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피플 365] 로봇 73대가 병원 곳곳서 환자·의료진 척척 돕죠

박효순 2024. 4. 20.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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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의료원 ‘디딤’ 커맨드센터 김영미 파트장
한림대 성심병원의 병원 로봇 통합관제시스템 앞에서

"커맨드센터란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병원 운영 효율화 및 환자 서비스를 개선하는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전담팀입니다. 파트장은 임상 의료현장부터 행정, 디지털까지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통해 경계를 넘나들며 디지털 헬스케어를 전파하는 역할을 합니다. 의료진의 업무 효율화와 환자 서비스 개선을 위해 '디지털 혁신의 길'을 만들고, 실제 현장에서 잘 쓰일 수 있도록 접목하는 과제를 이끌고 있습니다."

한림대의료원 도헌디지털의료혁신연구소(DIDIM, 디딤)에는 알파벳 순으로 AI센터, 빅데이터센터, 커맨드센터, 치과로봇R&D센터, Ei-청능개발센터, 원격환자모니터링센터(UPCC), 한림가상현실뇌융합연구센터 등 7개의 의료혁신 관련 센터가 소속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우리가 미래를 지향하겠다'는 목표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데이터, 로보틱스, 디지털 트윈 등 미래 의료 기술들을 활발히 연구 중이다. 외부 기업과 의료진이 함께 참가한다.

도헌디지털의료혁신연구소 커맨드센터 김영미 파트장(44)은 18일 "디지털 혁신의 길을 만든다는 것은 '디지털 기술을 적극 활용하여 변화를 이끌고 발전을 도모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병원의 복잡한 프로세스를 개선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람 중심으로 의료서비스를 연결하여 제공함으로써 좋은 성과를 거두어 냈다"고 말했다.

김 파트장은 병원 내 프로세스 관련 특허 5건 획득 및 3건 출원(입원 환자 예측, 병원 운영 평가, 외래 진료 프로세스 최적화, 감염 환자 추적, 영상검사 배정 최적화, 엘리베이터 로봇 배정 스케줄링, 로봇 업무 수행 시간 예측, 자외선 소독 로봇 시간 결정)에 공헌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구체적 사례와 성과는 크게 어떤 것이 있나요.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기 전부터 진료와 입원 등 병원 내 모든 활동을 초연결로 통합 관리하는 '진료 전주기 지능형 워크플로우'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으며 이를 실제 의료현장에 맞게 수정하고 접목했습니다. 그 결과 외래 재진 환자 29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 결과 '과거보다 대기 시간이 감소했다'가 73%를 기록하며 높은 만족도를 보였습니다."

―국내 최다 종류, 최다수(7종 73대) 의료서비스 로봇을 실증한 'AI·5G 기반 서비스로봇 실증사업'의 성공적인 수행에 공헌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로봇의 기능과 역할이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잘 스며들 수 있도록 힘쓰고 있는 김영미 파트장. [사진=한림대의료원 제공]

"사람과 로봇이 함께 다니는 공간에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 병원에서 실제 사용이 가능한 시나리오를 개발했습니다. 로봇 관련 기업이 병원의 환자 동선 등을 잘 모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가 있어요. 예를 들면 로봇이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대기하고 서 있는 자리가 엘리베이터와 너무 가깝게 배치되어, 혹시라도 휠체어를 탄 환자께서 내릴 때 로봇으로 인해 내리기 어려운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이 부분을 직접 휠체어를 밀어서 회전시켜 가면서 로봇이 설 자리를 적절하게 조정하는 노력을 제가 진행했습니다. 이같이 로봇은 어떤 동선으로 이동해야 하나, 어디에 서야 하나 등 의료진과 환자, 로봇이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동선 지정 문제를 현장에서 직접 조율했습니다."

한림대 성심병원이 도입한 로봇은 7종 73대다. 환자 안내, 검체 및 약품 배달, 방역소독 등 다양한 로봇을 활용하여 2022년 8월부터 2024년 3월까지 3만 1607건의 서비스를 시행했다.

안내 로봇은 길을 찾기 어려운 병원 내에서 고령 환자나 외국인 환자와 동행하며 길을 안내한다. 로봇을 조작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거나 복잡한 이름의 병원 내 목적지를 환자가 알기 힘든 경우를 위해 안내직원의 명령으로 환자는 로봇만 따라가면 되도록 서비스를 적용했다.

