 나선 어머니다. 실제 두 아이의 엄마로서 남다른 마음으로 임했을 것 같다.
"대사에도 나오지만, 그 마음 하나였다. 저 역시 엄마로서 은수현의 감정에 너무 공감했고, 자식 가진 엄마들이라면 모두 공감해 주실 것이라는 마음이 있었다. 이게 드라마니까 가능한 일이지 실제라면 은수현 같은 마음이 아닐 부모가 어디 있겠나. 드라마이기에 가능했던 1부 엔딩 때문에 출연을 결정했던 작품이다. 대본을 읽는데 너무 슬프고 분노가 차올랐다. 오로지 그 마음 하나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은수현이 아들을 죽인 이를 들이받고 스스로 지옥으로 가는 1부 엔딩은 강렬하고도 여운이 짙었다.
"그날 하루, 그 한 신을 찍었다. 오후 4시부터 모여서 리허설을 하고 새벽 3시쯤 끝난 것 같다. 그 한 신을 찍기 위해 도를 닦는 마음이었다. 그 장면이 시청자를 설득하지 않으면 드라마를 따라갈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최선을 다했다."
강렬한 감정선, 짙은 슬픔을 연기하느라 후유증에 시달리지는 않았는지도 궁금하다.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그날그날 풀어갔던 것 같다. 저도 엄마여서 그랬는지, 모든 장면마다 몰입하며 촬영했다. 그러고 나선 남편이랑 술 한잔 마시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털어냈던 것 같다. 아낌없이 표현하고 또 그 이후엔 풀어가면서 촬영에 임했다. 다만 감정이 오버되면 시청자들도 더 힘들지 않겠나 싶었다. 울다 보면 더 울게 되는 경우가 있어 첫 테이크에 집중했다. 편집에서 덜어낸 부분도 있었다."
차은우와의 만남이 큰 화제가 됐다. 배우로서 함께 호흡해 보니 어땠나.
"저 역시 '얼굴 천재'로 불릴 만큼 잘생긴 친구가 어떻게 연기를 할까 궁금했다. 한데 현장에서 만나니 너무 열정적이고 몸을 사리지 않더라. 스케줄도 바빴을 텐데, 단 한 번 늦은 적도 없고 늘 성실했다. 그 노력이 작품에서도 점점 빛을 발하더라. 심지어 친절하기까지 했다. 스태프 짐도 척척 들어주고, 키 크다고 전구도 대신 달아주고. 은우는 잘될 수밖에 없겠구나, 앞으로도 계속 성장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극찬이 아깝지 않을 정도다. 마음도 멋있고, 자세도 인성도 예쁜 후배와 함께해서 고맙고 행복했다."
원미경과의 모녀 호흡도 화제를 모았다.
"원미경 선생님은 정말 천생 배우시다. 선생님 얼굴을 보면 연기가 절로 나올 만큼 매번 진심이셨다. 선생님 자체만으로도 너무 좋으신데, 연기도 매번 진심이시니 그 앞에서 연기가 안 될 수가 없었다. 진짜 수현이 엄마 같았다. 그런 어머니가 계셔서 너무 좋았다. '나도 저런 엄마 있었으면 좋겠다'는 시청자 글을 보면서 '맞아, 맞아'라며 공감했다. 이 자리를 빌려서 다시금 말씀드리고 싶다. '선생님은 정말 최고십니다'라고 말이다."
마지막으로 《원더풀 월드》를 사랑해 주신 시청자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면.
"수현이를 끝까지 믿고 따라와 주신 시청자분들한테 너무 감사드린다. 이렇게 끝까지 많은 관심과 궁금증을 갖고 따라와 주신 여러분께 그저 감사하다는 마음뿐이다. 더 좋은 작품으로, 또 다른 모습의 김남주로 인사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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