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 의원들 ‘낯 뜨거운 광고’ 눈살

김샛별 기자 2024. 4. 20.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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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간판 대놓고 걸고… 특정 신체 부각 성형 사진 홍보
송도 A의원이 인천 지하철에 자신들을 ‘병원’이라고 소개하며 내건 광고판. 김샛별기자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내 의원들이 요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로 ‘병원’이라는 허위 광고를 일삼거나 특정 신체부위를 부각한 사진을 내세우며 부적절한 광고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현행 의료법에 따르면 30개 이상 병상 또는 요양병상을 갖추고 전문의 진료가 가능한지 여부 등을 조건으로 ‘병원’ 명칭 사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송도국제도시 A의원은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의원 내부 등에 ‘A병원’으로 광고 중이다.

의원 안에 설치한 광고 화면을 비롯해 지하철 등에 ‘A병원’으로 표기하고 있다. 외부 간판에는 ‘의원’이라고 표기하고 있지만 해당 단어 글씨만 흰색으로 표기, 바탕색과 섞여 구분하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당초 30병상 이상을 갖춘 병원이었던 해당 의원은 자리를 옮기면서 병상 수를 29병상까지 줄였지만 여전히 의원 내부를 비롯해 지역 곳곳에 ‘병원’으로 홍보하며 시민들에게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현행법은 병원과 의원은 병상 수 등 형태가 엄연히 달라 이를 구분하고 있다. 또 법적 근거가 없는 자격이나 명칭을 표방하는 내용의 광고를 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한편, 이를 어기면 행정 조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A의원 관계자는 “병원이 이사하면서 내부 사정으로 인해 병상 수를 줄여 의원으로 바꿔 진료를 하고 있다”며 “병원 당시 내건 광고물들을 전부 찾아 제거하지 못했지만, 차차 하나씩 제거하거나 문구를 수정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송도 B성형외과의원은 시내버스에서 특정 신체 부위를 부각하는 내용을 담은 버스 광고를 송출, 시민들에게 원성을 듣고 있다.

김미현씨(73)는 “버스를 타서 광고를 볼 때마다 낯 부끄러워 고개를 숙이곤 한다”며 “어린 학생들도 버스를 자주 이용하는데 이런 광고가 나와도 되는지 의문이 든다”고 의아해했다.

사정이 이렇지만 이를 관리·감독하는 연수구 보건소는 민원이 들어올 때만 현장 점검하는 등 소극행정을 벌이고 있다.

연수구 보건소 관계자는 “의원을 병원으로 표기하며 광고한다는 민원이 너무 많아 전부 다 살펴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A의원은 병원을 이전하면서 전에 사용하던 광고를 바꾸지 않은 것 같은데, 잘못 표기한 부분은 의료 기관에 전달해 수정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대중교통 광고 방송은 대한의사협회 의료광고심의위원회를 거친 뒤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받고 하는 중이라서 이를 제재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샛별 기자 imfin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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