배송 로봇은 병원 내 약, 검체, 물품을 운반한다. 기존에는 의료진이 물품을 직접 옮기는 경우가 많았는데 로봇이 업무를 대신하면서 업무 부담이 크게 줄었다. 특히 인력이 부족한 야간 시간대에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방역 로봇은 자외선(UVC)과 헤파필터로 바닥과 공기 중의 세균 등 유해 요소들을 제거한다. 면역력이 약한 암 환자 병동이나 감염병 위험성이 높은 호흡기 환자 병동에서 주로 활약 중이다. 방역 로봇은 시간당 2188㎡를 정화할 수 있다. 한 시간에 6인 병실 20번을 환기할 수 있는 성능이다. 방역 로봇과 환기를 병행하면서 병원은 공기 매개 오염의 99.9%를 제거하는 소요 시간을 기존 69분에서 16분으로 줄였다.

―더 기여한 것은 없나요?

"이외에도 의료현장을 잘 아는 실무 경험이 있는 간호사로서, 어떤 부서의 어떤 업무에 로봇을 배정할지 사용 시나리오를 발굴하고, 프로세스를 변경하는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이를 통해 동일한 종류의 로봇이 서로 다른 다양한 서비스, 즉 병동으로의 약제 배송, 검사실 검체 이송, 릴레이 방식의 서류 전달 등을 할 수 있게 서비스를 개발하여 활용도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시나리오가 잘 활용될 수 있도록 서비스 현장에서 직접 움직이며 의료진 및 환자분의 다양한 요구도와 상황이 반영될 수 있도록 사용 시나리오를 변경하고, 고도화하는 모든 과정을 수행했습니다."

―가상 환자와 가상병원을 통해 병원 운영 최적화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디지털 트윈 기반 병원 운영 기술개발 사업'을 수주해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연구개발 과제입니다. 의료진의 업무 과중, 혼잡한 공간, 진료 지연 등은 의료기관이 공통으로 겪고 있는 문제점입니다. 여러 의료기관이 직면한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외래와 입원 병동에서 발생하는 문제 상황을 3D 디지털 트윈에서 시각화하여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병원 안 내비게이션을 만든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연구가 성공한다면 각 병원에 맞는 최적의 병원 운영 솔루션을 찾는 툴을 개발하여 확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평소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요.

"평소에 건강관리를 잘하는 편은 아닙니다. 다만 다양한 아이디어가 필요한 업무를 하고 있어 산책하면서 스트레스 관리를 합니다.

―인공지능(AI)이 의료와 병원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김영미 파트장이 약 배송 로봇인 '나르미'의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한림대의료원 제공]

"진단 및 예측과 개인 맞춤형 치료 등으로 의료 질이 향상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의료 분야는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환경에서 작동하는데, 이러한 환경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의료 전문가들의 '도메인 지식'(대상 시스템을 운영하는 환경에 관한 지식)이 꼭 필요합니다. 이러한 전문가들의 지식을 기반으로 개발된 인공지능 기술은 진단, 예측 및 치료에서 더 높은 신뢰성과 효율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따라서 의료현장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할 때는 의료 전문가들과의 긴밀한 협업과 지식 공유가 필수적입니다."

김 파트장은 외과 병동 간호사 9년, 외과 외래 간호사 10년, 진료협력센터 및 가치혁신팀 2년, 디딤 커맨드센터 2년 등 올해로 경력 23년 차에 접어들었다. 2021년 스마트병원 선도모델 구축 국책사업 수주 및 실무 총괄 책임(사업 완료), 2022년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정보통신기술기반 의료정책 사업 적극 참여 및 보건의료 발전 기여 유공), 2022년 대규모 로봇실증 국책사업 수주 및 실무 총괄 책임(사업 완료), 2023년 가상환경 기반 병원 운영 기술개발 국책사업 수주 및 실무 총괄 책임(사업 완료), 기타 국책사업 실무총괄책임(사업 진행 중) 등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의 좌우명과 생활신조는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이다.

―국민건강 및 환자들을 위해 한 말씀 해주신다면.

"미래 사회의 변화를 주도하고 국민의 건강과 안녕을 향상할 수 있도록 새로운 정보와 기술을 활용하여 의료현장의 필요한 서비스 모델의 혁신적 개발로 편안한 의료서비스를 받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병원을 이용하실 때 환자들이 더 편안하게, 더 좋은 치료를 받으실 수 있으시면 좋겠습니다. 의료진들이 환자들에게 더 집중하고, 한 마디라도 더 나누고 공감하며 일할 수 있는 의료현장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다양한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력을 모으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의료현장에 딱 맞는 기술 적용으로 환자들은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받고 의료진은 불필요한 업무에 시간이 뺏기지 않고 환자의 직접 간호에 집중하는 환경을 말하는 것입니다."

박효순 기자 (anytoc@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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