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 없애겠다"…장애인의날 데뷔한 청각장애 아이돌 빅오션

MBC '쇼! 음악중심'서 첫 싱글 '빛'으로 가요계 신고식

K팝 첫 청각장애 아이돌 그룹 빅오션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멤버 전원이 청각장애인으로 이루어진 그룹 빅오션이 2024년 4월 4일 서울 강남구 파라스타엔터테인먼트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청각 장애인으로 구성된 3인조 아이돌 그룹 '빅오션'(Big Ocean)이 장애인의 날인 20일 첫 싱글 '빛'을 내놓으며 데뷔했다.

빅오션의 세 멤버 박현진(25), 이찬연(26), 김지석(21)은 1세대 아이돌 그룹 H.O.T.의 대표곡 '빛'을 리메이크했다. 이들은 음성 언어는 물론, 한국어 수어·영어 수어·국제 수화로 노래하고 춤도 춘다.

그룹명에는 '세상을 크게 놀라게 한다'는 뜻과 '바다와 같은 잠재력을 가지고 바다처럼 전 세계로 뻗어나가겠다'는 포부가 담겼다.

빅오션은 멤버들의 목소리 데이터를 학습한 AI(인공지능) 기술의 도움을 빌려 음원을 제작했다. 청각 장애로 인해 음정을 정확히 잡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들은 '온전히 나를 위한 음악으로 음악을 통해 스스로 행복해지자'는 가치를 제안하는 새로운 장르인 '프리-솔 팝'(Free-soul POP)을 표방했다.

소속사 파라스타엔터테인먼트는 "언어의 장벽, 신체의 한계, 그 무엇도 방해되지 않는 편안한 음악을 기대해 달라"고 소개했다.

빅오션은 특히 H.O.T.의 원곡과 달리 자신만의 솔직한 이야기를 랩에 녹여냈다.

빅오션은 싱글 발매일이자 장애인의날인 이날 오후 MBC TV 음악 프로그램 '쇼! 음악중심'에 출연해 정식 데뷔 무대를 선보였다.

멤버들은 '쇼! 음악중심' 오프닝에서 청바지 차림에 자연스러운 표정으로 안무를 소화하며 '빛' 무대를 꾸몄다. 이들은 노래 중간중간 수어를 섞었다.

빅오션은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청각 장애인은 노래하지 못할 것이라는 편견을 지우고 싶었다"며 "새로운 개척지여서 어려움은 있겠지만, 정식 가수에 도전하니 안 들린다는 건 핑계가 될 수 없다"고 각오를 밝혔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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