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서 가장 강력한 '이오' 화산, 수십억년째 진행 중[사이언스 PICK]

윤현성 기자 2024. 4. 2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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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7억년 전 이오 탄생 이후부터 화산활동 계속 이어진 듯
이오 탐구 통해 태양계 내외 생명체 존재 가능성 탐색 기대
갈릴레오 탐사선이 촬영한 목성 위성 '이오'의 지표면 모습. (사진=나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목성 위성 '이오'에서 나타나는 태양계에서 가장 강한 화산 활동이 지난 수십억년 동안 이어져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오 화산 활동의 시작 시점이 파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일 학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공대 연구팀은 이오의 대기 중에 있는 희박한 황, 염소 등의 안정된 동위원소 비율을 분석해 이오의 화산활동이 45억7000만년 전 형성 이후 계속해서 일어났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해당 연구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이오는 표면에만 수백개의 화산이 있는 태양계에서 화산 활동이 가장 활발한 곳이다. 화산 활동 빈도나 파괴력 모두 해왕성 위성 트리톤이나 지구보다도 훨씬 강력하다. 이오 지표면의 화산들에서 분출되는 물질은 최대 상공 500㎞까지 솟아오를 수도 있다. 태양계 역사상 가장 큰 화산 폭발의 기록도 이오가 갖고 있다.

이오는 목성 위성 중 모행성과 가장 가까워 중력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 이에 더해 이웃 위성인 유로파, 가니메데와의 중력 상호 작용까지 받아 천체 내부에서 강한 마찰과 가열이 나타나고, 이것이 화산으로 분출되는 식이다.

이처럼 화산으로 유명한 천체임에도 이오에서 나타나는 광범위한 화산 활동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는 완전히 파악되지 못했었다. 이번 연구로 이오 화산활동의 '역사'에 대한 단서가 잡힌 셈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오는 화산 활동으로 분출되는 용암과 화산재 등에 의해 표면의 성질이 계속해서 바뀌고 있다. 수십억년 전에 만들어진 천체임에도 불구하고 파악 가능한 지질학적 역사는 수백만년 수준에 그친다.

이에 연구팀은 지표면이 아닌 이오 대기에 있는 성분들을 분석해냈다. 화산 활동으로 인해 이오 대기는 황, 염소 등이 풍부한 가스로 이뤄져 있는데, 연구팀은 이 황을 실마리로 삼았다.

태양계에서 황의 동위원소인 황-32와 황-34는 일정한 비율이라는 특징을 보인다. 연구팀의 동위원소 측정 결과 이오에서는 화산 활동으로 인해 대기 상부에서 가벼운 동위원소들이 지속적으로 손실됐고, 그 영향으로 무거운 동위원소의 비율이 태양계 평균값에 비해 크게 높아지는 불균형을 보였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결과 화산 폭발로 인해 가벼운 황-32가 풍부한 가스들은 초당 약 1톤 규모로 손실되고 있었다. 이로 인해 이오에서는 탄생 초기부터 존재했던 황의 약 94~99%가 사라진 것으로 추정됐다. 이처럼 수십억년에 걸쳐 동위원소 간 불일치가 누적된 것을 증거로 연구팀은 이오의 화산이 탄생 이후 대부분의 시간에서 분출되고 있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오의 지질학적 특성상 이오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태양계에 몇 안되는 화산 활동 위성인 만큼 향후 이오와 외계행성의 데이터를 비교해 생명체를 찾아내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아울러 또다른 목성 위성인 유로파는 태양계에서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가장 높은 천체 중 하나다. 이오에서 수십억년에 걸친 화산 활동과 가열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유로파에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날 경우 유로파 지하 바다에도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

이번 연구와 별개로 미 항공우주국(NASA)도 이오를 비롯한 목성 위성 탐사에 힘을 쏟고 있다. 나사의 목성 탐사선 주노는 올해 초 이오에 최근접하면서 새로운 데이터 확보에 나섰다. 기존에 약 1만1000~10만㎞ 상공에서 이오를 관찰해왔지만 지난 1월에는 약 1500㎞ 지점까지 접근했다.

주노의 이번 근접비행을 통해서는 이오 화산활동의 근원 및 폭발 빈도, 지각 아래 마그마 바다의 존재 여부, 용암 흐름의 형태, 이오를 향한 목성 조석력의 영향 등을 파악하게 된다. 지금까지 촬영된 것 중 가장 고해상도의 이오 사진 촬영에도 도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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