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너희들이었어? 金버거란 오명과 사모펀드의 욕망 [視리즈]

이지원 기자 2024. 4. 20.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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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커버스토리 視리즈
金버거 된 햄버거의 민낯➋
사모펀드가 보유한 햄버거 브랜드
수익 증대가 목적인 사모펀드의 덫
물가 관리 손 놓은 정부의 실책
햄버거 가격 어디까지 오를까
햄버거 가격이 오르는 덴 햄버거 브랜드를 운영하는 기업의 정체성, 정부의 불구경이 숨어 있다.[사진=뉴시스]

# "햄버거가 물가 상승의 주범이 됐다." 소비자 사이에서 나오는 쓴소리다. 트집 잡는 말이 아니다. 햄버거 물가는 실제로 전체 외식물가 상승률을 훌쩍 웃돌고 있다. 2022~2023년 햄버거 물가 상승률(이하 3월 기준‧전년 동월 대비)은 각각 10.4%, 10.3%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체 외식물가 상승률 6.6%, 7.3%보다 3.8%포인트, 3.0%포인트 높았다. 올해 2월에도 햄버거 물가 상승률은 8.2%로 39개 외식품목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 햄버거 가격은 왜 이렇게 오르는 걸까. 우리는 視리즈 '金버거 된 햄버거의 민낯' 1편에서 햄버거 가격이 하루가 멀다하고 오르는 첫번째 이유인 'N차 인상'의 덫을 해부했다. 한 햄버거 브랜드가 총대를 메고 가격을 인상하면, 너나없이 가격을 올리는 '경쟁 없는 시장'이 N차 인상의 문제였다.

# 그렇다면 햄버거 가격이 툭하면 오르는 이유가 N차 인상뿐일까. 그렇지 않다. 視리즈 '金버거가 된 햄버거의 민낯' 두번째 편을 열어보자.

한국맥도날드의 직영점 매출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사진=뉴시스]

'N차 인상.' 1년에도 수차례 가격을 올리는 N차 인상이 햄버거 업계에선 예삿일이 됐다. 일례로 맥도날드와 맘스터치는 지난 2년(2022~2023년)간 매년 두차례씩 햄버거 가격을 끌어올렸다.

가격 인상 주기가 점차 짧아지는 브랜드도 적지 않다. 2021년 12월 브랜드 론칭(2019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가격을 인상한 '노브랜드버거'는 이후 8개월 만에 두번째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햄버거 시장의 경쟁이 치열하지만, 정작 업체 간 가격 경쟁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은희 인하대(소비자학) 교수는 "한 업체가 총대를 메고 가격을 인상하면, 다른 브랜드들이 도미노 가격 인상을 하는 일종의 '담합'이 일상화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햄버거 가격의 상승을 부채질하는 요인이 'N차 인상'만은 아니란 점이다. 여기엔 햄버거 브랜드를 운영하는 기업의 정체성, 정부의 불구경이 숨어 있다. 햄버거 가격 상승에 숨은 또 다른 이유들을 하나씩 살펴보자.

■ 관점➊ 사모펀드의 덫 = 주요 햄버거 브랜드의 최대주주가 사모펀드라는 점도 햄버거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모펀드의 특성상 엑시트(투자금 회수·Exit)를 위해선 브랜드의 가치를 제고해야 하는데, 그 방법 중 하나로 '가격 인상→수익 증대'란 공식을 택하고 있다는 거다.

실제로 사모펀드가 수요한 햄버거 브랜드는 숱하다. 맘스터치는 사모펀드 케이엘앤파트너스(2019년 인수)가 보유하고 있다. 버거킹과 KFC의 최대주주도 사모펀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2016년 인수), 오케스트라PE(2023년 인수)다.

[사진=뉴시스]

공교롭게도 맘스터치는 사모펀드에 인수된 이후 지속적으로 가격을 인상하면서 '혜자버거'라는 별칭을 잃어버렸다. KFC 역시 사모펀드로 주인이 바뀐 지 한달여 만에 가격 인상을 단행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KFC는 지난해 2월 일부 제품 가격을 100 ~200원 인상했다. 올해 3월에도 배달 메뉴 가격을 100~300원씩 올렸다. 엑시트가 목표인 사모펀드가 햄버거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한 햄버거 가격 인상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거다.

■ 관점➋ 손 놓은 정부 = 햄버거가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지만, 정부가 손을 놓고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특히 2022년 2월 문재인 정부가 도입했던 '주요 외식품목 가격 동향 조사'를 폐지한 건 패착이란 지적이 나온다.

문 정부 시절 농림축산식품부는 외식물가가 지속해서 치솟자 햄버거·치킨·피자·떡볶이·김밥 등 12개 외식 프랜차이즈 품목(브랜드 수 62개)의 가격을 조사해 매주 수요일 발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맘스터치·버거킹·맥도날드·KFC·롯데리아 등 주요 햄버거 브랜드들이 조사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가격 추이를 공표해 업체들의 무분별한 가격 인상을 억제하겠다는 게 목표였다. 고물가에 허덕이는 소비자로선 반길 만한 정책이었다.

그런데 그해 5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이 정책은 폐지됐다. 농림부가 내놓은 폐지 이유는 다음과 같다. "프랜차이즈 브랜드라도 점포 간 가격 차이가 크고, 가격 인상 빈도가 잦지 않아 매주 공표하는 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정말 그럴까. 이은희 교수는 "2022년 도입했던 '주요 외식품목 가격 동향 조사'는 외식품목 가격을 일일이 확인하기 힘든 소비자에게 유용한 정보이자, 업체들의 가격인상을 억제할 정책이었다"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면 발표 빈도를 월별·분기별로 조정하고, 소비자에게 정책을 더 알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문재인 정부는 햄버거·치킨·피자 등 12개 외식 프랜차이즈 품목의 가격을 조사해 매주 수요일 발표한다는 정책을 내놨지만, 정권 교체와 함께 폐지됐다.[사진=뉴시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5일 '파파이스(신라교역)'가 "물가 상승, 인건비, 배달 수수료 등 비용 상승 압박이 커졌다"면서 제품 가격을 평균 4% 올렸다. 올 들어 가격 인상을 하지 않은 버거킹, 맘스터치 등은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면서 선을 그었지만 언제 다시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들지 알 수 없다.

"네가 올리면 나도 올린다" 식의 도미노 가격 인상, 엑시트가 목적인 사모펀드의 욕심, 정부의 불구경 등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햄버거 가격을 억제할 방법도 없다. '금金버거'가 된 햄버거는 물가 상승의 주범이란 꼬리표를 떼어 낼 수 있을까.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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