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식당서 총기난사…살생부 만든 미국 10대들 '폭탄테러' 계획했다[뉴스속오늘]

류원혜 기자 2024. 4. 20.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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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25년 전인 1999년 4월 20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의 작은 마을 컬럼바인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총기 규제와 학교 안전 강화 필요성에 대한 논쟁을 촉발했다.

학교 전체를 날려 버리려고 했던 계획이 실패하자 에릭과 딜런은 총을 들고 돌아다니며 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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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에릭 해리스(왼쪽)와 딜런 클레볼드./사진=유튜브 채널 'Real Stories'
25년 전인 1999년 4월 20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의 작은 마을 컬럼바인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해당 고등학교에 다니던 17세 소년 에릭 해리스(Eric Harris)와 딜런 클레볼드(Dylan Klebold)였다.
학생 12명과 교사 1명이 숨졌고, 21명이 부상을 입었다. 희생자 대부분과 가해자 모두 미성년자였다. 총기 규제와 학교 안전 강화 필요성에 대한 논쟁을 촉발했다.
학생들 가장 많은 시간 골랐다…원래 목적은 '폭탄 테러'
흰색 상의를 입은 에릭 해리스와 검은색 상의를 입은 딜런 클레볼드가 사건 당시 총을 들고 학교 안을 서성이는 모습이 보안 카메라에 찍혔다./사진='콜럼바인 고교 총기 난사' 재연 다큐멘터리
사건 당일 오전 11시19분쯤. 에릭과 딜런은 트렌치코트를 입고 실탄 900여발을 들고 와 잔디밭에서부터 총을 쏘기 시작했다. 총소리에 놀란 학생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두 범인은 학교 건물로 들어섰다.

에릭과 딜런은 입고 있던 코트까지 벗어 던진 채 본격적으로 마주치는 모든 사람에게 총격을 가했다. 이들은 도서관으로 도망치는 학생들을 따라다니며 총기를 난사했다. 주변에서 "제발 쏘지 말아줘!"라고 애원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총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당초 에릭과 딜런이 1년 넘게 계획했던 범행은 총기 난사가 아닌 폭탄 테러였다. 이들은 학교 식당에 사제 폭탄 2개를 설치해 터뜨린 뒤 달아나는 학생들에게 총을 쏘려고 했지만, 천만다행으로 기폭 장치가 작동되지 않으면서 폭탄은 터지지 않았다.

두 범인은 식당에 가장 많은 학생이 모이는 시간에 범행하려고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범행 당시 식당에는 500명에 이르는 학생들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학교 전체를 날려 버리려고 했던 계획이 실패하자 에릭과 딜런은 총을 들고 돌아다니며 난사했다. 출동한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던 이들은 체포되기 직전에 소지하고 있던 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괴물로 자란 두 친구…'살해 명단'까지 있었다
사건 당시 모습./사진=유튜브 채널 'Real Stories'
미국 사회는 범인들이 고등학생이었다는 사실에 충격에 빠졌다. 범행 동기는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에릭과 딜런이 따돌림을 당했다거나 폭력적인 게임을 즐겼다는 둥 다양한 추측이 나왔다.

친구 사이였던 두 사람은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도 아니었으며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이들은 고등학생이 되면서 우려스러운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딜런은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며 무기를 사 모았다. 에릭은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을 총기와 탄약 구입에 쓰고, 웹사이트를 개설해 폭탄 제조 영상을 올렸다. 사이트에는 컬럼바인 고등학교 학생들과 교사들을 향한 분노 섞인 내용들이 게시됐다. 살해하고 싶은 사람들의 명단도 있었다.

사건 이후 에릭과 딜런이 인터넷을 통해 무기를 구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미국에서는 총기 규제 움직임이 일어났다. 희생자와 생존자 가족들은 학교 안전 대책 예산을 늘리기 위한 조직을 구성하기도 했다.

딜런 어머니 수 클레볼드는 아들이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뒤 17년간의 은둔 생활을 끝내고 발간한 저서 '어머니의 심판'(A Mother's Reckoning)에서 비극 이후의 삶을 고백했다.

클레볼드는 사건 이후 날마다 아들에게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자신이 놓친 신호가 있었는지, 자신이 다르게 행동했다면 비극이 발생하지 않았을지 고민했다고 밝혔다. 끊임없는 물음 끝에 그는 자신이 아들의 비행과 우울증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클레볼드는 "훈계보다는 경청하고, 설득하기보다는 아이의 기분을 공감해줬어야 했다"며 "딜런의 행동이 우울증 징후라는 걸 알았더라면 비극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후회했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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