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독주하다 넘어진 혁신 아이콘…‘비장의 무기’ 개발 착수했다는데 [박민기의 월드버스]

박민기 기자(mkp@mk.co.kr) 2024. 4. 20.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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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전기차 철수…혼합현실 성적 부진
인류 도와줄 ‘가정용 로봇’ 개발 착수
타 기업들도 이미 눈독 들여 ‘경쟁 치열’
“새 혁신 제시하자”…전문가 모집 박차
올해 2월 개최된 세계 최대 규모 모바일 기술 박람회 ‘MWC(Mobile World Congress) 2024’에서 한 남성이 비전프로를 사용해보고 있다. [사진 출처 = AFP 연합뉴스]
애플이 지난 10년간 100억달러(약 13조5000억원)를 쏟아부은 ‘애플카 사업’을 결국 접기로 결정했을 때 시장은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스마트폰에 이어 미래형 커넥티드카가 업계 주요 먹거리로 각광받기 시작한 상황에서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애플이 또다시 새로운 길을 제시해줄 것이라는 기대가 널리 퍼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결국 애플은 이미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된 미래형 자동차시장에서 후발주자로는 살아남기 쉽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고, 막대한 투자금을 뒤로 한 채 눈물을 머금고 새로운 혁신 찾기에 나섰습니다.

올해 초 ‘애플카 포기’를 선언한 애플이 약 두 달 만에 차세대 혁신 위한 다음 승부수로 지목한 산업은 ‘가정용 로봇’입니다. 블룸버그가 인용한 해당 사안에 정통한 익명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애플은 가정용 로봇 개발을 위한 전문팀을 꾸리고 오랜 기간 소비자가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로봇 개발을 연구해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물론 아직 연구 초기 단계로 해당 제품이 실제로 시장에 출시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러나 고심 끝에 애플카 사업을 접은 애플이 수익 창출을 위한 새로운 분야 발굴에 얼마나 진심인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혁신을 이어갈 수 있는 ‘차세대 먹거리’를 찾기 위한 애플의 노력은 고(故)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가 있을 때부터 이어져 왔습니다. 하지만 애플은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아이폰을 넘어서는 새로운 혁신을 아직까지는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야심차게 시작한 애플카 사업은 결국 중단됐고, 최근 내놓은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프로 역시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 초기 모델 수준인 비전프로가 탄탄한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술 발전을 거쳐 앞으로 최소 수년이 더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애플카가 만약 성공했다면 애플 매출에 수천억달러를 더해주는 주력 상품으로 거듭날 수 있었을 거라는 아쉬움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당초 애플은 자사의 미래 경쟁력으로 세 가지 분야를 지목했습니다. 자동차, 가정용 디바이스, 그리고 혼합현실입니다. 여기서 자동차를 포기한 만큼 앞으로 애플의 주요 관심사는 ‘스마트홈 산업’에서 어떤 혁신을 써나갈 수 있을지일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쉽지만은 않을 거라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입니다. 로봇공학을 활용한 가정용 디바이스 아이디어가 수년 전 처음 나왔을 때 애플 고위층은 이에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얼마 안 가 내부에서는 ‘과연 소비자들이 해당 기술과 서비스를 위해 큰 금액을 지불할 것인지’에 대한 의심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습니다. 소비자를 100% 만족시키기 위한 기술력도 아직 부족해 완전한 상품화를 위해서는 생각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습니다. 이 같은 이유로 현재 애플 고위층 사이에서 ‘개발 진행’과 ‘중단’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면서 아직 정확한 사업 방향을 잡지 못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해 2월 미국 뉴욕에 위치한 애플 매장에서 가장 먼저 비전프로를 구입한 고객이 직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걸어나오고 있다. [사진 출처 = AFP 연합뉴스]
애플이 로봇공학 기술 연구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면 또 다른 주요 산업으로 꼽히는 인공지능(AI) 산업에서도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도 나옵니다. AI기술은 애플이 관심을 쏟고 있는 로봇공학 연구에도 접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애플 연구진은 로봇이 각기 다른 형태로 구성된 소비자들의 집 내부를 좀 더 효과적으로 탐색하고 파악할 수 있는 알고리즘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애플이 로봇공학 산업의 혁신자로 거듭날 수 있다면 관련 시장에서 더 많은 소비자들을 흡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AI를 활용한 기술 개발에도 더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해당 분야에서의 경쟁 역시 미래형 자동차처럼 쉽지만은 않을 전망입니다. 로봇공학 산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기업이 애플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마존은 이미 2021년 가정용 로봇 ‘아스트로’를 1600달러(약 216만원)에 출시했습니다. 아마존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아스트로가 기업 경비 로봇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기도 했습니다. 이 밖의 다른 경쟁 기업들 역시 사람과 유사한 크기에 세부적인 움직임을 흉내낼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계획을 앞다퉈 제시하고 있습니다.

애플은 앞으로 본격화할 경쟁에 대비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습니다. 자사 홈페이지에서 로봇공학 기술 연구에 참여할 전문가를 모집하는 동시에 앞으로 관련 팀을 적극 확대할 것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애플은 “우리 팀은 현대적인 머신러닝과 로봇공학의 교차점에서 차세대 애플 제품에 힘을 실어줄 AI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복잡한 로봇공학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현대사회에 새로운 혁신을 제시할 수 있는 전문가를 필요로 한다”고 밝혔습니다.

[매일 쫓기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알면 알수록 더 좋은 국제사회 소식. 전 세계가 주목하는 한 주의 가장 핫한 이슈만 골라 전해드립니다. 단 5분 투자로 그 주의 대화를 주도하는 ‘인싸’가 될 수 있습니다. 읽기만 하세요. 정리는 제가 해드릴게요. 박민기의 월드버스(World+Universe)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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